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청량산은
특히 가을 청량산은 숙원이었다.
몇번 기회가 올 때마다 여의치 않은 사정으로
인연이 닿지 않았는데
올 가을에는 놓치지 않으려고 꼭 잡았다.
역시 정다운산악회와 함께하면
산과의 인연이 아름답게 이어진다는 신념으로
청량산도립공원으로 들어가는 가로에 선
단풍의 유희에 산우들의 탄성이 높아진다.
단풍들이 붉다 못해 활활 타는듯 하여
내 가슴도 타들어간다.
다 타고 재가 되어 흩날리면 어쩌나 하고
타는 가슴 진정하고 단체사진부터 원~샷!
B코스 산우들
청량산의 산행 코스는 선학정-청량사-경일봉-
자소봉-연적봉-장인봉-전망쉼터-금강굴-안내소까지
약 12㎞ 코스.
청량사로 오르는 길가에
절정에 달한 단풍들이 울긋불긋 미소를 날린다.
거대하고 빽빽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열두 봉우리 중 연화봉 기슭 한 가운데
연꽃처럼 둘러쳐진 꽃술 자리에 자리잡은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 3년(663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법장 고봉선사에 의해 중창된 천년고찰이다.
가장 합리적인 코스를 가기로 의기투합한
남자 4인은 김생굴을 지나
단풍숲속으로 놓인 데크계단을 오르면
연화봉을 위시해 기암절벽들이 병풍처럼 별쳐진다.
능선에는 갈잎이 떨어져 수북히 쌓였고
더 올라서면 경일봉(845.7m)이 맞이한다.
낙엽길을 미끄러지듯 지나고 암릉도 받아치고 나아가면
천상으로 오르는 계단끝에 자소봉이 우뚝섰다.
자소봉(873.7m) 정상석에서 일동 인증샷!
자소봉에서 바라보는 북향 조망
전진하다 돌아본 자소봉의 또다른 위용
자소봉과 마주하는 탁필봉(855.6m)
탁필봉과 자소봉이 사랑이야기
연이어서 만나는 연적봉(846.2m)
연적봉의 고사 소나무를 어찌할 수 없는
안타까운 심정을 남기고 돌아선다.
하늘다리와 장인봉을 나무사이로 바라보고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전진만이 답이다.
이런 각오로 가면
계단을 내리고 오르고를 단속적으로 반복하는 것도
재미요. 체력을 단단하게 하는 운동 쯤으로...
그러다 보면 하늘다리를 만나고 건너고
진경산수화같은 풍광도 감상하면서
기암절벽으로 꽃 피운 청량산의 진수를 다 받아드린다.
드디어 마지막 목표 장인봉(870m)을 만났다.
함께한 산우들은 청량폭포 쪽으로 하산하고
인곡은 직진하여 청량을 더 섭렵하기로 한다.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과
구름사이로 조명처럼 비추는 햇살에 가을산이 반짝인다.
45도로 선 계단을 내려다 보면 아찔하고
올려다 보면 천상으로 오르는 것 같아 경이롭다.
전망쉼터에서 장인봉을 배경으로
전망쉼터 동북향의 조망
서향은 향수를 자극하는 아득한 산그리메가
수묵화처럼 그려졌다.
계속 내리는 길임에도 경사가 심히고
관절이 부담스러운 듯 조심스럽기만 하다.
산기슭에는 단풍이 절정에 달해 축제 분위기,
산중에는 시들고 말라버린 단풍이 서글퍼기만 하다.
45도 여러 계단을 지나면 목침계단이 흘러내리고
금강대 절벽 잔도구간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
금강굴을 지나
관광안내소와 상가가 있는 주차장이
발아래 펼쳐지니 희망도 보인다.
드디어 풀코스같은 산행을 무사히 끝내고
단풍과 은행이 펼치는 가을 축제장에 도착,
올해는 제대로 핀 단풍 만나기가 어려웠는데
잠시나마 불같고 새악시같은 단풍의 광휘를
청량산에서 경험했다는 것에 더 감동 할 수 밖에
기암괴석 12봉이 연화처럼 꽃피운 수려한 청량산을
절정에 달한 단풍과 함께 첫 선을 본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감격하고 모두를 사랑한 하루인 것 같다.
2024. 11. 13
봉화 청량산에서 인곡
첫댓글 가을 만큼이나 설레이는 마음으로 산행후기를 읽어봅니다 어는하나 놓칠 수없으리 만큼 마음에 와닿네요
사진 넘 감사하고 멋진사진도 덤으로 즐감하고 감니다.
구석까지 놓치지 않으시고 봐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청량산 산행을 함께해서 참 좋았습니다.
가을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네요. 낙엽을 밟으면서...^^
가을이 다 가기전에 산을 오르면서 여유도 부리고 목운동도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수려한 산행후기 즐감합니다.
함께해서 즐거운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