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구 온천천변에 카페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명물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주말을 중심으로 방문객이 크게 늘자 심한 주차난으로 주민과 구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6일 오후 부산 동래구 온천천로 연산교 인근. 200m 남짓한 거리에 10여 개의 카페가 다닥다닥 붙어 신흥 '카페거리'를 이루고 있었다. 대부분 온천천 가에 있는 주택을 증·개축해 만든 카페로 마당을 고쳐 야외 테라스로 쓰고 있다. 한쪽에서는 주택 내부를 고쳐 카페로 만드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주말을 맞아 대부분 카페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카페 앞 도로에는 카페 방문객들이 몰고 온 차가 줄지어 서 있었다. 도로 한쪽에 '불법주차 단속'을 알리는 팻말이 붙어 있었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이 같은 불법 주차로 왕복 2차선 도로 일부 구간에서는 차들이 교행하지 못해 수십 대가 한동안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주민 한모(27) 씨는 "카페거리가 형성되면서 온천천로는 물론 골목까지 불법주차가 급증해 주민 불편이 커졌다"고 호소했다.
온천천로 카페거리는 2년여 전부터 경치와 접근성이 좋은 온천천변에 카페가 하나둘 생기면서 형성됐다. 현재는 유명 카페 가맹점 등 11곳의 카페가 영업하고 있다. 동래구도 이곳을 명물거리로 육성할 수 있다고 보고, 카페거리로 지정하거나 여러 카페에서 쓸 수 있는 공동쿠폰 발행을 지원하는 등의 계획을 현재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곳은 카페거리가 생긴 이후 주말과 출퇴근 시간 등에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인근에 주차장이 없고, 대부분 카페가 주택을 용도 변경해 카페로 만들어 별도의 주차 공간을 갖추지 못한 탓이다. 카페거리가 활성화하면서 동래구청에는 불법주차에 항의하는 민원도 급증했다. 하지만 당장은 뾰족한 개선책이 없다.
동래구 관계자는 "카페거리는 주차 민원이 많아져 야간과 주말에도 수시로 단속한다"며 "하지만 무작정 단속만 하기도 어려워 카페거리 인근에 공영주차장을 만드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