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뚜 라 미
세월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면 자연의 섭리에 따라 어김없이 우리 곁에 왔다가 소리 없이 사라져 가는 것들이 있다.
시월이 가면,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 가는 것들 중에는 나뭇잎들의 엽록소와 용담, 석산, 쑥부쟁이, 개미취, 코스모스와 구절초 같은 초가을 꽃들뿐만 아니라 이름을 떠올려야 비로소 ‘아참, 그렇구나...’라고 공감하는 가을의 전령병(傳令兵)으로 알려진 귀뚜라미가 있다.
가을소식을 제일 먼저 전해주는 전령병으로 알려진 귀뚜라미는 실은 7월에 들녘에서 울기 시작하여 8월에는 마당에서 울고, 9월에는 마루 밑에서 울고, 시월에는 방 안에서 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귀뚜라미를 가을 전령병으로 알고 있는 것은 입추를 지난 8월 중순이후부터 마당이나 마루 밑 등 지근거리에서 우는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 원인인데, 흙 마당이나 옛날 집 같은 마루가 없는 현대식 주거문화에서는 8·9월 사람가까이 다가와 우는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가 없기에 가을이 언제 왔는지 가늠하지도 못한 채 어느새 중추(仲秋)를 맞는다.
전 세계에 약 3천여 종류의 귀뚜라미과에 속하는 곤충들이 살고 있다고 하는데 주로 한국, 일본, 중국에 살고 있으며, 그 중 우리나라에는 왕귀뚜라미를 비롯한 8종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두 쌍의 날개가 있으며 안 쪽 날개는 나를 때 쓰는데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거의 날지 않으므로 평소에는 별로 쓸모가 없다. 바깥 쪽 날개는 오톨도톨한 돌기가 나 있어서 서로 겹쳐 비비면서 소리를 내는데 ‘귀뚤귀뚤’ 소리를 낸다고 해서 ‘귓돌이, 귓돌암〔貴突巖〕’ 등으로 불러온 것이 귀뚜라미로 통칭됐다.
특이한 것은, 고기를 쌀알만큼씩 썰어서 영사(靈砂: 수은을 고아서 결정체로 만든 약제)를 섞어 먹이로 주면 싸움을 잘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예로부터 노래하는 곤충으로 사람과 가까웠던 귀뚜라미는 수컷이 노래하고(울고), 암컷은 음치인데 누가 헤아려 본 것인지 수컷은 2만 번을 울어야 암놈에게 다가갈 수 있다니 실로 애달픈 사랑이 아닐 수 없다.
귀뚜라미는 그 울음소리가 가냘프고 청아하여 예로부터 독수공방하는 과수댁이나 자식 없는 늙은이, 고향 떠난 나그네의 시름 등 가엾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딱한 모습이나 애달프고 구슬픔을 표현할 때 많이 등장하면서 고독감이나 외로운 감정을 부추기는 곤충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농촌진흥청과 경북대학교병원이 함께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왕귀뚜라미가 주는 심리·의학적 변화를 조사한 결과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 온 사실과는 달리 왕귀뚜라미를 기르면 오히려 맑고 고운 울음소리를 내어 사람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준다는 것이 증명되었다는 것이다. 즉, 2개월 간 왕귀뚜라미를 돌본 노인들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인지기능 변화를 관찰한 결과 우울증 지수가 낮아진 반면 인지기능지수, 삶의 질 지수는 상승되었으며, 집중에 관여하는 뇌 부분 활성도가 높았고, 수행하는 임무의 정확도가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연구결과다.
귀뚜라미는 몸길이가 18mm 내외로서 대부분이 흑갈색이나 메뚜기를 닮아 거부감이 별로 없고 잡식성이라 동·식물질을 가리지 않고 잘 먹으므로 어린이에서부터 노약자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쉽게 기를 수 있는 곤충이다.
이 귀뚜라미 연구가 최근 일상 속에서 자주 접하는 생활 음향으로 마음의 평화를 얻고 불면증이나 심리적 불안증을 해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ASMR(자율감각쾌락반응)’연구와 더불어 노인 우울증을 완화시키는 실질적 대안으로 발전되었으면 좋을 듯싶다.
옛날 집 마루나 댓돌 밑, 돌담구석과 기와 밑 등 주로 어둡거나 습진 곳에서 울고,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싸움을 할 때, 암컷을 유혹할 때 서로 다른 소리로 울면서 사람가까이 다가와 살던 귀뚜라미는 땅속에서 알로 겨울을 나고 주로 8~10월에 성충으로 나온 뒤 6~8주를 살다가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늦게 나온 놈은 따뜻한 재래식 부엌 후미진 곳이나 온돌방 외진 곳, 두엄자리 등 한겨울에도 온기가 유지되는 어두운 곳에서 겨울잠을 자는 놈도 간혹 발견할 수가 있다. 겨우살이의 모양새가 어떻든 만추와 초겨울이 겹치는 시월이 가는 것과 같이 귀뚜라미는 사람들의 생활주변에서 자취를 감춘다.
가을이 깊어가고 달랑 두 장 남은 달력을 처연(凄然)하게 바라보아야 하는 이 계절의 끝자락에 우리 곁에서 언제 사라져갔는지도 모르는 귀뚜라미와 그 울음(노래)소리가 노인 우울증 지수를 낮추고 인지기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보면서, 우리와 인연 맺고 사는 만물이 하나같이 귀하고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불가(佛家)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는 것이다. <2015. 11. 1>
첫댓글 감사합니다.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善光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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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일심광명화신아미타아미타아미타()()()
묵온(내려놓기)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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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귀뚜라미 소리를 들어본 지가 언제였나? 생각이 안 납니다.
이곳으로 이사온후론 못 들어본것 같네요.
오래된집 근처에나 들릴란지요? 새집에서, 또 높은층에서는 어렵겠지요?
어디서 두어마리 구해다가 키워 보고싶습니다.
무애님 덕분에 귀뚜라미의 추억을 찾았네요.
귀뚜라미의 생애도 알게 되고,...
감사합니다.
가을날 밤에 귀 기우려 귀뚜라미 소리를 들어보려고 해 봤습니다. ㅎㅎㅎ
일심 광명 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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甘露華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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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일심 광명 화신 아미타 아미타 아미타불()()()
반야행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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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아미타 ()
悲郎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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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 광명 화신
감사합니다 무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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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파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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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살알던 단어 귀뚜라미 ! 참으로 정감이 가는 단어입니다.
어렸을때 할머니네 가면 따뜻한 가마솥옆에서 긴다리를 뻗고는 귀뚤 귀뚤 울던 녀석! 어렸을때도
무섭지 않고 가만히 잡아봤던 유일한 곤충이었지요.....그때로 돌아가 보게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보덕심님, 잘 읽어주시고 옛 기억을 더듬을 수 있었다니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그래서 '모든 인연의 은혜에 감사하고 보은하라'는 가르침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_()()()_
선법행님, '모든 인연의 은혜에 감사하고 보은하라'는 가르침에...' 라고 찝어내신 선법행님의 혜안에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감사합니다.고맙습니다.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벽공(碧空)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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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성공거사님, 일독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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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유정해원명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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