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은 ㅡ"
김 진 오
아직 찬기가 돌며,
아낙들의,
물 긷는 새벽 時間 ㅡ
긴긴 섣달 초아흐랫날 밤, 내내 뒤척이다
조갈속 冷水가
가슴을 타고 내려 벌컥이니,
타는 고뇌가 되새김 할 때 ㅡ
나는, 영락없이 ㅡ
유서같은 낙서를 휘갈기곤 했었지
미사 여구에 버므린,
낙서가 아니고 ㅡ
가슴을 또닥,또닥
분첩으로 찍어 내듯 ㅡ
수만갈래 갈라진
머릿속을,
차곡 차곡 정리 하려 했지만 ㅡ
늘,
같은 자리를 맴돌다
저동네 개짖는 소리에 ㅡ
허름한, 새벽을
부산히,
나서고 마는, 나에게ㅡ
새벽은 오늘도,
이즈러진 西片의 달과 함께,
별처럼 외로이, 외로이
내려다 보며
허옇게 웃고 마는것이었어 ㅡ
"무궁화"
김 진 오
5천여년 ㅡ
이땅의 歷史 수레바퀴를
쉬임 없이 돌리는 先人과
함께 하는 꽃이 있었다
기우는 民族 전운이 돌면
무너진 자갈더미속이라도
붉은건 두루고
벌겋게 달구어진
쇠망치로 힘껏 내리치며
바로 잡는 先人들이
있었으니
그가,바로 韓民族 기상
아니었던가
보라ㅡ
늘,선인들과 함께 했던
"無窮花"
바람이 불면 잠시 흔들릴지라도
부러지지 않는 無窮花
歷史의 파란과 굴곡을
지켜 낼 때도
함께 피었던 무궁화
장엄하리만큼
균열의 時空間을 지켜내니
얼마나 아름답고 강한
우리 꽃이던가
피어라,피어라 활활
지지않는 敍事詩의 영원한 꽃으로
우리겨레꽃 無窮花여
"공 허"
김 진 오
허공에 힘없이 매달린
실오라기가
무기력한,잔기침소리에도
나불나불 거림이 ㅡ
마치, 나와같구나
문풍지 우는, 황소바람은
문밖의 나목을
발가 벗겨놓고
섣달 정월도 가기전
봄의 꽃을 기다리다니
막연한 희망속의
절망이나 배우지 말아야 하는데
깊어 가는 시름을 덜어 보고자
웃음을, 쥐어 짜 보지만
그저, 다가서는것은
"헛웃음속의 공허야"
"회 상"
김 진 오
이렇게 몇날 며칠
바람 불고
흙 먼지 날리는 날이면
우린 ㅡ
앉은 뱅이 책상에 앉아
고즈넉한 산골 자락
그을린
오지 굴뚝이 매달린
오두막칸을 생각한다
고단 했던 우리들의
어머니들
하루를 마감하며
마들가지를
아궁이에 디밀었을 때
구들장 따라
오지 굴뚝위
풀어 헤쳐지는
군불내
읍내까지 그윽하니
지게 고리
덩그러니 매달린채
고둥어 자반은
흔들 흔들 ㅡ
재 너머 장터 설렁탕집
장작 내다 팔고 ㅡ
막내딸 출생 신고 하러가신
아버지 ㅡㅡ
시장끼에 발길을
재촉하던
우리들의 오두막칸
이젠
문명의 이기일까
할머니 할아버지
고리타분 동화같은
얘기가 되어 버린
우리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