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기 경과가 한화패 / 현대승으로 나뉘면서 사실상 정규시즌 2위 탈환이 아주 어렵게 됐습니다. <3.5>라는 숫자 자체는 3~4연승 한번에 뒤집을 수 있을 것 처럼 보이지만, 이제 겨우 16게임 남은 상황에서 저걸 뒤집기란 참 어렵죠. 또 우리만 연승을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고 현대 역시 연패를 해야 하기 때문에 2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치는 것은 이제 <최선>의 문제가 아니라 <운>에 맡겨야 할 상황까지 왔습니다.
물론 3위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고 해서 잔여시즌 승패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은 아닙니다. 수치상으로는 아직 역전이 가능한 상황인 만큼 일단 승수는 벌어야겠죠. 하지만 김인식 감독이 "류현진을 정규시즌에 아끼겠다"라고 발표한 것은 "포스트시즌에서 한 경기라도 더 등판시키겠다"는 의지로 이해할 수 있고, 이는 감독님 역시 준플옵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근거입니다.
만일 우리가 준플레이오프를 치뤄야 한다면 작년처럼 선전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힘없이 무너지지는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특히 준플옵을 거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팀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 걱정은 더욱 커지시겠죠. 하지만 올해는 일단 작년보다 나아진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준PO가 3전 2선승제로 바뀌었다는 점이죠. (우리가 PO에 진출한다고 가정할 경우) 최소한 작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력소모가 덜 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심각한 문제가 하나 발생하는데요, 바로 우리 준플옵 상대가 <두산베어스>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는겁니다. 미러클 두산... 베어스는 가을 야구의 대명사입니다. 분위기 한번 타면 겉잡을 수 없이 밀고오는 두려운 팀이죠. 리오스-박명환-이혜천에게 말리면 힘 한번 못 쓰고 넉다운 될 수도 있으며 이종욱과 고영민같은 주자들은 아시다시피 한화이글스에게는 최악의 상대입니다. 이제는 우즈도 없고 심정수도 없지만 김동주의 페이스가 올라왔고, 비록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도 단기전에서 뭔가 해내는 홍성흔도 있습니다. 그리고 류현진의 퍼펙트를 깨뜨린 안경현도 (적어도 올해는) 우리팀 타자들에 비해 뒤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2001년 준플레이오프 / 2005년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게 한 경기도 잡아내지 못하고 무너졌습니다. 99년 우승 당시에는 두산을 누르고 올라갔지만 그 이후의 포스트시즌에서는 언제나 두산에게 발목을 잡혔죠.
물론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그것을 설욕한다면 멋진 복수가 됩니다. 하지만 두산이라면, 그것도 <작년보다 달리기가 빨라진> 두산이라면 일단 피하고 보는 것이 상책입니다. 우리는 류현진과 문동환이라는 두 개의 킹카드를 갖고 있지만, 요즘 분위기라면 타자들이 1점 이내로 묵이고 상대의 발에 페이스를 잃어 2점 이상 내주고 패하기 딱 좋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할 일은 하나입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감안해 류현진과 문동환을 아끼되 '3위 굳히기'가 아니라 '그래도 아직은 2위'를 목표로 두는 것이죠. (그러다가 앞으로 2경기 정도 삐끗하면 바로 발 빼고 3위 굳히기로 가야 합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기아 타이거즈의 선전을 바라는 수 밖에 없지요. 한기주-윤석민 불펜 라인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달했고 거기에도 역시 날쌘주자 이용규가 있지만 적어도 올해 만큼은 기아가 더 편한 상대니까요.
지금 기아가 4위라면, 준PO가 작년과 달리 3전 2선승제라는 점을 감안해 오늘부터 발을 빼도 됩니다. 하지만 지금 4위가 두산이기 때문에 우리는 지친 몸을 이끌고 어쩔 수 없이 또 진을 빼야겠네요. 시즌 막판의 페이스 조절 실패로 06시즌 농사를 그르칠 위기에 처해있는 9월입니다. 7개구단 중 올해 이글스의 발목을 가장 강하게 잡고 있는 팀은 오석환이 얽힌 SK가 아니라, 지금 턱밑에서 숨을 조여오고 있는 두산베어스일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최영필이 부상당한 경기도 두산전이었군요. 후훗)
첫댓글 두산은 정말 얄밉게 잘한다죠.. 제발 그나마 나은 기아가 4위가 되길 ㅡㅜ
두산 정말 싫은데 -_-.. 기아가 두산보다야 낫죠 ;;
개인적으로 두산은 참 매력적인 팀이라고 생각하지만, 준플에서는 정말 만나기 싫은 상대에요. 오늘부터 무조건, 기아 화이팅!
어제 SK가 한화이겼으니 이왕진거 그냥 SK가 올라왔으면 ㅋ
두산과 일전은 피할수 없다고 봅니다............기아는....에혀~
이종욱과 고영민, 정말 싫고 이들에게 농락당하는 배터리는 더욱 싫어요... 왠지 불길한 느낌의 포스가...
이글스의 발목을 잡는건 우리 이글스 자체죠.. 최근에 경기 하는거 보면 시즌 초-중반에야 애교로 봐줄 수 있었다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2위 할 수 있는 기회를 발로 차고 있는게 우리 구단 자체입니다..
저도 기아가 올라오길...두산은 시러요...거디다 광주에 살고있으니...멀리서응원하는데..준플?을 하게 된다면..광주에서...하길...
투수력은 그렇다치고..한화의 고질적인 병..뻥야구좀 어떻게 고쳤으면 하네요..준플에서..언제까지 홈런기대할수도 없는 노릇이고..그렇다고..이종욱처럼..발빠른 선수도..뭐..그다지;;그렇다면..철저한 팀배팅인데..이걸 과연..잘해낼수 있을지..ㅠㅜ 아무튼..한화선수진 노장들도 많은데..일단 2위했음 좋겠네요..
기아가 올라오면 좋은 이유 한가지 더==문동환 기아전 성적을 보시면 아실듯..거기에 현진이 나오면 가볍게 2승 체력소모 별로 없이 플레이오프 진출 두산이 올라오면 좋은 이유는 한가지밖에 없네..==잠실 직접가서 볼수있다는거..
맘들은 다 똑같군요...^^;;; 저도 기아가 올라오길 간절히 바랍니다...두산하고 한다면...에효,,,번트에 도루...참...난감해집니다...기아...힘 좀 내길...
오늘 삐끗했으니 이제는 3위 굳히기로 가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