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랑 출발 10일 오후 6시 27분 김해 도착 180도 선회 착륙전 바람에 밀려 경로 벗어나
10일 베트남 나트랑에서 출발해 김해공항에 착륙하려던 진에어 비행기가 김해공항에 선회 착륙할 때 정상적인 경로를 벗어나 돗대산·신어산 방향으로 붙어 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당시 항적.
10일 베트남 나트랑에서 출발해 김해공항에 착륙하려던 진에어 비행기가 김해공항에 선회 착륙할 때 정상적인 경로를 벗어나 돗대산·신어산 방향으로 붙어 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람이 많이 불어 항공기가 더 밀려 올라갔기 때문이다. 김해공항 착륙의 위험성을 또다시 알려주는 사태가 발생했다.
11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10일 오후 4시 5분 나트랑을 출발한 진에어 LJ072D 항공기는 오후 6시 27분 김해공항에 착륙했다. 항공기는 B738로 승객은 163명이 타고 있었다.
김해공항은 착륙할 때 바람이 북쪽에서 불면 남쪽에서 착륙하고, 남쪽에서 불면 북쪽에서 착륙한다. 맞바람을 맞고 착륙해야 안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남풍이 불면 바다 쪽에서 접근하던 비행기는 남해고속도로 방향으로 올라가다 180도 틀어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발행하는 AIP(항공정보간행물)에는 ‘김해공항의 경우, 비상 상황 또는 불가피한 상황에 있을 때를 제외하고 모든 항공기가 소음 방지를 위해 남해 고속도로 북쪽으로 비행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돼 있다. 소음방지를 이유로 들었지만 고정장애물인 돗대산과 신어산이 있어 충돌방지를 위한 목적이 더 크다.
그러나 진에어는 남해고속도로를 훨씬 지나 선회했다. 뒷바람이 강하게 불어 북쪽으로 더 밀려 올라갔기 때문이다. 이날 태풍이 거의 지나간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바람이 꽤 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만 조종사가 장애물(산)을 인지하고 있었고 항공기 안전장비인 지면충돌경보장치(GPWS)도 울리지 않았다”며 “바람이 많이 불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선회경로를 이탈하면 조종사는 심리적으로 불안해지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른다. 실제 김해공항은 복항을 두번 시도한 뒤에도 실패하면 반드시 다른 공항으로 회항해야 한다.
진에어 관계자는 “태풍 때문에 바람이 심하게 불었고, 착륙하는 과정에서 남해고속도로를 일시적으로 넘었다”며 “정상적인 절차와 다르게 활주로 접근을 했는데, 지형지물 관련 이슈 없이 정상 착륙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진에어는 국토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해공항에서는 2002년 4월 15일 중국국제항공 129편이 선회 착륙을 시도하다 선회지점을 지나쳐 돗대산과 충돌해 12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