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시장 고재유)가 프로야구단을 붙잡아 두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전형적인 '뒷북 행정'인데다 획기적인 청사진 제시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26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해태 타이거즈 대책 회의'에서 야구단의 광주 연고 유지를 위한 시 차원의 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대대적인 '야구장 찾기' 캠페인과 광주구장에 대한 시설 개선책 등이 포함돼 있다.
광주시는 먼저 오는 4월 7일 해태의 시즌 개막전(현대전)을 시작으로 이른바 '야구 열정 되살리기' 운동을 전개한다. '무등경기장에서 만납시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기관ㆍ단체별로 윤번제 야구 관람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인터넷 등 각종 시 홍보물을 통해 프로야구 일정과 입장권 예매 방법을 안내하고 10장 이상 단체 주문 시 체육시설 관리사무소가 직접 입장권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개설했다.
아울러 8개 구단 중 가장 낙후된 광주구장의 시설 보완책을 제시했다. 먼저 전광판에 구속 표출기를 설치(예산 1억 1,500만 원)하고 관중석(1억 8,500만 원)과 화장실(2억 800만 원)을 개ㆍ보수하며 외야 펜스에 선수 보호 완충벽을 설치(1억 700만 원)키로 했다.
인조 잔디 조성(20억 원)과 전용 구장 건설(1,000억 원)은 예산상의 이유로 추후 검토키로 했다.
이러한 조치들에 대해 당사자인 타이거즈측과 지역 언론들은 '여론에 떠밀려 급하게 내놓은 미봉책'이라는 혹평을 내리고 있다.
타이거즈의 한 관계자는 "야구장 시설 보완의 경우 예산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만 있을 뿐 언제까지 완료하겠다는 언급이 없다. 또 인조 잔디와 전용 구장도 막연히 연차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 아니라 몇 년도까지 완공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물론 광주시의 이러한 노력과 관심은 광주에 야구단이 그대로 유지되는데 적지 않은 힘을 보태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열 가지 말보다 한 가지 실천'이라는 게 야구계의 한결같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