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에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저층 주택단지)를 분양하는 A업체는 요즘 서울 강남지역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분양 홍보를 한다.
우편 등으로 홍보물을 발송하고 친목회 등 각종 소모임에 참석한다. 최근 강남지역 호텔에서 400명을 초청, 대규모 설명회도 가졌다.
이 업체 관계자는 “강남지역 50평대 이상 등 20억원 이상인 집에 사는 고소득전문직 등을 겨냥한다”고 말했다.
공동 편의시설을 갖춘 단독주택 단지인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가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의 고급주택 자리를 넘보고 있다. 단독주택의 쾌적성에다 주상복합아파트 수준의 품질을 내세워 고급 수요를 부르고 있다.
올 9월부터 분양가상한제(택지비ㆍ건축비 제한)가 전면 시행되면 지금과 같은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업체들은 이 주택을 고급 주택시장의 틈새 상품으로 보고 사업에 적극적이다. 연립주택 형태는 상한제 적용을 받기 때문에 고급화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대형 평형이 잘 팔리지 않는 분양시장 침체기에 국내에 아직 생소한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가 제대로 자리 잡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주상복합 능가하는 편리성ㆍ보안=지난해 경기도 용인시 동백지구에서 세종건설이 55가구(128∼139평형)를 분양한 데 이어 올해 분양 윤곽이 드러난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는 500여가구. 택지가 공급돼 추가로 나올 물량을 합치면 1300가구에 달한다.
널찍한 마당을 갖는 단독주택이지만 주택 형태는 단지별로 조금씩 다르다. 동원건설이 동백지구 등에 분양하는 타운하우스 일부는 3층짜리 건물로 주차장인 1층을 제외한 2, 3층을 두 가구가 쓴다. 같은 면적이더라도 2개층으로 나눠 쓰는 단독주택에 비해 공간이 넓어보이고 아파트에 익숙한 수요자들이 적응하기 쉬운 구조다.
동광건설이 용인시 죽전지구에 분양할 타운하우스는 한 가구가 모두 사용하는 3층짜리 단독주택을 옆으로 붙인 합벽식 형태. 유럽ㆍ미국 등의 정통적인 타운하우스 형태로 층간소음 걱정이 없고 개별적으로 떨어져 있는 단독주택에 비해 관리가 쉽다.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는 주상복합 못지 않은 편의시설ㆍ보안 등을 갖춘다. 한일건설의 용인시 양지면 루아르밸리 타운하우스는 입주민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1억원대의 고급 외제 승용차 2대를 배치한다. 주민들이 6성급호텔인 서울 W호텔을 회원자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시행자인 마크슈타인 최철 이사는 “주민들이 조금이라도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시설과 서비스 등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동원건설이 동백지구에 분양하는 동연재는 커뮤니티시설로 주민들이 상주하는 전문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파티ㆍ기념행사 등을 할 수 있는 라운지를 갖춘다. SK건설의 동백지구 아펠바움은 적외선감지기 등 보안시설을 단지 외곽, 단지 내 도로ㆍ사각지역, 각 가구 출입문ㆍ발코니ㆍ창 등으로 3차에 걸쳐 설치한다.
아파트보다 외벽ㆍ지붕 공사가 많아 공사비가 많이 드는 데다 이런 시설까지 갖추면서 분양가가 평당 1500만∼2000만원선이다. 땅값을 제외한 건축비만 평당 1000만원으로 고급 주상복합 수준 이상이다. 총 분양가는 평형이 커 대부분 10억원을 훌쩍 넘는다.
◇환금성ㆍ투자성은 아직 ‘글쎄’=집값 전망이 불확실해 자금부담이 큰 대형아파트도 잘 팔리지 않는데 아파트보다 집값 상승률이 훨씬 낮은 단독주택이 잘 팔릴지 의문이다. 커뮤니티시설 등 상품성은 괜찮아도 고가인 데다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지역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아 수요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양업체들은 수요가 충분하다고 말한다. 고층생활을 답답해 하는 초고층 주상복합 거주자들과 유학 등으로 외국에서 타운하우스 생활을 해본 전문직종사자 등의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세종건설 박기주 부장은 “흙을 밟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 실제로 계약자 대부분이 초고층 주상복합 거주자들”이라며“단독주택은 일 중심에서 가족 중심으로 바뀌는 생활패턴에도 맞는 주거형태”라고 주장했다.
주택업계는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가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건축비 규제로 위축될 고급 아파트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토지공사가 2004년 미분양된 파주시 교하지구 타운하우스용 부지를 최근 재분양했는데 33개 업체가 몰렸다.
드림사이트코리아 이광훈 사장은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가 이제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공급이 쌓이고 수요도 늘면 환금성을 갖춘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멤버스 고종완 사장은 “주택시장의 주류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성보다 실수요 입장에서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타운하우스=원래 미국ㆍ유럽 등 서구에서 유래한 주택 형태로 저층주택들이 몰려 있는 단지를 말한다. 국내에서는 단독주택뿐 아니라 3∼4층짜리 연립주택도 타운하우스로 불린다. 저층이어서 쾌적성이 좋고 공동편의시설 등을 갖추고 공동관리돼 편리성까지 갖췄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는…
<이래서 좋다>
^널찍한 개별 마당ㆍ정원
^땅을 밟는 쾌적성, 채광ㆍ통풍 좋아
^최고급 마감재ㆍ커뮤니티시설
^전매제한 규제 덜해
<이런 점은 유의해야>
^10억원 넘는 고가주택
^주상복합 등에 비해 수요층 얇아
^수요자 한정돼 환금성 떨어질 듯
^아파트보다 집값 상승률 낮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