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을 파고든 단어 ‘키덜트’. 취미, 문화를 대변하는 키덜트가 어떤 의미를 지녀야 할지, 또 키덜트 상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정리했다.
1. ‘키덜트’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에서의 ‘키덜트’는 피규어, 프라모델 등 ‘취미’(Hobby)와 영화, 애니메이션 등’서브컬처’(Subculture)를 한데 담은 단어로 쓰이고 있다. 헌데, 정작 이 방면 취미와 문화를 깊이 공유하는 이들은 ‘출처불명’의 단어에 대해 그리 좋지 못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가 만든 ‘아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는 해외에서는 그다지 사용되지 않는 단어다. 대한민국 국내에서는 이 문화를 대변하는 단어인 ‘취미’(Hobby)를 제끼고 더 많이 쓰이고 있다.
‘키덜트’는 ‘부정적’인 사회적 편견을 담은 말이라 주장하는 이도 있다. 대한민국 장난감 수집가인 김혁 테마파크파라다이스 대표는 “키덜트는 취미-서브컬처 문화를 향유하는 이들에 대한 좋지 못한 말이다”라고 말한다. 다른 말로 풀이하면 문화를 공유하는 이들은 분명 ‘어른’인데 아이 취급한다는 것이다.
김혁 대표의 말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규어, 프라모델을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이는 분명 고쳐져야 할 편견이요 사고방식이다. 피규어와 프라모델 등은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 없는 값 비싼 어른들의 전유물이요 문화생활이다.
키덜트 상품의 근간은 영화, 애니메이션 등 서브컬처에 있다. 취미인들이 환호하는 프라모델, 피규어 등은 대부분 영화나 애니메이션 속 등장인물이다. 12월 영화 개봉을 앞두고 한창 쏟아져 나오는 영화 ‘스타워즈’(STARWARS) 관련 상품을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스타워즈 캐릭터 피규어는 바탕이 되는 영화 없이는 탄생되지 않는 상품이다. 스타워즈 캐릭터 피규어를 구입하는 사람도 피규어 조형물에 환호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심취한 세계관 속의 캐릭터에 열광하는 것이다.
▲ 스타워즈 에피소드6 제다이의 귀환 포스터 (이미지=스타워즈닷컴)
2. ‘키덜트’에 속하는 취미와 서브컬처의 영역
키덜트 문화를 대표하는 상품은 건담 프라모델(건프라)로 대변되는 ‘프라모델’과 영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정밀하게 입체화 한 ‘피규어’다. 최근 드론의 인기로 재조명되고 있는 ‘RC자동차-RC비행기’ 등도 빼놓을 수 없는 키덜트 상품이다.
1) 프라모델, 건프라
프라모델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을 뜻한다. 대부분의 프라모델은 조립이 필요한 비완성품이다. 과거 프라모델은 ‘조립식 장난감’이라 불리우기도 했지만, 현재 프라모델 상품은 아이들의 장난감이 아니다. 대표적인 프라모델인 ‘건프라’ 박스에도 아이들 장난감이 아니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프라모델은 ‘건프라’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건프라는 애니메이션, 게임, 소설 속에 등장한 ‘건담’이라 불리우는 로봇(모빌슈츠)을 조립이 필요한 형태로 제작해 판매하는 상품으로 일본의 종합 장난감 업체 ‘반다이’가 만든다.
▲ 건담 철혈의오펀스 등장 기체 '발바토스'
▲ 건프라로 꾸민 디오라마
프라모델은 로봇 등 메카닉을 상품화 한 것이 많지만 프라모델 업체 반다이와 코토부키야의 경우 인간 혹은 인간형 캐릭터를 프라모델로 만들어 판매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 프레임암즈 걸 ‘고우라이’ (이미지=코토부키야)
▲ 프레임암즈 걸 ‘스틸레트’ (이미지=코토부키야)
건담과 메카닉 외에 빼놓을 수 없는 소재는 바로 밀리터리, 전쟁이다. 탱크, 전투기 등의 무기 소재 프라모델은 일본의 타미야, 하세가와, 아오시마 등의 프라모델 업체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국내에도 아카데미과학이 밀리터리 프라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2) 피규어
‘피규어’는 크게 애니메틱 피규어와 리얼 피규어로 장르를 나눌 수 있다. 애니메틱 피규어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리얼 피규어는 영화 캐릭터를 입체화 한 것이다.
애니메이션 소재 피규어는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 이유는 성인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 대부분 일본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다양한 피규어 업체가 활약하고 있지만 그 중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는 ‘굿스마일컴퍼니’다. 굿스마일컴퍼니는 데포르메(déformer) 표현 방식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넨드로이드’ 피규어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다. 또한 맥스팩토리 등 다른 피규어 업체에서 만들어진 피규어의 판매/마케팅은 물론 각종 캐릭터 상품을 기획/제작/판매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 넨드로이드 ‘헤스티아’ 피규어 (이미지=굿스마일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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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넨드로이드 ‘치노’ 피규어 (이미지=굿스마일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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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츠네미쿠 그레이티스트 아이돌 버전' 스케일 피규어 (이미지=굿스마일컴퍼니)
리얼 피규어는 홍콩(중국)과 대한민국이 강세다. 대표적인 업체는 ‘핫토이즈’로 아이언맨, 어벤져스, 스타워즈 등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를 매우 정교하게 입체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목할 점은 리얼 피규어의 생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헤드’(머리) 파츠를 대한민국 국내에서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원형사는 홍진철 핫토이즈 프로덕션 코리아 대표이며, 홍 대표 외에도 조형 능력이 뛰어난 원형사 들이 활약하고 있다.
▲ 핫토이즈 리얼액션피규어 '아이언맨 마크43' (이미지=핫토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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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핫토이즈 리얼액션피규어 '스타워즈 루크 스타이워커 스톰트루퍼 버전' (이미지=핫토이즈)
3) RC-드론
‘무선조종’이라 불리는 RC는 자동차, 비행기, 보트 등 3가지 제품군이 주축이다. 최근 날개 4개로 쉽게 조종할 수 있는 ‘드론’(쿼드콥터)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취미인들에게는 드론보다 비행기나 자동차가 더 인기다.
RC는 북미, 유럽지역에서 인기가 많다. 이유는 달리고 비행할 수 있는 장소가 많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달리는 장소는 어떻게든 마련해 볼 수 있지만 비행할 수 있는 공간은 해외에 비해 다소 협소하다.
대표적인 RC 제작 업체는 미국의 호라이즌, 일본에서는 타미야, 쿄쇼다. 미국 제품은 큼직한 스케일이 장점이며, 일본 제품은 정교한 컨트롤이 장점이다. RC마니아는 자신이 직접 기체를 제작한다. 유튜브를 살펴보면 직접 만든 RC비행기가 날아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RC 취미는 파고들 수록 깊고 오묘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지만 그만큼 전자, 메카닉 등에 대한 지식은 해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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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쿄쇼 미니지 'AE86 이니셜D 스프린터 토레노' (이미지=쿄쇼)
▲ 호라이즌 RC 비행기 'F4U 콜세어전투기' (이미지=호라이즌)
4) TOYS
원래 키덜트 범주의 상품은 아니지만 ‘레고’와 ‘플레이모빌’, ‘토미카’의 경우 키덜트 상품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유는 콜렉티블 상품으로 손색이 없으며,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는 소재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토미카의 경우 콜렉티블 성향이 강하다. 하나둘 모으다 보면 멈출 수 없는 마력을 품고 있다.
▲ 레고 스타워즈 75102 포의 X윙 스타파이터 (이미지=레고)
키덜트 범주에 속하는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는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이 있다. 이들 콘텐츠는 키덜트 관련 상품을 창조시키는 근간이자 핵심 문화다. 프라모델도 피규어도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없이는 탄생될 수도 시장이 형성될 수도 없다. ‘소설’도 빼놓을 수 없는 키덜트 콘텐츠다. 우리가 즐기는 영화, 애니메이션도 소설 없이는 탄생되기 어렵다.
1) 영화
취미인이 환호하는 영화는 깊은 세계관을 지닌 SF작품이다. 대표적인 영화는 스타워즈, 스타트랙이다. 최근에는 아이언맨, 앤트맨, 어벤져스 등 마블 코믹의 히어로와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등 DC코믹의 히어로를 소재로 한 영화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마블-DC 작품은 스타워즈 못지 않은 키덜트 상품을 쏟아내고 있으며, 전 세계 수 많은 팬을 만들어 내고 있다.
▲ 스타워즈에피소드7 (이미지=스타워즈 공식페이지)
2) 애니메이션
최근 디즈니-픽사, 드림웍스 등이 만든 3D 애니메이션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키덜트 문화에서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아톰, 철인28호, 마징가Z를 시작으로 정말 많은 로봇 캐릭터를 창출했으며, 마법소녀라는 독창적인 장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매력적인 세계관과 캐릭터가 장점이다.
▲ 페이트/스테이 나이트 언리미티드 블레이드 웍스 (이미지=페이트스테이나이트UBW 공식페이지)
3) 게임
현재 게임 콘텐츠와 문화는 일본이 아닌 ‘미국’이 이끌고 있다. GTA, 헤일로, 언차티드, 콜오브듀티 같은 인기 작품은 모두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현재 인기 게임기는 소니가 만든 ‘플레이스테이션4’(PS4)다. 집에 PC가 있다면 ‘스팀’(Steam)이란 게임 서비스를 통해 수 많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 플레이스테이션4 메탈기어솔리드V 한정판 본체
게임시장은 현재 게임기에서 스마트폰으로 주축이 옮겨 갔지만 키덜트 문화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게임기다. 이유는 짧은 시간에 쉽게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용 모바일게임에는 깊은 세계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3. 키덜트 상품, 어디서 구할 수 있나?
1) 프라모델, 피규어
해외도 마찬가지지만 프라모델과 피규어를 동일한 매장에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프라모델과 피규어가 소비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피규어 좋아하는 사람이 프라모델도 좋아한다는 말이다.
국내에는 프라모델, 피규어 매장이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거의 서울에 집중돼 있어 지방에 사는 취미인은 쇼핑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매장은 반다이가 직접 운영하는 ‘건담 베이스’다. 건담 베이스에는 반다이가 생산하는 건프라, 피규어, 초합금 상품 등이 판매되고 있다.
▲ 건담베이스 강남
다양한 피규어, 프라모델을 한 곳에서 취급하는 곳도 있다. 바로 홍대 근처에 자리잡고 활동하는 ‘하비팩토리’다. 취미인들로 부터 ‘취미공장’이란 별명을 얻은 하비팩토리는 최근 매장 이전/리뉴얼을 통해 더 많고 다양한 상품을 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게됐다.
▲ 홍대 부근에 위치한 하비팩토리
2) 다이캐스트 자동차, 비행기
‘다이캐스트’는 모형 제조방식을 뜻하는 단어지만, 보통 ‘정밀한 축소 모형’을 일컫는 말로 많이 쓰인다. 국내 대표적인 다이캐스트 모델 판매 업체는 ‘레프리카’다. 매장은 강남과, 용산역에 위치하고 있다. 다양한 다이캐스트 상품을 한 눈에 확인하고 구입하려면 레프리카 강남 매장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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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프리카 강남
3) RC, 드론
국내에서 대표적인 RC 관련 상품 판매점은 ‘용산RC’다. 전자랜드 4층에 위치한 용산RC에는 완성품은 물론 다양한 RC관련 부품을 구입할 수 있다.
▲ 용산RC, 완제품은 물론 관련 부품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4) TOYS
‘레고’, ‘플레이모빌’은 장난감을 취급하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상품이다. 최근 용산역과 맞붙어 있는 아이파크몰에는 ‘레고’, ‘플레이모빌’ 매장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다. 특히 플레이모빌 매장의 경우 국내 정식 수입사인 아이큐박스가 직접 운영한다.
▲ 플레이모빌 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