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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댁 부산 어느 중학교 2학년 김 도 엽 작년 가을 나는 할머니 댁에 일손이 부족하여 일을 하러 갔다. 진주에 도착하니 우리 할아버지가 추수를 하고 계셨다. 할아버지는 언제나 팔팔하시다. 우리 가족은 일단 짐을 풀고 할아버지의 뒷산에 있는 감나무산에 감을 따러 갔다. 한참 올라가고 있는데 감을 다 딴 나무에 남겨 놓은 감을 보고 따려고 하니까 할머니께서 그건 새들이 먹게 남겨둔 것이라고 하셨다. 이 말에 조상님들이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느껴진다. 그렇게 뒷산을 오르다 드디어 오늘의 일터에 도착해서 감을 따기 시작했다. 한참 감을 따고 있는데 할아버지께서 감나무 중에 제일 큰 감나무에 올라가서 작업을 하시는데 아래에서 던져주는 감을 놓치지 않는 할머니와 환상적인 콤비플레이! 난 그 장면을 형이 들고 온 디지털 카메라로 찍었다. 그루작업을 하는데 신기한 모양의 감이 발견됐다.그 감을 보고 웃고 있는데 신긴한 감에 이름을 지어 주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형이 "이감은 할아버지 감 중 제일 특이하니깐 특감!" 이랬는데 나는 할아버지 감나무에서 나왔으니까 영감!" 이라고 하니 가족이 모두 웃었다.
감을 운반하려고 산 중턱에 있는 차도로 옮기기 위해 이상하게 생긴 운반 기구가 왔는데 바퀴는 탱크처럼 체인으로 감겨져 있고 윗부분은 수레처럼 생긴 걸로 옮기는데 감 한 박스도 무거운데 10박스를 한 번에 옮기는 기계랑 형과 나는 대결을 했다. 형과 내가 5번 왔다갔다 할 때 그 기계는 1번 왔다 갔다 하는데도 기계의 승. 9박스째에 형과 나는 체력이 고갈이 되어 뻗어 버린 것이다. 산 중턱에 있는 경운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서 밥을 먹는데 그 밥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게 먹은 것 같다. 반찬은 자연에서 자란 여러 나물과 할머니표 얼린 김치, 돼지수육, 손두부, 텃밭에서 자란 깻잎 김치가 있었다. 이 때 밥이 공봉이었다. 그 산더미만한 밥을 얼마 안 돼서 다 먹었다. 밥을 먹은 후 식별 작업을 하는데 A,B,C, D,E,급까지 있는데 A의 감은 E급 감의 3배 정도 돼 보였다. 그 다음 홍시감을 식별하다가 홍시를 먹었는데 떫어서 우리 형에게 즉시 먹여주는 센스! 그렇게 해가 질 때까지 일을 하고 몸을 씻어니 하루의 노고가 눈 녹듯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할머니 댁에서 잠을 자는데 잘 때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려오니 잠을 일찍 잘 수 있었다. 할머니 댁에서의 마지막 날, 그날은 나혼자 걸으면서 자연의 상쾌함을 느끼고 있는데 그 어느 손길보다 부드러운 산들 바람, 바람따라 고개 숙인 벼 , 옆에 조용히 흐르는 개울, 할머니 댁은 내가 유일하게 편안한 마음의 안식처요 자연과의 놀이터이다.
? 중학교 2학년 아들이 이런 생각으로 글을 적어 놓았길래 살짝 옮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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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관 거사님,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너무 재밌고 솔직한 글 잘 읽었습니다. 사람믈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미사여구가 아니라 이렇게 진솔한 마음을 풀어놓는 일입니다. 거사님, 화목한 집안이 그려집니다. 그래서 그렇게 감 맛이....어르신들께서 건강하시길 빕니다_()()()_
연세에 비해 너무 건장하신 도엽이 할아버지, 불자이신 할머니께서는 언제나 노소를 가리지 않고 합장으로 맞이하시는 온화함과 인정이 넘치는 가족입니다.
특감과 영감의 차이~ 재미있습니다.
세상에~ 도엽이의 글을 읽으면서 작년에 시골 산비탈 감 농장에서 감을 따던 풍경이 상상이 되어 웃음짓게 만듭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맛있는 특감을...대관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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