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전 비둘기가 집 베란다 에어콘위에 집을 짓고 알을 두개 낳았었다.
암비둘기는 비가오고 바람이 부는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알을 품었고 수컷은 나무가지 같은 것을 가져다 놓았다.
인근 가로수 전지작업을 하면서 살곳이 마땅치 않았던 건지 비둘기들은 처마도 없는 곳에 집을 짓고 알을 낳았던 것 같다.
과거 닭이 알을 품고 더운날 고생하는 건 봤으나 비둘기는 처음이었다.
물론 어린시절 산에는 새알들이 종종 있었고 미안한 이야기지만 가져다 삶아 먹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베란다 한쪽에 알을 낳은 비둘기를 보면서 유해조수니 질병을 유발하니 해서 제거해야 할 대상이 되었다는 건 사람들의 인식도 변했다는 것이고 개체수가 늘어감에 따라 비둘기의 입장도 달러졌다고 본다.
알을 품고 부화하길 바랬지만 2주전 폭우에 알은 하나 밖에 남지 않았고 하나 남은 게 부화되길 바랐지만 새끼는 죽었고 비둘기들은 날아갔다.
애초에 비가 들어차는 곳에 둥지를 만든 것이 잘못이었고 갑작스럽게 내린 비가 문제였다.
죽은 새끼는 땅에 묻어주었는데 마음이 편하지 않았고 다음에는 좀 안전한 곳에 가서 알을 낳고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밤이나 낮이나 경계를 하면서 알을 품고 있던 암비둘기와 나무가지를 물어다 주고 인근에서 경계를 하던 숫비둘기를 잊을 수 없다.
노래 비둘기집의 가사에 나오는 비둘기 처럼 다정했던 비둘기들이 다시 오지 않지만 다른 곳에서는 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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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화하지 못한 비둘기
f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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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3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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