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칼럼] 사(巳)와 오(午) 영아와 자르고 난 탯줄
사(巳)는 탯줄을 자르고 난 후 강보(襁褓)에 싸여있는 영아(兒)의 모습을 본뜬 것으로 십이지(十二支)에서 탯줄을 자른다는 의미인 진(辰) 다음인 여섯 번째에 해당하는 글자이다.
그러나 설문통훈정성(說文通訓定聲)에서는 산모의 뱃속에 있는 태아의 모습을 사(巳)라 하였는데[未生在腹爲巳], 이렇게 되면 사(巳)가 어째서 십이지(十二支)의 여섯 번째에 해당하게 되었는지 설명할 길이 없다.
사시(巳時)는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에 해당한다.
이 밖에 다른 의미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오(午)는 탯줄을 본뜬 십이지(十二支)의 일곱 번째 글자이다.
탯줄은 먼저 실로 묶은 다음 잘랐으며 의료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고대에는 영아(兒)의
배꼽 부분으로부터 길게 잘라야 했다.
이러한 과정을 반영하여 갑골문(甲骨文)은 올록볼록한 형태였으나 소전(小篆)에 이르러
현재의 오(午)와 유사한 형태로 발전하였다.
오시(午時)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 해당한다.
오시(午時) 이전을 오전(午前), 이후를 오후(午後)라 한다.
오시(午時)의 한가운데를 정오(正午), 중오(中午)라 하고, 오시(午時)에 먹는 밥을
오반(午飯), 오찬(午餐)이라 한다.
음력 오월(五月)을 오월(午月)이라 하는데 이는 하력(夏曆)에서 인월(寅月)을 정월(正月)로 삼은 데서 비롯되었다.
음력 오월오일(五月五日)을 단오(端午), 오일(午日), 중오(重午)라 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해가 오시(午時)에 이르렀을 때 그림자는 이와 정반대 방향으로 생기므로 오(午)를
정남(正南)의 방위로 삼았으며, 같은 이치로 자(子)를 정북(正北)의 방위로 삼아 이를 연결한 선을 자오선(子午線)이라 한다.
졸리기 쉬운 때이다.
잠깐 동안의 오수(午睡, 午寢/午枕)가 무기력함을 이기는 데는 보약보다 낫지 않을까.
김영기.동서대 외국어학부 교수
첫댓글 한자의 이치는 오묘하군요. 보통사람이 생각할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