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11. 12. 일요일.
늦가을 날씨가 무척이나 서늘하고 춥다.
오늘 서울지방의 최고 온도는 영상 5도, 최저는 영하 2도.
오는 금요일(11. 17.)에는 서해안 산골 아래에 있는 시골집으로 내려가야 한다. 오랫동안 비워둔 집이라서 안광에 있는 유류보일러가 제대로 작동하려는지 모르겠다. 제발 무탈했으면 싶다.
일요일(11. 19.)에는 종가 종손들이 모여서 시향/시제를 지내야 한다.
나는 낡은 시골집에서 며칠간 머물러야 하는데 방바닥이 따근따끈했으면 싶다. 가스렌지도 제대로 작동했으면 싶다.
시골집을 오랫동안 비워두었으니... 걱정이 앞선다.
오늘도 오후에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서호 쉼터로 나갔다.
천천히 한 바퀴를 돌았다. 조금은 다리 운동이 되었겠지.
이제는 등허리가 나날이 굽어져서 걷는 것조차도 벅찰 때도 있다.
늙어간다는 게 마냥 즐거운 일은 아니다.
오늘 밤에도 베란다에 전등불을 켜서 140개쯤의 화분을 건성으로 내려다보았다.
혹시라도 징그러운 벌레들이 눈에 띌가 싶어서.
눈에 띄인다면 티스푼으로 떠올려서 꽃삽 안에 올려놓고는 탕탕 내리쳐서 몸뚱이를 잘라 죽인 뒤에 하수도 구멍에 밀어넣겠지만서도 요즘에는 눈에 별로 띄지 않는다.
올 11월 들어와 징그러운 벌레인 민달팽이, 공벌레, 작은 거미류 등을 보지 못했다.
이들 작은 벌레들은 추운 겨울철인데도 아무런 옷도 입지 않고, 양말도 신지 않는다. 특히나 맨살덩어리인 민달팽이는 몸뚱아리에서 끈적거리는 분비물로 더러운 흔적을 남긴다. 자기들 몸뚱이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민달팽이들은 이 추운 겨울철에는 화분 흙속에 들어가서 맹추위를 피하는가 보다.
* 앞으로는 더욱 추워지고, 내년 4월 중순까지는 무척이나 춥다.
아내가 쌀 씻은 뜨물은 내게 주면 나는 작은 컵으로 쌀뜨물을 떠서 화분에 조금씩 나눠서, 골고루 부어준다.
식물뿌리도 목이 말라서 차거운 물이라도 기꺼이 반길 게다.
내가 사는 23층 아파트 베란다는 유리창문을 닫았다고 해도 무척이나 서늘하고 춥다. 때로는 얼음도 얼고....
화분 속의 작은 벌레들(민달팽이, 공벌레, 작은 거미류, 작은 개미 등)이 겨울철에는 자숙했으면 싶다.
그래야만 내가 밤중에 베란다에 나가서 화분 속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줄어들 게다.
화분 속의 벌레 :
민달팽이, 공벌레, 작은 거미류, 총채벌레, 쥐며느리, 깍지벌레, 응애, 개각충, 진딧물, 온실가루이, 집게벌레, 작은뿌리파리, 톡토기, 작은 개미 등.
화분 흙에 농약을 뿌릴 수도 없고...
화분 흙을 냄비 안에 넣어 물 부운 뒤에 가스렌지 불로 뜨겁게 삶기도 하나..... 아내가 싫어한다.
가스료가 더 나온다며....
별 수 없이 밤중에 전등불을 켜서 화분 바깥으로 기어나온 벌레를 찾아내야 할 터.
눈에 잘 띄지 않을 만큼의 작은 벌레들은 그냥 놔둘 수밖에.
추운 겨울철에 두꺼운 옷을 껴입고, 장갑 끼고, 양말 신고, 또 불을 피워서 방바닥을 뜨끈뜨끈하게 덥히는 동물은 오로지 사람뿐이다. 아마도 신(귀신, 영혼 등)들도 아무런 것도 걸치지 않고는 추워서 벌벌 떨고 있을 게다.
이 추운 겨울을 날려면 벌거벗은 신들도 꽤나 걱정하시겠다.
2023. 11. 12.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