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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정화여고 자리에 지어진 대구 수성구 상동 정화 우방팔레스는 신천이 한눈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전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정화 우방팔레스에는 여느 아파트에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공간이 있어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소규모 야외박물관으로 불릴 만한 청동기 유물터가 바로 그곳이다.
2000년 초 시공사가 아파트 터파기를 하면서 지금의 이곳의 101동과 102동 자리에 생각지도 못한 수많은 유물이 발견되었다. 청동기 시대의 주거지를 비롯해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의 주거지, 조선시대 온돌 등의 유적과 무문토기나 붉은간토기, 반달돌칼 등 각종 유물 등 모두 60여 점이 출토된 것.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인근의 파동과 두산동, 지산동 등과 함께 신천변 일대가 대규모 청동기시대 취락지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000년과 2001년 두차례의 유물출토 작업으로 아파트 공사가 약 6개월 정도 지연되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 출토된 상당수 유물은 대구국립박물관으로 옮겨지고 현재는 101동과 102동 사이의 녹지공간에 청동기시대 움집터와 고인돌들이 유리로 씌어져 전시돼 있다. 이곳에 복원, 전시되어 있는 고인돌은 석관묘(돌널무덤`넓고 편평한 돌로 관을 만든 무덤)와 석곽묘(돌덧널무덤`강돌로 돌곽을 만든 무덤) 등 2종류다.
옆에 전시되어 있는 것은 방형의 구덩이가 파인 청동기시대 움집터. 방형으로 구덩이를 파고 네 벽을 따라 일정하게 기둥을 세운 뒤 잔가지나 짚을 이용해 지붕과 벽을 이은 움집 형태다. 이 움집터는 상동유적에서 유일하게 강돌을 이용해 노저를 설치한 구조다. 특별히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학생들의 역사 교육이 충분할 만큼 가치가 있어 보인다. 현재 내부에는 다 탄 숯이나 토기들이 모래에 묻혀 있다.
주민 최준호(22)씨는 “아파트 안에 이렇게 유적이 전시되어 있는 것이 흔하지 않다”라며 “보통 이곳으로 처음 이사를 오거나 찾아오는 사람은 꼭 한번씩 살펴보고 간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이곳 유적지를 지나갈 때면 사람들이 대부분 신기하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김명순(48.여)씨는 “현대식 아파트 내에 상고시대의 유적이 더해져 아파트가 왠지 고풍스러워지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아파트에는 담장이 없어 인근의 사람들도 지나가다 곧잘 이곳을 찾아 사진을 찍거나 둘러본다고 한다. 최기원(44) 관리소장은 “날씨가 따뜻할 때는 인근에 있는 학생들까지 실습을 나와 스케치를 하기도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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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2층 녹지공간 "부럽지요?" | ||
하지만 아파트 단지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 보면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1500여 평의 녹지공간은 특이하게도 지표면이 아니라 지상 2층에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기둥을 버팀목으로 해서 만들어진 지상 2층의 녹지공간은 이곳 주민들에게는 ‘하늘 공원’으로 통한다. 2층에 오르자 오솔길을 따라 장미, 연산홍 등 다양한 수목들이 심어져 있다. 한겨울이라 잎사귀가 모두 떨어져 썰렁하지만 꽃으로 둘러싸인 터널 등은 봄이 되면 무척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고 한다. 최기원 관리소장은 “올 봄에 이곳에서 꽃축제를 계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쪽에는 바위에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나 박목월의 ‘여우비’ 등 주옥같은 시들이 새겨져 있는 소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건물 사이로 저 멀리 신천의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저기에는 하얀 지붕으로 덮인 쉼터가 마련되어 있기도 하다. 조금 걷다보면 구름다리가 있어 2층 전체를 산책할 수 있다. 띄엄띄엄 조형물은 물론 야외 퍼팅장과 어린이 놀이시설까지 배치되어 있다. 쉽게 말해 다른 아파트 1층을 차지하는 정원이 고스란히 2층으로 옮겨졌다고 보면 된다. 주민 김정화(37`여)씨는 “봄이나 가을, 또는 여름밤에는 집집마다 나온 사람들로 북적거린다”라고 말했다. 조옥숙(42`여)씨는 “한번씩 찾아오는 손님들이 하늘 공원을 보고 부럽다란 말을 자주 한다”라며 자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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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빅 무료강습 김손연 부녀회장 | ||
101동 1301호에 사는 김손연(56`여`사진) 부녀회장은 기자를 보자 홍보부터 한다. 김씨는 올 4월부터 중동교 밑 신천둔치에서 하루에 세차례 에어로빅 자원봉사를 하고 있기 때문. 10년 전부터 자신의 직업을 살려 남구 미리내 아파트 앞 운동장에서 에어로빅을 무료로 가르치고 있는 김씨로서는 하루 일과가 더 빡빡해진 셈이다.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더 즐겁다고 한다. 김씨는 “모두 신나게 음악을 털어놓고 열심히 에어로빅을 하는 모습만 봐도 힘이 절로 쏟는다”라고 웃음을 지어보인다. “초창기에 60세 가까운 아주머니가 자식들 부축을 받을 정도로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죠. 하지만 꾸준히 에어로빅을 따라하다보니 지금은 서슴없이 움직일 정도로 건강해졌어요. 이럴 때 무척 보람을 느끼죠.” 그녀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동작마다 효능을 설명하고 손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고 했다. 그 덕분에 대구 곳곳에서 모여들어 한창 때는 참석자가 500명에 이르기도 한다. 앞으로 교도소나 군부대를 다니며 에어로빅을 가르치고 싶다는 김씨는 “저를 찾는 곳은 어디든 가서 자원봉사를 할 수 있다”라며 열정을 보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