지난학기 5학년 부장님과
우리아이들이 나눔과 사랑의 실천 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궁리했습니다.
그러던 중 CA활동으로 봉사동아리를 넣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할까요?
아이들과 함께 마을 캠페인을 할까요?
철암에서 해 온 방식으로 아이들과 의논하고
함께 문구를 적어 마을을 돌아다니면 어떨까요?
그것도 참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마을인사를 시작으로 지역사회 어르신들께
우리아이을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봐달라고 부탁드리는 것은 어떨까요?
고민하다 학교 어머니께 여쭈어도 봅니다.
"어머님, 우리학교 아이들에게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을 하려고 하는데 어떤 것이 좋을까요?"
어머니께서는 참 좋다 하십니다.
그리고 고학년이면 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활동은 어떨지 제안하십니다.
생각해 보니 우리학교에 병설유치원이 있습니다.
당장 유치원부장님을 만나 여쭤봤습니다.
초등학교 5, 6학년 아이들이 유치원 동생들과 함께 짝꿍이 되어
책읽어주는 활동이 어떠할지..
유치원부장님께서도 참 좋다 하십니다.
여름방학동안 5학년부장님, 유치원부장님과의 몇 번의 협의를 통해
사업계획서를 수립하여 2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활동 시간은 금요일 CA시간 6교시입니다.
2주전 희망하는 아이들 15명을 모집하고 간단한 OT를 가졌습니다.
유치원은 7세반 26명입니다.
그리고 오늘 처음 유치원 아이들을 만나러 유치원으로 갔습니다.
언니오빠나 유치원 동생들이나 긴장하고 흥분된 표정들이 역력합니다.
그리도 동생들 앞이니 금방 의젓한 언니가 됩니다.
동생들도 언니를 보고 반짝이는 눈으로 집중합니다.
1. 노래와 율동으로 친해지기
서먹한 관계를 위해 유치원 선생님께서 노래와 율동을 준비해주셨습니다.
동생들에게는 늘 하는 노래와 율동이지만 언니들에는 낯설고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익숙한 동생들이 우선 본을 보입니다.
언니들 앞이라 더 씩씩하게 부릅니다.
철암에서는 항상 쿡쿡방에 모일 때마다 노래와 율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노래와 율동은 쿡쿡방에 모인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참 즐거운 활동 이였습니다.
노래가 조금 익숙해지자 삼삼오오 둘러앉아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릅니다.
이제는 언니들도 잘 따라 부릅니다.
2. 짝꿍정하기
이제 인사를 했으니 서로 짝꿍을 정할 때 입니다.
우선권은 동생들에게 주어집니다.
유치원아이들의 특성상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것을 고려하고
선생님들과 회의한 끝에
언니들이 나오면 동생들이 손을 들고 찜하기로 했습니다.
한 명씩 앞에 나갈때 마다 언니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돕니다.
철암에서 짝꿍을 발표하던 날
'난 누구와 짝꿍이 될까?'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아이들도 많이 떨리겠지요?
언니들이 한 명 나올 때 마다 동생들이 손을 들고 짝꿍이 정해집니다.
언니들 1명과 동생 2명이 짝꿍입니다.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짝꿍이 정해졌습니다.
아직은 서먹하기만 합니다.
서로 얼굴을 보며 통성명 합니다.
" 나는 *** 이라고 해. 앞으로 형아랑 재미있게 놀자."
적극적인 아이들은 동생에게 먼저 인사합니다.
동생들에게도 언니의 이름을 기억하게 반복해 말해 줍니다.
2주전 언니들은 동생들을 만나기 전 설레는 마음으로 편지를 썼습니다.
' 누구인지 모르지만 짝꿍이 되면 재미있게 지내자, 언니가 실수해도 이해해줘~'
동생들을 만나고 싶은 언니들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이제 짝꿍을 만났으니 편지를 전해 줄 차례입니다.
편지를 꺼내 짝꿍에게 읽어줍니다.
동생들도 언니들을 기다리며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고사리 손으로 곱게 접은 종이 하트 목걸이와, 종이 꽃입니다.
목걸이를 짝꿍 언니 목에 걸어줍니다.
목걸이를 준 동생도 받은 언니도 쑥스럽지만 표정은 즐거워 보입니다.
아직 만나지 못한 서로를 생각하며 준비한 선물들이 참 훌륭합니다.
3. 인사하며 헤어지기
서로 짝꿍 손을 꼭 잡고 옆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노래와 율동을 시작합니다.
벌써 마음이 척척 맞는 짝꿍팀도 있고, 아직도 서먹한 팀도 있습니다.
차차 서로에게 마음을 열 것 입니다.
벌써 헤어지려니 아쉽습니다.
짝꿍은 다음 주에 다시 만납니다.
그 때까지 서로 잘 지내라고 꼭~안아즈며 포옹인사 합니다.
악수도 합니다.
40분이 짧기만 합니다.
유치원 선생님들께도 감사하다 인사드리고 나왔습니다.
그래도 발길이 안 떨어지는지 무거운 발걸음으로 유치원을 나왔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서로 동생짝꿍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복도를 지나가던 같은 반 친구에게도 자랑합니다.
동생들이 준 종이 하트 목걸이와 종이꽃이 참 빛납니다.
처음 만난 교실에 다시 모여 해산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아이들을 집으로 보내고 5학년 선생님과
생각보다 훨씬 더 잘하고 좋아하는 것 같다 이야기를 나누고 전 복지실로 돌아왔습니다.
철암에서 제가 느꼈던 짝꿍활동에 대한 행복한 기억
나중에 우리 아이들도 가슴속에 행복한 기억을 간직하고 살겠지요?
동생들은 학교와 동네에 좋은 언니 형이 생겨 신이 나겠지요?
언니들은 지나가다 아는척 해주는 귀여운 동생이 생겨 동네 다닐 맛나지 않을까요.
앞으로 아이들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아이들의 마음처럼 제 마음도 설렙니다.
한 주를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또 즐겁게 보내려 합니다.
첫댓글 한 학교 선후배 사이를 따뜻하게 맺어주니 참 잘했다. 담임 선생님께 여쭙고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시도록 돕는 일과 당사자인 아이들과 의논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화현이가 잘 해주어 고맙다. 더 듣고 싶다.~
잘했다 화현아~
화현누나의 사회사업 얘기가 더 궁금해집니다. 학교사회사업 진지하게 관심 갖고 있는 친구들 알게되면 소개해주고 싶습니다.
화현언니! 글 읽으면서 저도 사회사업현장에 나가게 되면 광활에서 배운 바를 어떻게 적용시키고 풀어나갈까 생각해봅니다. 열심히 고민하고 풀어내려고 노력하는 언니 모습 생각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고마와요. 다음에 만나서 더 이야기 듣고 싶어요^^ 기회가 있겠지요?
학교복지를 꿈꾸는 사람들 카페에 스크랩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