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신종 코로나(COVID 19) 확진자가 연일 1만명대를 넘고 있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을 가까운 곳에서 보좌하는 드미트리 페스코프(52) 크렘린 대변인이 감염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스코프 대변인은 12일 기자들의 발병 확인 요청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감염 사실을 전했다.
크렘린이 신종 코로나로 뚫린 것은 이번이 2번째다. 대통령 행정실 직원이 양성판정을 받았으나, 푸틴 대통령과 직접 대면하는 직급의 직원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매일 대통령과 대변하는 최측근이다.
그러나 그는 "푸틴 대통령과 대면 접촉한 것은 한 달이 넘었다"며 푸틴 대통령으로 전염 가능성은 부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시내 크렘린에 머물지 않고 모스크바 서쪽 외곽의 노보오가료보 관저(대통령 별장)에서 원격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크렘린 측은 페스코프 대변인의 확진 판정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건강은 엄격히 관리되고 있으며, 현재 그의 건강상태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페스코프의 감염은 러시아 고위인사로서는 4번째다.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가 지난달 30일, 지난 1일에는 블라디미르 야쿠셰프(51) 건설부 장관이, 6일에는 올가 류비모바(39) 문화부 장관이 감염 사실을 밝혔다. 미슈스틴 총리와 야쿠셰프 장관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류비모바 장관은 자택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방역당국은 이날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 등 전국 83개 지역에서 1만899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며 "누적 확진자는 23만2천243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가 10일째 1만명 이상을 유지하면서 누적 확진자가 영국을 넘어 세계 3위로 올라섰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상태에서 푸틴 대통령이 지난 3월 말부터 시행된 '유급 휴무' 체제를 이날부터 해제한 것은 성급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각 지역 정부에 현지 사정에 맞게 각종 제한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해제하도록 주문해 '돌발적인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방역당국은 지난 6주간의 전국민 '휴무및 자가 격리' 체제속에서도 국민들의 '자가 격리' 준수 정도를 5점 만점에 2점으로 평가하는 등 '휴무 체제' 연장 효과에 대해 큰 기대를 갖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각 지역별로 방역 책임을 맡겨 '자가 격리' 준수 효과를 높이는 쪽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모스크바의 경우, '자가 격리'를 이달 31일까지로 연장하면서 교통경찰이 실시간으로 무허가 자동차 통행을 적발하는 '교통 카메라' 적발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