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시아버지는 꼿꼿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더 이상 아무런 말이 없었다. 다리를 포갤 생각도 하지 않았다.
술잔은 그의 넓적다리 위에 놓여 있었다.
나는 시아버지의 표정을 분간할 수가 없었다.
그가 앉아있는 안락 의자가 벽난로 불빛을 등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나 말이다. 한 여자를 사랑한 적이 있어.
니 시어머니가 아니라 다른 여자를 말이야.”
감고 있던 내 눈이 나도 모르게 번쩍 뜨였다.
“난 그 여자를 누구보다 사랑했어.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
나는 사람이 사랑을 그렇게까지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어.
아니,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몰라도 나는 그런 식으로
사랑하도록 생겨먹지 않은 사람이라고 늘 생각했었지.
사랑을 고백한다느니 그리움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느니...
사랑의 열병 때문에 초췌해진다느니 하는 것들은 나하고 거리가 멀었어.
사실 나는 사랑이니 열애니 하는 말만 들어도 코웃음을 치던
사람이었으니까. 사랑이 밥먹여주냐? 하면서 냉소를 흘리곤 했었지.
난 사랑이라는 것을 최면과 미신의 중간쯤 되는 것으로 생각했어.
그런 내 입에서 사랑이라는 말이 나오면 그건 거의 욕이나 다름 없었지.
그랬는데 가장 예기치 않은 순간에 사랑이 나를 덮쳤어.
내가... 나같은 사람이 한 여자에게 사랑을 느끼게된거야.
나는 마치 어떤 병에 걸린 듯이 사랑에 빠졌어.
그것을 원하지도 믿지도 않았는데 내 의지에 상관없이
그것으로부터 나 자신을 지킬 새도 없이 그렇게 빠져든거야.
그러다가....”
시아버지는 목을 가다듬었다.
“그러다가 그녀를 잃었지. 사랑에 빠질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안나 가발다의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중에서 -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어느새 눈을 돌리고, 또다시 주책맞게 떨리는 가슴이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사랑에 빠져서 영원한 사랑을 믿으려고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있습니다.
뒤돌아 보지 마세요. 옆사람을 보지도 마세요.
그 사람이란 바로 우리들입니다.
비스게에도 아시는 분들 계시겠죠?...
SBS 파워FM 김창완 아저씨의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일명 "아침창"의 한 코너..
사랑 아직 끝나지 않았다에서 퍼왔습니다. 8/10일자 네요...
아침 9시 반쯤에 방송되는데.... 제가 군대 있을때는 월요일부터 목요일... 9시 42분부터
9시 47분 사이에 항상 읽어주시곤 해서... 그 시간마다 일과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들으려고
무진장 노력했었던 기억 나네요... 한 상병달고 쯤부턴가 몰래 들고 들어간 소형 라디오로..
후임하고 근무설때 몰래 듣고는 했는데... 나중에 완전 짬차고는...항상 그 시간만되면...
똥마렵다면서 화장실에 가서 변기에 앉아 김창완아찌가 읽어주시는 여러가지 사랑이야기에
귀기울이던 기억... 잊을수 없을듯 합니다...
좋은 글들 비스게분들하고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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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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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가슴아프네 ㅡ.ㅡ;;;; 영원한 사랑은 없지만 사랑은 계속된다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