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혀 내두른 구원파의 시위 스타일

[황해거인]

인천지검·대검서 500명씩 모여 "표적 수사 중단하라" 구호 외쳐

이강세 前 아해 대표 영장실질심사… 13일 오후 인천 남구 학익동 인천지방법원에서 이강세 전 아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이씨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를 도와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윤동진 객원기자

유병언(73) 전 세모 그룹 회장의 검찰 소환이 임박하면서 그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소속 신도들과 계열사 직원 등 '유병언 세력'의 위력(威力) 시위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검찰의 정당한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고 있는 유씨 일가(一家)를 보면서도 공개적으로 검찰 수사에 저항하고 나선 것이다. 검찰은 이들이 합법적으로 집회·시위 신고를 했기 때문에 강제로 막을 방법은 없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씨 일가 수사를 담당하는 인천지검 정문 앞은 지난 6일부터 매일 오후 3시에서 6~7시 사이까지 소음으로 가득하다. 구원파 신도들이 '종교 탄압 중지'를 명분으로 내세워 경찰에 신고를 한 뒤 매일 집회를 열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500여명으로 시작했는데 점점 그 수가 늘어나고 있고, 경찰에는 다음 달 10일까지 1000여명이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를 해 놓은 상태다. 이들은 12일까지 인천지검 앞에서 집회를 하다가, 장남 유대균씨 체포영장 집행 소식이 알려진 13일에는 금수원 등으로 가 차량으로 바리케이드를 만들고 정문 철문 안쪽에서 500여명이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12일부터는 '유씨 구하기'에 나선 다른 한 그룹이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 앞에 나타났다. '다판다 대리점 연합회' 회원들이라는 500여명은 13일에도 대검 정문 앞 인도에 앉아 검찰을 비판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집회 모습은 인천지검 앞 신도들의 것과 거의 같다.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대부분 검은색 복장을 하고 가슴엔 노란 리본을 달고 도로에 앉는다. 집회 초반엔 애국가나 찬송가를 부르다가 중반엔 한 사람이 대표로 마이크를 잡고 검찰 수사의 부당성에 대해 성토한다. 이어 인솔자의 지휘에 맞춰 자리에서 일어나 검찰 청사를 바라보며 "표적 수사 중단하라" "국민 앞에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다.

집회를 지켜보던 한 경찰 간부는 "다른 집회 현장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참가자들의 힘이 빠져 목소리가 작아지는데, 이들은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입만 뻥끗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모두가 혼신의 힘을 다한다"면서 "이들의 시위를 보면 심리적 압박이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