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렌대성인(日蓮大聖人)은 "원컨대 나의 제자 등은 대원(大願)을
세우라" (어서 1561쪽) "대원이란 법화홍통(法華弘通)이니라" (어서
736쪽) 하고 말씀하시고 "일염부제(一閻浮提)에 광선유포된다는 것도
의심이 없을 것이로다." (어서 265쪽) 하고 예견하셨다.
일염부제란 세계를 말한다. 우리 창가(創價)의 동지는, 세계 광선유포를
실현하고자 거침없이 돌진한다. '나와 인연이 있는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가족, 친척, 친구, 이웃, 지역, 직장…. 사람은 사람의 유대 속에서
육성되고, 성장하고, 서로 배우고, 도우면서 참된 인간이 된다.
그러므로 자기 혼자만의 행복은 없다. 자타 함께 행복해야 진정한 행복이다.
홍교는 상대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의 발로다. 자신과 연이 닿은 '한 사람'
에게 성실하게 진지하게, 열심히 불법(佛法)을 설하는 일이 행복의 스크럼을
넓히고 평화의 길을 연다. 야마모토 신이치(이케다 선생님)를 단장으로 한
인도방문단 일행은 1979년 2월 16일 저녁, 인도 캘커타(나중에 콜카타)를
출발해 오후 10시(현지시간)가 지나 홍콩에 도착했다. 18년 전, 동양 광포의
여정을 이곳 홍콩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일곱개의 종'의 대미를 장식하는
평화의 여정의 무대 또한 홍콩이 되었다. 이튿날 17일 아침, 신이치는 동양
광포의 첫발을 내디딘 '평화로운 항구도시' 홍콩에서 동쪽 하늘에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새롭게 결의하고, 세계광포의 미래도(未來圖)를 그렸다.
저녁에는 홍콩중문대학교 마린 부총장이 주최하는 만찬회에 참석해 학술,
교육교류 추진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신이치는 21세기를 위해,
세계평화를 위해 '지금'이 바로 교육, 문화의 다리를 겹겹이 놓아야 할 때라고
여기고 필사적으로 임했다. 미래는 지금 여기에 있다. 이 순간을,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가 미래를 결정짓는다. 경문에는 "미래의 과(果)를
알려고 하면 그 현재의 인(因)을 보라" (어서 231쪽) 하고 씌어 있다.
'지금밖에 없다! 황금의 때를 놓치지 마라!'
신이치는 자신에게 이렇게 되뇌었다.
2월 18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9개국 대표와 홍콩,
마카오 두개 지역 대표 65명이 모여 신이치가 참석한 가운데 홍콩섬의 한 호텔
에서 '동남아시아 대표자 간담회'를 열었다. '일곱개의 종'을 모두 마무리하고
동남아시아의 새로운 출발을 기약하는 모임답게 형형색색 화려한 민족의상이
눈에 띄었다. 참석자는 각자 자기 나라와 지역에서 광선유포의 가시밭길을
개척한 멤버들이다. 그중, 처음에는 현지 말을 전혀 몰라 손짓 발짓으로
열심히 홍교에 힘쓴 일본계 멤버도 있었다. 동남아 각국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의 침략을 받아 반일감정이 뿌리 깊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학회가
일본에서 생긴 종교라는 이유만으로, 혐오감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몰이해와 오해의 벽이 아무리 두꺼워도 물러설 수는 없었다.
'이 신심으로 이곳에서 행복해질 수밖에 없다! 학회원은 나뿐이다. 내가 하지
않으면 이 나라의 광선유포는 누가 한단 말이냐!' 하는 절실한 마음이었다.
홀로 일어서는 일이 광포의 원동력이고,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그러한
다부진 결심 없이 전진은 없다. 종교 사정도, 풍속도, 습관도 전혀 다른 나라
에서 끈기 있게 대화를 거듭해 한 사람, 두 사람, 수십명, 수백명, 수천명으로
창가 동지의 스크럼을 넓혔다. 니치렌대성인은 "지용의 대보살이 말법의 초에
출현하시어 본문수량품의 간심(肝心)인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經)의
오자(五字)를 일염부제의 일체중생에게 부르게 하신다." (어서 346쪽) 하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동지는 모두 온갖 고뇌와 격투하면서 광포의 길을 개척
하는 '이름 없는 민중'이다. 그러나 이분들이 바로 부처의 명을 받아 광선유포
라는 위대한 사명을 띠고 말법탁세에 출현한 지용보살이다. 신이치는
부처를 우러러보듯 참석자들에게 눈길을 주며 감사와 경의를 표하고 최대한
상찬했다.
신이치는 '동남아시아 대표자 간담회'에서 각국 지역의 리더가 갖춰야 할
올바른 자세를 말했다. "사회에 아무런 공헌도 하지 않고, 자기만 생각하고
살아가는 인생도 있습니다. 불법을 위해, 자신과 타인의 영원한 행복을 위해
불도수행에 열심히 힘쓰는 인생도 있습니다. 개중에는 신심을 해도 열의를
다해 광선유포에 힘쓰지 않고, 요령 좋게 행동하려는 사람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람의 눈은 속여도, 어느 누구도 인과이법(因果理法)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불법의 인과는 엄합니다. 어본존이 일체를 조람하게 계십니다.
따라서 불법의 눈으로 볼 때, 아시아 광포의 선구자로서 훌륭하게 길을 열어
오신 여러분의 공적은 참으로 위대하며 그 공덕은 매우 큽니다.
니치렌대성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더욱더 신심을 해나가시라. 그렇지 않으면
후회하게 되리라' (어서 1440쪽)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묘법유포의 인생을 씩씩하게 살아가기 바랍니다. 신심을 끝까지 관철하면
어떤 일이 있어도 무너지지 않는 행복경애를 확립하고, 복운으로 빛나는 인생
을 반드시 구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세계 리더'가 깊이 명심해야
할 점으로 다음 세가지를 말했다. "첫째, 모두 존귀한 불자(佛子)입니다.
학회에는 조직의 기능상 역직은 있지만, 인간으로서 상하 관계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조직에서 아무리 간부라도 남을 꾸짖거나 하면 결코 안 됩니다.
둘째, 세법과 신심을 혼동해서 학회에서 이해 대립 등으로 다투거나 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셋째, 어디까지나 멤버의 행복이 목적이고, 조직은 수단
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신심의 자세를 엄격히 하는 것은
좋으나, 조직 운영 등에 관해서는 많은 사람의 의견을 잘 듣고 각자의 주체성
을 존중해, 인간공화의 조직을 목표로 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신이치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곳에 모인 분들은 니치렌대성인이 설한 태양의 불법으로 아시아의 대지를
비추고 행복의 빛을 보내는 숭고한 사명을 띤 사람들이다. 한사람 한사람의
행동과 성장이, 국가와 지역의 광선유포를 결정지을 것이다. 그런 만큼,
다들 더욱 힘을 길러 지용(知勇)을 겸비한 일기당천의 투장(鬪將)으로 성장
하기 바란다.' 신이치의 목소리에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갔다.
"우리는 신심의 세계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본존을 근본으로, 신심
제일로 단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개개인의 감정이 중심이 되어버린다면,
원질(怨嫉)을 하거나 다투게 됩니다. 그것은 기심의 마(魔)에 휘둘려 불법에
서 벗어난 모습입니다. 단결하는 일은 그런 기심의 마와 투쟁하는 일이며,
이체동심의 성취는 각자 자신을 제압해 마를 물리치고 인간혁명을 이룬 증거
라 할 수 있습니다. 리더 여러분은 넓은 마음으로 멤버를 사랑하고, 사회를
소중히 여기고, 조국을 사랑하기 바랍니다. 광선유포의 모습은 니치렌불법
이라는 최고의 법리를 위해 살아가는 여러분이, 그 나라에서 '정신의 기둥'
'신뢰의 기둥' '양심의 기둥'이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광포의 도상에는
반드시 수많은 대난이 있습니다. 학회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인식 때문에,
박해와 탄압이 있을지 모릅니다. 퇴전한 사람들이 배신하거나, 조직을 어지
럽힐지도 모릅니다. 제육천의 마왕은, 전혀 예기치 못한 형태로 광선유포를
파괴하려 듭니다. 그러나 어떠한 일이 앞다퉈 일어난다 해도 어본존을 믿고
불의불칙(佛意佛勅)의 단체인 학회와 함께 광선유포를 위해 꿋꿋이 살기
바랍니다. 큰 시련을 이겨내야만 큰 공덕을 받고, 무너지지 않는 행복의 기반
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또 그때 각 나라와 지역도 크게 비약합니다.
신심은 용기입니다. 사자왕(師子王)의 마음으로 감연히 나아가기 바랍니다.
태양처럼 불타오르는 신심으로 태양의 불법을 꿋꿋이 말하고, 선구에 서서
세계광포의 길을 개척하기 바라며 제 인사를 마치겠습니다."
신이치의 기원과도 같은 혼의 부르짖음이었다.
2월 19일 오전, 신이치는 머레이 맥러호스 총독을 예방하기 위해 홍콩 총독
관저로 갔다. 총독은 친구인 주일 영국대사관의 마이클 윌포드 대사에게서
편지를 받고 신이치의 사람됨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회견을 고대
하고 있었다고 한다. 대화는 활기를 띠었다. 갈수록 번영하는 홍콩사회의
행정상 성과와 복지 등 여러 현황이 화제가 되었다. 또 총독은 홍콩중문대학
교 총장이기도 해서, 지금까지 홍콩중문대학교와 소카(創價)대학교가 추진한
교육교류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신이치는 대학총장으로서 힘써준 총독에게
깊은 사의를 표하고,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두 대학의 교육교류가 청년이
서로 우정을 맺고, 세계의 미래에 관해 기탄없이 의견을 교환하고, 스크럼을
짜고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교류를 통해 국가와 민족,
종교, 풍속, 습관 등의 차이를 넘어 '같은 인간'으로서 함께 고뇌하고,
슬퍼하고, 기뻐하고, 연대할 수 있는 인재를 저는 육성하고 싶습니다."
총독도 눈을 반짝이며 "예스, 예스" 하고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 찬동했다.
세계라 하더라도 근본은 '인간'과 '인간'이다. '같은 인간'이라는 원점으로
돌아가면, 마음을 서로 나누고 공감할 수 있다. 21세기까지는 불과 20여년
밖에 남지 않았다. 신이치에게는 세계평화를 위해, 인류의 미래를 위해
서둘러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었다. 신이치는 오직
시간이 필요했다. 인생은 시간과 벌이는 투쟁이다. 신이치 일행은 이날
오후 주룽의 대전회당에서, 홍콩SGI가 개최한 '79홍콩문화제'에 참석했다.
출연자 556명이 아시아의 평화건설을 굳게 다짐하며, 중국 전통 궁중무용과
추수춤, 사자춤, 합창, 연주 등을 열연해 화려하고 박력 넘치는 무대를 펼쳤다.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하며 행동하는 발랄한 생명의 약동은, 예술과 문화창조
의 원천이 된다.
문화제 출연자 중에는 중국인을 비롯해 영국인과 일본인도 있었다. 피날레
에서는 출연자는 물론 헬멧을 쓴 무대설치 요원 등 무대 뒤에서 애쓴 운영요원
까지 모두 무대 위로 올라와, 함께 어깨동무하고 큰 소리로 '홍콩광포의 노래'
를 열창했다. 환희 넘치는 대합창이 울려 퍼졌다. 신이치는 이곳에 인간공화
의 모습이 있음을 실감했다. 홍콩에 지구를 결성한 지 불과 18년 만에 이토록
성대하게 문화제를 열게 되었다. 신이치는 세계를 위해 더욱 힘을 쏟고 싶었
다. 그러나 매우 바쁜데다 고된 업무 속에서 시간을 쪼개어 해외를 방문할
수 있는 기회는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 각국에 온 힘을 쏟는다면
광선유포, 즉 세계평화는 비약적으로 전진할 수 있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
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관객석에 있던 신이치가 일어서서 인사했다.
"사람은 모두 평등하며, 인류라는 가족입니다. 그것이 우리 불법의 가르침
이고, 그 상징이 오늘의 무대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행복해지려고 신심을
합니다. 영원한 삶의 보람을 위해 신심을 합니다. 더 나아가 사회에서 우정을
맺고 평화의 연대를 넓히기 위한 신심입니다. 오늘 여러분이 보여준 환희
차고 약동 넘치는 표정은, 정말이지 행복과 보람이 넘치는 생명의 발로입니다.
또 여러분의 굳은 스크럼이, 바로 우정으로 맺어진 평화의 축도라고 저는
소리 높이 외치고자 합니다. 세계평화를 구축하는 일은, 우리 불법자(佛法者)
의 사명입니다. 그러나 평화라고 해도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자기
지역에 신뢰와 우정을 넓히는 데에 있습니다. 그곳에 인간공화의 모범을
만드는 일이 평화입니다. 부디 홍콩에서 평화의 세기를 밝히는 태양이
떠오르기를 바랍니다." 신이치는 홍콩에 21세기를 비추는 평화의 등대를
만들었다고 실감했다.
▶2p입니다
이케다 선생님과 함께 신시대를 나아간다 [1]
자, 창가가족의 공전보를 즐겁게
세계의 창가가족이, 푸른 지구를 희망의 빛으로 감싸며 새해를 시작했습니다.
오대양 육대주 어디서나 우리 동지는 활기차고 밝습니다. 신시대를 달리는
'지용(地涌)의 톱 러너'입니다. 생각해보면 도다(戶田) 선생님이 창가학회
상주어본존을 본부에 안치하고 첫 설을 맞은 것은 1952년이었습니다.
이 어본존 앞에서 나는 도다 선생님의 젊은 직제자로서 출진해 '대법홍통
자절광선유포(大法弘通慈折廣宣流布)'를 향해 도쿄 가마타에서 청년확대의
날개를 폈습니다. 다름 아닌 '2월 투쟁'입니다. 이후 65성상이 흘렀습니다.
지난 3일, 나는 광선유포 대서원의 전당(원명: 廣宣流布大誓堂)에서 모든
보우(寶友)가 더욱 건승하고 행복하기를, 그리고 학회가 더욱 전진하고
단결해 승리하기를 진지하게 기원했습니다. 니치렌대성인(日蓮大聖人)은
"이 경문(經文)은 일체경(一切經)보다 뛰어났으니 땅위를 달리는 자의 왕인
사자왕(師子王)과 같고, 하늘을 나는 자의 왕인 독수리와 같다." (어서
1310쪽) 하고 선언하셨습니다. 올 한해, 우리는 사자왕처럼 두려움 없이
불이(不二)의 사자후(師子吼)인 제목을 울리며, 어떠한 어려움도
용기 가득하게 이겨냅시다. 그리고 젊은 독수리처럼 씩씩하게, 시련의 거센
바람조차 힘으로 바꾸어 광포와 인생의 개가를 하늘 높이 세계로 미래로
떨칩시다!
대성인은 어느 해 설을 맞아, 시조 깅고 부부를 위로하고 칭찬하고자
"법화경을 수지한 사람은 일체중생의 주인이라고 부처가 보실 것입니다.
또 범천과 제석도 이 사람을 존경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기쁨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어서 1134쪽, 통해)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해마다 광선유포를 위해 힘쓰는 학회원이 바로 인류 중 가장 고결한 사명을
짊어진 리더입니다. 또 범천과 제석을 비롯해 무량무변한 제천선신이
우러르고 지켜주는 존재입니다. '청년확대의 해'이기에, 다 함께 젊고
활기차게 '일생성불' '인간혁명'이라는 자전과, '광선유포' '입정안국'이라는
공전을 끊임없이 추진합시다. 그리고 용감하게 명랑하게 희망과 행복
그리고 평화의 스크럼을 확대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무조건 서로 믿을 수 있는 좋은 벗이 있습니다.
그 신뢰에 보답해 광포를 위해 달리는 인생보다 더 상쾌한 로망은 없습니다.
불굴의 투혼을 발휘한 역주가, 미래의 벗에게 희망과 영광을 열어줄 것입니다.
사이좋게 서로 격려의 말을 걸고, 절묘한 팀워크로 창가가족의 공전보를
즐겁게 승리로 장식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