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부터 삼일 연휴라는 얘기가 자주 나와 민망했습니다.
우리나라 공휴일 중에 유일하게 조기(弔旗)를 다는 날이고, 즐거운 경사가 아니라 순국선열을 애도하는 날인데 이런 얘기는 오간데 없고 그저 여기저기 놀러 다닐 얘기만 퍼대고 있었습니다.
현충일도 쉬는 날이니 무엇을 하든 제가 관여할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마음만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선열들을 기리는 날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램입니다. 이런 날 관광지나 유원지에 몰려다니며 웃고 떠들고 고기 굽고 술 마시는 행위는 좀 삼가했으면 좋겠는데 요즘은 어른이나 애나 다 자기 위주의 놀이에 빠져 현충일의 의미는 생각도 안 하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현충일이라고 해서 다 슬픔에 잠겨 있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하루 쉬는 날이니 자기 할 일 하고, 밀린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런 날을 잡아 체육대회를 하거나, 무슨 모임을 한다고 수십 명씩 몰려 다니며 음주 가무하는 일은 정말 눈쌀이 찌푸려집니다.
미국의 현충일을 보면 정말 경건한 하루가 되고 있던데 이런 얘기를 하면 거기도 보이는 곳만 그럴 거라고 얘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민족은 쉽게 흥분하고 쉽게 잊어버리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하던데 잊을 것은 잊더라도 잊지 않아야 할 것은 늘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마루
첫댓글 요즘 풍토가 현충일이 되었든 광복절이 되었든 그저 하루 논다는 의미 이상이 아닌듯해 참 안타깝습니다. 국가지정 공휴일이 연휴로 이어질라치면 공항이 북새통을 이루고 유원지마다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니 참 마음이 씁쓸합니다. 공휴일로 제정된 본래의 뜻을 새기는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_(())_
남들에게 얘기를 해봤자 말하는 사람만 우습게 되니 저 혼자라도 지키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