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Mdv.과정을 할 때에 만났던 기이한 한 분의 이야기다. 성함도 기억이 안나고 나이도 가늠하지 못하겠다. 그리고 정식직원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 영선실(건물시설관리)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것 같았다. 외모는 키는 작았지만 역도선수처럼 두껍고 단단하며 우락부락한 인상의 중년.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으나 신영복 선생님과 교도소에서 만난 인연으로 함께 성공회대에서 일하게 된 것으로 들었는데, 이도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느날 밤 시내에 나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늦게 기숙사에 들어가려다 보니 몇 분 차이로 문이 잠겨 있었다. 사감신부님께서 야간통행시간을 정해놓고 안에서 문을 잠그기 때문이다. 나는 할 수 없이 도서관에서 쪽잠을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발길을 돌리는데, 그 아저씨가 나타나셨다. 그러면서 열어드릴까? 물으시길래, 그래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그러자 그는 열쇠구멍에 이쑤시개만한 뭔가를 집어넣고 이리저리 쑤시더니 문을 살짝 열어주시는 것이다.
나중에 그분에 대한 소문을 들어보니 과거 금고털이로 교도소에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신영복 선생님을 만나 새 생명을 얻고 새 세계를 만났다고 했다. 출옥 후 신영복 선생님을 따라 학교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이라 했다.
사설이 길었고.... 그가 그때 내게 해준 한마디 말이 내 머리에 새겨졌는데, 이를 소개하려는 것이다.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기 위해 문을 따는 나쁜 일은 아무 때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이 잠겨 못들어가는 주인을 위해 문을 따주는 좋은 일은 일생에 못 만날 수도 있다.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는 하늘이 주는 것이다. 그러니 좋은 일이라 생각되면 만사 제껴두고 그것부터 해라.”
남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미루거나 놓치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