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2023. 11. 8. 수요일.
24절기의 19번째인 '입동(立冬)'이다.
그래서일까? 무척이나 추운 날일 것 같다.
그런데도 아침에 햇살이 희미하게나마 났다.
은근히 지친다.
올 4월 중순에 꽃가루 알레르기를 심하게 앓아서 심하게 쿨럭거리며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 탓일까? 63kg 정도 나갔던 몸무게가 54.7kg까지 빠졌고, 등허리가 활처럼 휘어졌다.
병원 두 곳에서 치료받아서 꽃가루 알레르기 현상은 가라앉았는데도 굽혀진 등허리뼈는 제대로 펴지지 않았다. 몸무게는 회복되었으나 요즘에도 허리뼈가 굽어졌다. 허리뼈를 펴려고 날마다 주먹 쥔 손으로 허리뼈를 두둘겨도 늘 그저 그랬다. 가벼운 통증이 이어진다. 이대로 가다가는 휘어진 등허리뼈를 곧게 세우기는 틀린 모양일 것 같다.
허리뼈가 활처럼 휘어지는 원인은 많을 터.
그 가운데 하나는 책상 앞에서 의자 위에 앉아서 컴퓨터를 켜서 화면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는 것도 원인일 수 있다.
퇴직한 지도 오래 되었고, 서울 아파트 안에서는 내가 할일이 별로 없으니까 날마다 늘 컴퓨터를 켜서 화면을 바라본다.
이런저런 뉴스도 읽고, 개인카페에 오른 문학-글도 읽고, 나도 잡글(일기)를 끄적거린다.
이런 시간이 오래 계속되다 보니까 내 글쓰기 실력은 많이 늘어났을 게다.
나는 덕분에 글쓰기 공부를 더 한다.
오늘 아침에도 그랬다.
.....
우리말을 우리글자(한글)로 쓸 때에는 보다 정확했으면 한다.
그간 나는 어떠했을까를 반성한다.
.............
2.
오늘 아침에 아내가 말했다.
'늙은 호박 하나 깎아주세요.'
늙은 호박 하나 깎아야겠다.
호박-국을 좋아하는 나.
호박씨가 나오면 물에 씻어 휑군 뒤에 뜨겁게 볶아서 군것질해야겠다.
'일하는 게 재미난다'라고 말하는 나.
나는 어쩔 수 없는 산골마을 태생인 촌놈이다.
집나이 일흔여섯인 지금도 텃밭에서 일하고 싶으니까.
아쉽게도 서울 아파트 안에 갇혀서 '창살없는 징역살이'를 하는 요즘이다.
서울에서는 내가 할일이란 아무것도 없다. 그냥 무기력한 무능자에 불과하기에.
늙은 호박 하나 깎자. 신나게 일하자!
제법 큰 늙은 호박 깎았다.
겉껍질을 칼로 벗겨내고, 속 호박씨를 빼내서 물에 씻었다.
나중에 볶아서 먹으려고. 호박씨는 얼추 500개쯤은 될 것 같다.
호박껍질 벗겨내고, 속 씨를 뽑아서 다듬고, 뒷마무리까지 끝내니 한 시간 가까이나 걸렸다.
가정에 일하는 주부들이 무척이나 고생한다는 뜻이다.
나는 일하는 게 재미나서 힘 들어도 참는다지만..... 작업량에 비하여 노동 품값은 무척이나 허름할 게다.
사회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품값을 더 올렸으면 싶다.
또한 가정에서 일하는 아녀자들의 수고로움도 더 높게 쳐주었으면 싶다.
나중에 숫자를 헤아리니 호박 한 통의 씨앗은 565개. 사람도 이렇게 자손을 많이 두었으면 싶다!
재래종 호박
10년 전에는 길이가 긴 호박을 재배했다. 무척이나 크고 굵었다.
아쉽게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는 각종 토종 토박이 씨앗은 모조리 없어졌다.
* 위 사진은 인터넷으로 검색했다. 무단 게시를 용서해 주실 게다.
3
'등단 시인방'에 오른 시 '악몽'을 읽었다.
읽다가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낱말 하나가 눈에 거듭 거슬렸다.
내가 아래처럼 댓글 달려다가 그만 두고는 '삶의 이야기방'에 올려서 내 글쓰기 공부에 보탠다.
점점 빠져드는 눞 속에
허우적 꿈을 꾸었지!
눞 속으로 가슴까지
들어갔을 때
위 시 문구에서 나오는 '눞'은 무슨 뜻일까?
인터넷 어학사전으로 검색한다.
눞 : 약간의 그것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늪 : 진흙으로 된 바닥에 얕은 물이 늘 고여 있어 수생 식물이 많이 자라는 질퍽한 지대
* 위 시에서는 '늪'으로 고쳐야 한다.
24절기 가운데 19번째인 입동.
겨울로 들어선다는 입동이 오늘서부터 시작되었다.
다행이다. 햇볕이 났으니까 기분이라도 덜 춥다.
2023. 11. 8. 수요일. 입동.
나중에 보탠다.
잠시라도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