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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마을 방문기(Wth J)
집주인인 감성마을 촌장도 하늘로 떠나고 요즘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며 본래 취지에 맞게 마을을 운영하는지 궁금하다. 무슨 생각에 그 깊은 산골에다 돈을 투자하여 감성마을이란 문학관을 지었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당대 문학사적 후계자를 내세울 관리 주체도 없으면서 화천군의 행정은 제 정신인지 모르겠다. 촌장이 살아있을 때도 군의회에서 운영비를 삭감하여 시끄러웠는데, 지금은 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차라리 접근성이 좋은 용화산 근처랄까, 파로호 근처면 그래도 춘천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문하생이 아니어도 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갈 텐데. 처음부터 작가의 산실로 열었다면 촌장만의 욕심이 지나쳤지 싶다.(26.07.18 추가)
앞서 감성마을을 세 번 찾았었다. 처음엔 궁금해서 엄니를 모시고 감성마을 개관하기 직전 지나는 길이었고, 두 번째는 친구가 집에 놀러와 엄니를 모시고 같이 추억 여행 겸 찾아가 둘러봤고, 세 번째는 지나는 길에 나혼자 찾아가 둘러봤고, 이번에 J를 만나서 같이 둘러봤으니, 그 먼 길에 네 번이나 찾은 셈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산골 오지에 이렇게 멋진 문학관을 지어놓고 촌장인 그는 왜 그리 일찍 하늘로 떠났을까? 세상의 남자 절반 가까이 흡연하는데,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감성마을이 이름 그대로 물질적인 향유와 금전 만능주의로 팽배해진 현대인들의 메말라가는 마음(정신)에 삶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 태어나길 바란다. 문학은 곧 마음을 살찌우는 일이기에...^^
짧은 시구(詩句)지만 가슴을 울린다. 이외수가 말하는 사랑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랑을 말하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대상이 누구이고 무엇이든 상관없이 즉 그리움의 대상엔 제한이 없다. 다시 말해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사물도, 공간도, 장소도 모두 그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인간으로 태어나 그리움을 느끼는 것은 절대자가 심어준 사랑의 감정이 우리 몸과 마음속에 들어있는 본능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리움 하나만으로도 사랑할 자격이 있다고 하는 이유다. 어르신들이 즐겨 부르는 '내 나이가 어때서',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 작품 역시 절대자가 심어준 본능적 감정인 그리움에서 시작되었다.
https://youtu.be/MfwJ4X7lx4k?si=EwzYZ0vDvyuBDCOo
Song from a Secret Garden ost / CelloDeck
이 말도 여러 의미를 내포하여 마음에 닿는다. 바른 세계관을 가졌다고 자기 세계에 갇혀 사는 사람도 때론 뒤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하는 이유다. 내 생각이 아무리 옳다고 해도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너와 나를 이분법으로 가두면 관계는 삭막해지기 때문이다. 절대자가 인간을 지구별에 내려보낼 때 필요충분조건을 만족시켜 보냈다면 세상은 재미없고 어쩌면 멸망하지 않았을까. 유일신이 인간을 편성(片性)으로 만들어 주셨기에 우리는 혼자서는 채울 수 없는 대상을 찾아 끊임없이 미래를 생산해 문명을 이어가고 있지 않은가. 얼키고설킨 유기적인 사회에서 인간은 생물학적 생산이나 사회적 결합에서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문득 내가 좋아하는 <가끔씩 그대 마음 흗들릴 때는> 라는 작품이 떠오른다.
https://youtu.be/owskuE2D0jg?si=-XPlAW0anOWOuIfR
나.팔.꽃이라는 세 음절의 이름을 떠올리면 임주리가 부른 <립스틱 짙게 바르고> 노래가 떠오른다. 나팔꽃이 상징하는 모습은 하늘을 향해 끊임없이 뭔가(삶의 동기)를 부여잡고 올라가려는 끈기(염원)다. 그렇게 밤낮 없이 자기 몸을 놀리지 않고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희망)을 떠올리게 하는 식물이다. 햇살이 뜨거운 낮에는 일을 멈추고 꽃잎을 오므려 밤이 돌아올 때까지 힘을 기른 뒤 해가 지면 새벽이 밝아오기까지 성장 순을 밀어내며 아침이면 꽃잎을 활짝 피워서 예쁜 모습을 드러낸다. 어디선가 나팔꽃 같은 인연이 그대를 향해 밤하늘에 그리움을 써 내려간다면, 그대는 행복한 나.팔.꽃이다. (밤에 어울리는 음악 한 곡)
https://youtu.be/0LoRvguABe0?si=Rl3JD9_8f_IU8zrv
Chopin Nocturne in c sharp mino/ CelloDeck
ㅎㅎ 이외수, 그가 시구(詩句)와 같이 살아냈다면 이 시는 빛나지 않았을 테지! 모든 문학 작품은 작자(作者)가 하늘로 떠난 뒤에 더 빛을 발하는 특성을 지닌다. 왜냐고? 작자가 살아있을 때는 그의 말이 허구(소설)처럼 다가오니까. 하지만 세상을 떠나면 순간의 영감이 가져오는 짦은 문구가 얼마나 큰 울림을 주는지 알 수 있을 때가 있다. 위 사진 속에 문구를 인용하자면, "너와 나의 언어들이 빛나는 순수, 그 누구의 잊을 수 없는 눈물이 되기를 빌며 살기를 " 이외수만이 그려가는 이야기다. 그러나 아쉽게도 인간은 시간이 흐르며 망각의 동물이어서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는 역설이 슬프다.
찔레꽃은 앙증맞고 소박한 모습과는 다르게 그 향기는 세상의 그 어느 꽃과도 뒤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에도 찔레꽃 같은 사람이 있다. 찔레꽃 향기는 아무리 맡아도 질리지 않고 머리도 아프지 않아 어린 시절 들로, 산으로 뛰어다니며 꺾어 먹던 찔레 맛에 더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나는 화려한 외모보다 찔레꽃같이 수수하고 소박한 마음 씀에서 우러나는 향기가 피어나는 사람들이 좋다.(이젠 감성마저 메말라 삭정이가 돼 가는 내게 찔레꽃 같은 선녀가 나타난다면 나는 나뭇꾼이 되어 세 끼니 기꺼이 밥상을 차릴 준비가 되어 있다.ㅋㅋ)
시비(詩碑)에 쓴 시구(詩句)는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겪어보니 다 부질없는 일이었다. 증오 시기·질투 모두 완전한 사랑을 꿈꾸는 데 아무 도움 되지 않는다. 이 문구가 뜻하는 것은 아마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뭔가 충족되지 않는 열망이 증오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즉 다시 말해 마음을 모두 비우고 관심에서 멀어지면 증오 시기·질투 같은 부정적 관계 요소도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법정 스님이 말씀하셨듯이 증오와 시기와 질투는 탐욕이나 집착에서 생겨난다고... 증오까지는 아니어도 잠시 미워하는 마음도 시간이 흐르며 풀어지고 다시 마음을 고치게 되더라. 시기·질투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봐야 스스로 자기 마음만 할퀴게 되어 혼자 상처받고 우울해하는 어리석음으로 이어질 뿐 사랑을 이루고 가꾸는 돈독함에 아무 도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자(賢者)는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상대의 마음을 바꾸려 하지 않고 나를 먼저 돌아보며 내가 먼저 바뀌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면 상대 또한 현자의 깊은 마음을 알아채고 자기를 바꾼다.
이외수가 작가로서 좀 더 우리 사회를 냉철하게 보되, 널리 아우르며 너그럽게 바라보면서 적당히 웃으며 지냈다면, 그렇게 온갖 사회적 반향에 예민하여 까칠하게 굴지 않고 괴팍한 정서를 보이지 않았다면 흡연량도 줄었을 것이고 몸이 그렇게 상하지 않았지 싶다. 우리 몸은 정신과 따로일 수 없다. 마음이 가는 대로 몸도 따라가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감정 대립으로 나를 들볶으면 몸은 상하게 마련이다.
J에게 보내는 일기 글 (화천 다목리 산골 <감성마을>에 다녀오며...)_()_
"오빠 덕분에 축구 볼 수 있어 고마웠어요. 저는 승부차기만 봤는데ᆢ너무 짜릿했어요."
"나도 그런 축구 경기는 처음이었다. 전반에 우리가 먼저 한 골 먹은 다음 페날티킥 얻어서 동점 만들고, 후반에 또 한 골 먹은 뒤 종료 직전 추가 시간 끝날 무렵 몇 초 남기고 동점 만들어 연장전으로 넘어 갔잖아. 그리고 연장전에선 우리가 먼저 한 골 넣고 경기를 끝낸다 싶었는데, 추가 시간 거의 끝날 무렵 세네갈이 다시 3:3 동점으로 만들어 승부차기까지 가게 되어서...ㅎ 정말 드라마도 더 이보다 더 쫄깃할 수 없는 축구 경기는 난생처음 봤다. 대한민국 축구사에 잊히지 않는 명승부였어."
" 오빠, 나 오늘 근무해요. 시간 되면 놀러오세요. 오후 4시 퇴근해요.
"오늘? 가게 되면 문자 주고 갈게ᆢ"
휴일 늦은 아침. 그렇게 시작된 J와의 전화로 부랴부랴 잠자리에서 일어나 찬밥을 라면에 말아 아침을 해결하곤 미뤄두었던 빨래와 청소를 하고 나니 오전이 훌쩍 달아났다.
J와는 친동생처럼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지만 초청받은 몸인데 싶어 집안일로 땀이 밴 옷을 갈아입으려고 샤워실로 들어갔다. 누군가의 기다림에 미지로 떠나기 전 몸을 씻는 일은 그 무엇보다 기분 좋은 설렘이고 일종의 나만의 신성시하는 의식이다.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자동차 내부의 먼지를 털어내고 넉넉히 주유까지 마치고 출발하니 낮 12시 57분.
가랑비가 촉촉이 메마른 대지에 입맞춤하는 휴일 오후, J의 부름을 받고 찾아가는 5번 국도는 푸른 설렘으로 가득했다. 싱그러운 녹음이 우거진 길을 따라 고불고불 이어지는 2차로 좁은 5번 국도는 우측으로 춘천호와 좌측으로 광덕계곡을 끼고 있어 휴가를 떠나는 기분이다. 비가 내림에도 호수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휴일을 낚는 강태공의 여유로운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물보라를 일으키며 바위 사이로 헤집고 흐르는 계곡물은 내게 한눈팔지 말고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듯하다. 고불고불 오르막길로 이어지는 좁은 국도는 설레는 마음에 조금만 방심하면 계곡으로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5번 국도 중 유독 확포장이 덜 된 구간이기에 비가 내리는 날이면 미끄러워 더 긴장해야 하는 도로다.
J와는 십년지기다. J를 처음 만난 장소는 어느 겨울날 퇴근 후 찾은 요양보호사 교육장이었다. 당시 나는 어머니의 뇌출혈 장애로 간병 4년 차 되는 해였고, J는 직장에 다니며 미래에 필요한 투잡을 준비하고 있었다.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은 나는 바로 뒤에 앉은 J와 쉬는 시간이면 마주 보고 속닥이며 자연스레 가까워졌다.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정서가 서로 같다 보니, 무엇보다 J의 소탈하고 명랑한 성격이 나와 가까이 소통하며 지낸 이유다.
그 뒤 교육을 수료하고 잊고 지내기를 어느 날 '내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J가 음료를 들고 찾아와 눈물겹게 고마웠다. 그 후 J는 내가 운영하는 업소를 찾아올 때마다 늘 오빠라고 호칭하며 친남매처럼 마음 씀이 깊고 살가워 나도 고객이 아닌 이름을 불러주며 동생처럼 여겨왔다. J가 끌고 다니는 2001년식 비스토와 아이 아빠 차인 2004년식인 엑스트랙(이후 두 대 다 바꿈)도 내 손을 거치며 신뢰가 두텁게 되었다.
내가 취미로 대학에 편입하여 문학을 공부할 때는 J에게 필요한 자료를 보내 카피를 부탁하기도 하고 때론 아파트까지 찾아가 자동차를 손봐주고 가족들과 같이 밥을 먹는 등 남다른 애정으로 지내기를 8여 년이 흐른 뒤 어느 이른 봄날 J가 일터로 찾아와 불쑥, "오빠, 나 암이래! " 하여 얼핏 건강검진에서 잠시 겁나는 이야기를 듣곤 장난치는 줄 알았다. 평소 낙천적이고 무한 긍정의 모습으로 늘 쾌활한 성격이었기에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J는 이미 암 진단을 받은 상태였고, 서울의 큰 병원에 수술 날짜를 잡았다고 했다. 그때의 담담한 어조의 j 표정은 잊을 수 없다.
그렇게 J는 암과의 사투를 시작했다. 직장에 휴직계를 제출하고 서울 A 병원으로 떠났다. 정밀검사 후 절제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병행하며 1년여 치료를 끝내곤 2년 차 접어들어 다시 직장에 복귀하여 본사가 아닌 지금의 지사로 발령받았다. 아마 본사에서 배려 차원으로 업무가 좀 수월한 곳으로 보내준 듯하다. 새로 발령받은 곳은 면 소재지 중심부지만, 도시와 비교하면 오지에 가까워 주변의 자연환경이 괜찮아 암 치료를 끝내고 마음 관리하며 조용히 몸을 추스르며 지내기에는 오히려 잘됐다 싶었다.
J가 서울 병원 근처에 임시로 숙소를 얻어 수술받고 초기 항암치료까지 받는 동안 문병도 한 번 가지 못해 늘 마음이 걸려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고작 자동차를 손봐줄 때 부품값만 받는 것뿐이었다. 그럼에도 J는 가을이면 김장김치를 담아 가져오곤 해 마음 빚이 쌓여갔다. 그럴 때마다 J의 살가운 마음 씀이 더 짠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자동차 정비업소를 운영하면서 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나는 단골손님을 여럿 보아왔고 특히 J는 여성 암 중에도 재발률이 높은 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 조용히 시간 내어 같이 자리할 수 있다면 "내가 밥 사 줄게"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면서도 실천하지 못해 더 미안하고 죄스러웠다. 그 밥 한 끼는 그동안 못다 한 마음에 혹여 치료 결과가 안 좋아 J와 이별하는 그날이 돌아오면 마음에 남은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고 싶어서였다. 그러던 중 오늘 휴일이자 J가 근무하는 날이라고 하니 이때다 싶어 찾아가는 길이다.
(시간이 날 때 이어서...)

첫댓글 마저 정리할 것!
https://youtu.be/owskuE2D0jg?si=-XPlAW0anOWOuI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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