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실 메스컴을 통하여 대충은 짐작하고 있었다.
역대 어느 선거때보다 소극적이고 자기 중심적 이였던 나 !
오늘 회의 소집 통보를 받고 단 한마디도 발언하지 않으리라 미리 작정했다.
그도 그럴겄이 이번 선거엔 도무지 신명이 나지 않았기 때문 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이철 의원과 내가 둘도 없이 가깝게 지내는 정태근 한나라당
위원장간의 싸움 이라니.
나는 체질적으로 한나라당을 거부하지만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부인이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한신자에 이르면 얘기가 조금 복잡해진다.
이철 의원과는 20년 동지이지만 정태근 위원장과도 10 여년 이상을 가깝게,
집안 끼리도 지내온 사이라 외면하기 어렵다.
명절때면 이철 의원은 고루 같은 선물을 보내오지만 정태근 위원장은 등급을
나눠 선물을하고 그중 나는 최상급의 선물을 받아왔다.
굳이 선물을 받아서가 아니라 태근과는 그가 정치 신인으로서 어렵게 활동할때
의롭게 쓰라며 정치 헌금을 50만원씩 대줄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물론 그때는 내가 잘 나갈 때였다.
내가 굳이 두사람과의 인연을 쓰는 이유는 나변에 있지않다.
이철 의원 밑에서 조직부장을 할 때 정태근은 같은 꼬마 민주당 시 의원 후보로
나섰었고 나는 태근의 선거 실무를 도왔었다.
이런 인연으로해서 태근과도 형제처럼 지냈다.
오죽하면 2000년 총선때 선거 사무장을 맡아 달라고 했을까.
선거 사무장이 잘못해서 법망에 걸리면 그 출마자도 연대해 책임을 면할 수 없는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가 선거 사무장이다.믿지 않으면 안되는 자리이다.
그런 제의까지 거절한 내게 이철 의원과 태근과의 한판 승부는 정말 내가
떠나곺은 자리였다.
그런데 오늘 이철 의원이 부산으로 출마 선언을 회의를 통하여 밝혔다.
지구당 식구들은 발칵 뒤집혔고 나이 많으신 어른들은 조금의 이해도 없이
강경 분위기로 상황을 몰고 갔다.
절대 우리를 배신하면 안된다는둥 ,부산에 가면 죽는다는둥,유난히 우리
지구당엔 주먹쟁이가 많다.
분위기가 살벌했다.
거기서 반대 토론을 벌였다면 오랜 우정이 금갈 터였다.
나는 겁쟁인가 ?아니면 오랜 우정이 금갈겄을 우려한 행동인가 ?
나는 원래 바른 말을 잘하는 편이다. 아마 오랜 우정이 깨질까봐 조심했을 겄이다.
오늘 이철 의원의 의로운 결단을 지지해주지 못하는 내가 통곡하고 싶은겄이다.
분위기에 질려서 도무지 지지 발언 하기가 어려웠다.
저녁을 같이 하자는 이 의원의 부탁을 뿌리치고 뜻이 통하는 아우와 함께
자리를 물러나와 막걸리 한잔에 울분을 쏟았다.
"비겁한 놈 "이라는 자책과 함께.
대승적 구국 차원에서 역시 이철 의원이였다.
그런 이철 의원을 지원하는 한마디도 못했다.
속으로 이 의원은 얼마나 나를 원망 했을까?
인간은 어차피 한번은 헤어진다 했다.
20년 인연에 가슴이 미어진다,아니 그겄보다는
정의를 옹호하지 못한 내게 한없이 자괴감이 몰아친다.
오늘밤 나는 쉽게 잠을 못이룰겄 같다 .
또 불가능한 모험지로 그를 보낼수 없어 하며 졸지에 사라지는 소속감에 불안한 당원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는군요. 비겁했다기 보다는 어느 한쪽을 뚜렷이 옹호할수 없는 입장 이셨겠지요. 헤어짐에 마음아픔도 가중되셨을 거구요. 이철의원은 비범한 사람 입니다. 틀림없이 명예회장님의 마음을 이해하실겁니다
첫댓글 때로는 한걸음 물러서서 중용을 지키는 것도 멀리 바라볼수 있는 한 방법 입니다. 숲속에 들어서는 산을 볼수 없는 법이지요. 이철의원이 당 차원에서 부산으로 갈수밖에 없는것도, 또 그를위해 더 넓은 무대를 인정해 주어야 하는것도 이해가 되구요
또 불가능한 모험지로 그를 보낼수 없어 하며 졸지에 사라지는 소속감에 불안한 당원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는군요. 비겁했다기 보다는 어느 한쪽을 뚜렷이 옹호할수 없는 입장 이셨겠지요. 헤어짐에 마음아픔도 가중되셨을 거구요. 이철의원은 비범한 사람 입니다. 틀림없이 명예회장님의 마음을 이해하실겁니다
마음의 상처가 크겠군요! 우선 깊은 마음의 위로를 드림니다. 그러나 너무 자책하지 마십시요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생각지도 못한 돌발적인 상황이 수시로 벌어지지요 특히 정치 권력의 경우는 혈육의 정도 끊을 때가 종종 있읍니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가 짙듯이 말입니다.
엿장수 맘대로 하는거 아닙니까......
지역주의벽을 넘어보겠다는 용기있는 행동입니다.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