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우리에게 교리가 왜 중요한가?' 를 먼저 생각해 봅시다. 신앙생활에 대해 말할 때 우리가 먼저 떠올리는 것은 아마도 미사 참례를 비롯한 성사 생활과 기도 생활일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본당의 사도직 단체 활동, 말씀살기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등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교리 교육은 세례나 견진을 준비할 때나 받는 기초적인 것 또는 학구열 높은 소수의 신자들이나 찾아 듣는 것 정도로 여겨지는 듯합니다.
이는 교리가 우리 실생활과 밀접하게 고나련되지는 않는 이론적이며 어려운 것이어서, 그리고 삼위일체 교리처럼 어차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신비라 파고들어봐야 머리만 아프고 결국엔 그냥 믿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교회의 가르침으로 정립된 체계적이며 이론적인 교리들은 우리의 생활과 무관한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당신 자신을 알려 주신 "계시는 생활의 궁극 의미를 다루며, 복음의 빛으로 삶 전체를 비추어 삶에 영감을 주고 삶에 의문을 제기" (현대의 교리 교육, 22항) 하도록 우리를 이끌기 때문입니다. 체계적이며 총괄적인 교리 교육을 통해 우리는 막연한 믿음의 초보적인 신앙에서 벗어나 삶에 뿌리내린 신앙을 함양하며, 삶의 증거로 그 신앙을 전파하는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3항 참조).
『 가톨릭 교회 교리서 』의 구성이 보여 주는 바와 같이 교리는 우리 신앙의 대상인 그리스도교의 신비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그 신비를 기념하고 거행하는 전례 행위에 대한 내용과 우리 삶의 지침들, 그리고 기도에 이르기까지 우리 신앙생활의 모든 영역을 포괄합니다. "교리 교육은 교회 생활 전체와 밀접하게 관련"(가톨릭 교회 교리서, 7항) 되어 있습니다. 우리 신앙생활의 가장 기초적인 부분인 성사와 기도에 있어 교리 지식은 그 의미를 분명하게 해 주어 참으로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도록 도와주고, 참 행복을 향한 올바른 길로 우리를 인도하여 줍니다. 운동을 배울 때 기초적인 자세를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을 뿐더러 부상을 당하게 되는 것처럼 신앙생활도 교리 교육을 통해 기초를 잘 닦아야 합니다.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데 있어 교리 지식은 오류에 빠지지 않고 그 말씀을 올바로 이해하도록 우리를 인도하여 줍니다. 사회 문제에의 참여에 있어 교회의 가르침은 세상의 다양한 논쟁들 속에서 참된 복음의 기준을 제대로 확립하도록 그 중심을 잡아 줍니다. 기초부터 잘 다집시다.
"여러분이 지닌 희망에 관하여 누가 물어도 대답할 수 있도록 언제나 준비해 두십시오." (1베드 3,15)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자신의 신앙을 모르는 민족들에게 전해야 할 사명을 가지며 살아갑니다. 우리 모두는 누가 물어도 우리의 믿음에 대해, 우리가 가진 희망에 관하여 대답할 수 있도록 준비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