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컨셉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날카로운 눈매부터 굴곡진 범퍼, 쿠페 스타일 루프라인까지 그대로다. 앞은 누가 봐도 람보르기니다. 전형적인 람보르기니 헤드램프가 얹어졌고, 안에 자리 잡은 Y자 LED 주간주행등이 인상적이다.
측면은 남성미가 넘친다. 직선과 굴곡을 곳곳에 얹어 날렵함을 강조했다. SUV를 만들기는 하지만, 람보르기니만의 색은 잃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일지도 모르겠다.
치켜올라간 엉덩이는 이제 우루스만의 특징이라고 하기엔 너무 흔하다. 최근 등장하는 대다수 SUV들이 쿠페 형태를 띠기는 하지만, 세간에는 이런 풍성한 엉덩이를 논할 때 ‘우루스가 연상된다’라는 표현을 넌지시 하곤 한다.
리어램프에도 여지없어 Y자 디자인이 적용됐다. 범퍼 하단에는 리어 디퓨저와 거대한 머플러 4개가 양옆으로 자리하고 있다.
인테리어는 말 안 해주면 SUV 인지 모를 정도로 스포츠카스럽다. 곳곳에 카본 파이버 소재를 적용했으며, D컷 스티어링 휠을 채택했다.
디스플레이 구성은 아우디와 유사하다. 위쪽 디스플레이는 인포테인먼트 정보를 제공하고, 아래쪽은 공조기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 출시된 아우디 모델들이 모두 이런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한 지붕 식구다 보니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듯하다.
실내 공간도 넓다. 적재공간은 기본적으로 616리터이며, 2열을 폴딩 했을 시 1,596리터까지 확장된다. 낮은 루프와 납작한 차체를 고려했을 때, 꽤 큰 적재공간이다. 구색만 맞춘 SUV는 아닌듯하다.
이같이 스포티한 디자인을 가지고, 잘 달리지 못한다면 그것도 웃긴 노릇이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SUV인 우루스는 얼마나 잘 달릴까?
파워트레인에는 4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은 무려 641마력, 최대토크는 87.5kg.m다. 포르쉐가 만든 SUV 카이엔 터보가 550마력임을 고려하면, 굉장한 수치다.
641마력 우루스가 뿜어내는 퍼포먼스는 SUV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100km/h까지 고작 3.6초, 200km/h까지 12.8초면 충분하다. 최고속도는 무려 305km/h다.
SUV인 만큼 사륜구동 시스템도 물론이다. 평소에는 전륜 40%, 후륜 60%로 구동력을 배분하다가, 상황에 따라 전륜은 최대 70%까지, 후륜은 87%까지 토크를 전달할 수 있다.
주행모드는 스트라다(STRADA), 스포츠(SPORT), 코르사(CORSA), 네브(NEVE, 눈), 테라(TERRA, 비포장), 사비아(SABBIA, 모래) 총 6가지로 구성된다. 우루스만을 위해 특별하게 조정된 댐핑 시스템 덕분에 주어진 상황에 따라 차체 높이를 조정할 수 있다.
우루스에는 아벤타도르 S에 처음 적용됐던 후륜 조향 시스템도 탑재됐다. 속도와 모드에 따라 최대 +/- 3.0도까지 조절되고, 특히 저속에서는 앞바퀴와 반대로 조향 돼, 회전각을 줄여준다.
자율주행 기능에 부정적인 람보르기니지만 우루스에게만큼은 살짝 관대하다. 우루스에는 스마트 하이빔, 크루즈 컨트롤, 앞뒤 주차 센서가 기본으로 탑재되며, 옵션으로 ‘트레픽 매니지먼트(Traffic Management) 시스템’과 탑뷰 카메라 등을 적용할 수 있다.
경쟁 모델이 대부분 이런 기본적인 반자율주행 기능을 갖추고 있기에, 상품성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다.
람보르기니 ‘우루스’는 내년 봄부터 판매에 돌입한다. 가격은 유럽기준 약 17만 1,429 유로, 우리 돈으로 약 2억 2,114만 원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