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 끝(원당삼거리)까지 다다른 뒤 북쪽으로 구룡령 정상까지 내달리는 68km 거리의 코스다.
다물교차로에 진입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서울~양양고속도로를 달려 동홍천 IC에서 나온 뒤 44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거나 아예 경기도 양평에서 시작하는 44번 국도를 따라가는 방법이다.
다물교차로는 44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가 인제/신남과 상남으로 나뉘는 오른쪽(상남 방향) 방향으로 있다.
446번 지방도는 크게 3가지 이유로 매력적이다.
우선 반나절 정도를 있는 힘껏 달릴 만한 충분한 거리의 와인딩로드로 구성돼 있고,
도로가 깨끗하게 정비돼 있을 뿐 아니라 차량 소통도 많지 않아 후련한 달리기가 가능하다.
그리고 코스 구성이 다채로워 지루함을 느낄 겨를도 없다.
446번 지방도는 상남 면사무소를 기점 삼아 두 지점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다물교차로에서 상남 면사무소까지 거리는 약 26km이고,
상남 면사무소에서 원당삼거리까지 다시 26km가량의 와인딩로드가 펼쳐진다.
다물교차로에서 시작하는 첫 번째 446번 지방도는 야트막한 산등성이를 넘자마자 속도계 바늘을 거침없이 치솟게 하는 내리막 굽은 길로 이어지며, 다시 브레이크를 사정없이 움켜잡아야 하는 타이트한 오르막 연속 커브길로 연결된다. 구절양장(九折羊腸)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구불구불한 도로를 힘겹게 올라가고 나면 다시 한동안은 속도를 가열차게 올릴 수 있는 완만한 굽이길이 현격한 고도 차이를 만들면서 펼쳐진다.
여기에 고난이도의 블라인드 코너가 중간중간 나타나 운전 템포를 조절하기에도 그만이다.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주행 환경 덕에 오롯이 운전에 집중할 수 있다.
상남 면사무소에서 첫 번째 코스를 마무리하고 나면
오대산 자락까지 이어지는 두 번째 구간이 펼쳐진다.
이곳을 지날 때는 가파른 도로에 아등바등하기보다 창문을 활짝 열고 아름다운 미산(美山) 계곡의 신선한 공기를 폐부 깊숙이 채우기를 권한다.
15km 남짓한 미산 계속의 협곡도로를 달리고 나면 446번 지방도는 다시 양의 창자처럼 구불구불한 오르막 연속 커브 길을 드러낸다. 446번 지방도는 코스 난이도와 노면 상태, 주행거리와 풍경까지 흠잡을 데가 하나도 없다. 절경 속에 천혜의 드라이빙 코스가 녹아들어 있어 ‘혼자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에게 그만이다.
원당삼거리에서 양양 방향 56번 국도를 따라 좌회전한 뒤 10km가량을 거슬러 올라가면 ‘라이더의 성지(城地)’로 불리는 구룡령 길과 만나게 된다. 라이더들이 이곳을 애정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도로(상행 2차로, 하행 1차로)의 폭이 비교적 넉넉하고 노면이 매끈하며, 산자락을 휘감는 커브 길은 큰 붓으로 그려나간 듯 힘 있고 섬세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이렇게 아름답고 극적인 길이 해발 1013m인 구룡령 정상까지 장장 20km가량 이어진다.
출발 지점은 오대산 북서쪽 진입로의 언저리에 있는 샘골휴게소다.
휴게소라곤 해도 허름한 화장실과 식당, 주유소 정도만을 갖추고 있는 넓고 허름한 휴식처에 지나지 않는다. 이곳을 출발해 약 3km를 달리면 오대산으로 접어들 수 있는 갈림길(명개삼거리)이 나온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속초/양양 방향 도로가 구룡령으로 연결된다.
여기서 완만하게 굽은 오르막길 600m 정도를 신나게 달리다 보면 오른쪽으로 휘감아 들어가는 코너와 만나게 된다. 강력한 제동으로 속도계 바늘을 절반 이상 떨어뜨려야 할 정도의 급코너다. 당황하기엔 이르다. 이는 구룡령 와인딩로드의 일부에 불과하다.
완만한 직선, 완만한 왼쪽 코너 후 오른쪽으로 휘는 블라인드 코너,
그리고 연이은 왼쪽 블라인드 코너 후 다시 완만한 직선.
구룡령 초입은 이렇게 시작한 뒤 이후로도 몇 km쯤 운전대를 숨가쁘게 좌우로 휘감아야 하는 전형적인 강원도 산골짜기의 중저속 와인딩로드가 이어진다.
오르막의 3분의 1 정도를 소화하고 나면 코스의 성격은 다시 스케일이 큰 중고속 코스로 바뀌었다가 느닷없이 타이트한 연속 코너의 조합으로 바뀌는 등 운전자 혼을 쏙 빼놓는다. 그리고 다시 정상까지 3분의 1가량은 중고속 코너링이 가능한 긴 커브 길과 레이싱 트랙의 헤어핀 코스를 방불케 하는 180° 턴인 지점이 반복해 등장한다. 장담컨대 구룡령에선 저속에서 중고속까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코너를 경험할 수 있다.
구룡령 정상에 다다르고 나면 몇 가지 선택지가 있다.
달려온 방향대로 구룡령 다운 힐(업 힐 못지않게 코너가 다양하고 박진감 넘친다)을 한 뒤
내처 양양까지 달리는 것이 첫 번째 옵션이라면,
산자락 끄트머리의 미천골계곡을 지나 서림삼거리에서 좌회전해
418번 지방도를 따라 북쪽 와인딩 코스를 달리는 것이 두 번째 옵션이다.
세 번째 옵션은 구룡령 정상에서 차를 돌려 달려온 길을 되감아 돌아가는 것이다.
어떤 코스가 됐건 다시 한 번 입에서 단내가 날 때까지 운전대를 감고 또 감을 각오를 해야 한다. 물론 사람도, 차도 몸은 고되겠지만 그만큼 큰 희열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