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하다'도 일본말? 모르고 썼던 일본어 잔재들^^
생활 속에 스며든 일본어 잔재, 설마 이것까지?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말들 가운데는 외래어가 생각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영어에서 온 외래어의 경우는 대부분 외래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사용하지만,
일본어에서 온 경우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어
그 유래가 일본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단어들이 상당수다.
K-팝을 비롯한 K-문화 열풍으로 전 세계가 우리나라를 주목하고 있는 시대,
일본어에서 온 표현들보다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더욱 발굴해내 사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도 모르게 사용하고 있던 일본에서 온 표현들을 알아보자.
노래방 18번
노래방에 갈 때마다 부르는 노래, 자주 부르는 노래를 가리켜 18번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노래방 18번은 일본 전통예술 가부키의 18가지 기예에서 유래된 말로,
일본 가부키 명가 ‘이치가와 단주로’가 집안에 내려오는 연극 중 18개를 선정했는데
그중 18번째 작품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데서 유래해 18번을 자주 부르는 노래,
자신 있는 노래라는 의미로 사용한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는 애창곡, 단골 노래라고 표현해보는 것이 어떨까.
왔다리 갔다리
왔다리 갔다리는 그저 왔다 갔다를 좀 더 재미있게 표현한 우리말이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이랬다저랬다’라는 뜻의 일본어 ‘타리’에서 온 말이다.
일본어로 ‘왔다 갔다’는 ‘잇타리 킷타리’다. 결국 왔다리 갔다리는 우리나라의 오다,
가다라는 표현에 일본어 ‘잇타리 킷타리’를 붙여 사용한 말인 것.
그냥 ‘왔다 갔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편이 더 나을 듯하다.
땡땡이 무늬
동그란 무늬가 반복적으로 있는 경우 ‘땡땡이 무늬’라고 표현하는데,
이 또한 일본어로 점을 의미하는 ‘텐’에서 유래된 표현이다.
점이 여러 개 반복되어 있으니 ‘텐텐’이라고 부르는 일본어를 그대로 가져다 쓴 표현인 것.
최근에는 땡땡이라는 표현보다는 물방울 무늬, 도트 무늬라는 말로 바꿔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잉꼬부부
다정하고 금실이 좋은, 사이 좋은 부부를 가리켜 잉꼬부부라 표현하는데
여기에 ‘잉꼬’라는 말 또한 앵무새를 가리키는 일본어다.
이 때문에 잉꼬부부가 아닌 원앙부부로 바꿔 사용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항상 짝을 지어 다니는 ‘원앙’은 금실 좋은 부부의 상징인 만큼,
사이 좋은 부부를 소개할 때는 잉꼬부부라는 말보다는
‘한 쌍의 원앙 같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어떨까.
차렷, 경례
학교 수업이 시작될 때 선생님께 “차렷, 경례”를 외치는 문화 또한
일본 왕에게 충성을 바친다는 의미의 군대문화이자 일제의 흔적이다.
이 때문에 최근 교육현장에서는 ‘안녕하세요’와 같은
보다 자연스러운 인사말로 바꾸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외에도 군대 점호를 본뜬 애국조회나 훈화와 같은 표현도 지양하고
‘○○선생님 말씀’과 같이 순화하여 사용하는 추세다.
유도리
일을 융통성 있게 진행하자는 뜻으로 “유도리 있게 하자”라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이 ‘유도리’는 우리말이 아니다.
‘여유가 있다’라는 뜻의 일본어 ‘유토리’에서 유래해 ‘여유를 가지고 신축성 있게 일을 하는 것’을 표현할 때 쓰게 된 것.
이 때문에 이러한 표현보다는 “여유 있게 진행하자”, “융통성 있게 진행하자”라고 바꿔 쓰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품절
'품절(品切)'은 일제강점기에 들어온 일본식 한자어로 물건이 다 팔려서 없다는 뜻으로
결혼한 남녀를 가리켜 ‘품절남’, ‘품절녀’라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 품절 또한 일본에서 유래된 단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본에서 유래된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공공연히 쓰이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앞으로는 품절보다는 하나도 남지 않고 다 팔려 동이 났다는 뜻의 ‘매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어떨까.
짬뽕, 다대기
음식 이름 가운데도 일본에서 유래한 단어들이 많다.
짬뽕은 ‘뒤섞다’라는 뜻의 일본어로, ‘초마면’이라고 고쳐 쓰는 것이 맞다.
음식에 넣는 양념인 다대기 또한 일본어의 ‘타다키’에서 유래한 것으로 본래 의미는 ‘두들기다’라고 한다.
뿌리고 두들겨서 양념을 입히는 데서 유래한 것인데, 이보다는 ‘다진 양념’이라 표현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애매하다
‘애매하다’가 일본어라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희미하여 분명하지 아니하다’라는 뜻을 지닌 일본어이며,
사실 순우리말의 ‘애매하다’는 ‘아무 잘못 없이 책망을 받아 억울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지만
이러한 의미대로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애매하다’는 ‘모호하다’로 대체해 사용해야 한다.
뗑깡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고 떼를 쓸 때면 “뗑깡을 부린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간질병을 뜻하는 ‘덴간’이라는 일본어에서 유래한 말로
한국인을 비하하는 말인 만큼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되는 표현이다.
특히나 자라나는 아이에게는 더더욱 해서는 안 될 말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말로는 ‘생떼를 쓰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일본식표현 고치기^^
한국어의 범주에는 순 우리말 이외에도 한자어나 외래어가 포함된다.
언어생활을 순 우리말로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지만
일상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단어 중 '이것'까지 외래어일 줄은 몰랐던 단어들이 많이 있다.
특히 일제 강점기의 잔재인 일본식 한자어나 외래어는
알아채지 못할 만큼 자연스레 언어생활에 녹아들어있다.
오늘은 그동안 일본식 외래어인 줄 모르고 사용했던 단어들에 대해 알아보자.
1. 뗑깡
흔히 누군가 고집을 꺾지 않고 징징댈 때 쓰는 말이다.
하지만 '뗑깡'(癲癇·てんかん)은 '간질', '지랄병'을 뜻하는 일본어니 '생떼'로 순화해 쓰도록 하자.
2. 왔다리 갔다리
마치 동사 어근에 접미사가 붙은 우리말처럼 보이지만 '잇타리키타리(いったりきたり)'라는 일본어에서 유래된 말이다.
간단히 '왔다 갔다'라고 하면 된다.
3. 와꾸
온라인에서 주로 '얼굴'을 뜻하는 은어로 사용되는 와꾸(わく)는 '테두리'라는 의미를 가진 일본어다.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4. 아싸리
입에 착 달라붙는 말이지만 '산뜻하게' ,'시원스럽게' ,'간단하게' 라는 뜻의 일본어 '앗사리(あっさり)'다.
'아예'로 순화해 사용하자.
5. 간지
2000년대 초반부터 청소년들이 '간지난다' 형태로 쓰기 시작한 단어다.
일본어로 '느낌'이라는 뜻의 '칸지(感じ)'에서 왔다.
6. 소보로빵
외래어일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일본어일줄은 몰랐던 소보로(そぼろ)빵.
'곰보빵'으로 순화할 수 있으나 왠지 전혀 다른 빵일 것 같다.
7. 기스
"기스났다" 등으로 많이 쓰는 표현이다. 이 또한 '상처, 흠'을 뜻하는 '키즈(きず)'에서 왔다.
'흠집', '상처' 등으로 바꿔 사용하자.
8. 간식
"간식(間食)이...?"
그냥 '한자어'가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이는 '일본식' 한자어다.
끼니와 끼니 사이에 먹는 음식을 가리키는 '새참', '군음식'이라는 순 우리말이 있다.
9. 땡땡이
수업을 빼먹는다는 뜻의 '땡땡이'가 아닌 동그란 '물방울 무늬'를 가리키는 그 '땡땡이'다.
이 단어도 '반점, 얼룩, 물방울이 흩어진 모양' 이라는 '뗑뗑(てんてん)'에서 왔다.
10. 다대기
왠지 '다져서 만든 양념'을 표현한 사투리일 것 같지만 일본어 '타타키(たたき)'에서 유래된 말이다.
'다진 양념'이나 '양념장'으로 순화해 사용하자.
11. 삐까번쩍
'반짝반짝'을 뜻하는 부사 피카피카(ぴかぴか)를 반으로 나누어 '번쩍'을 붙인 국적 불문의 단어다.
'삐까'는 피카츄에게만 쓰도록 하고 우리는 '반짝반짝'이나 '번쩍번쩍'을 사용하자.
12. 가불
임금을 미리 정한 날짜 이전에 지급하는 뜻의 가불(假拂)은 '간식'처럼 일본식 한자어다.
다소 어색하긴 해도 '임시 지급' 으로 순화해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