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병실 도배작업이 한창인 전주 우석대한방병원. 병원에 도배작업을 하는 것도 생소하지만 발라지고 있는 벽지는 다름 아닌 전주한지. 그것도 맥반석, 쑥, 편백, 황토, 숯이 첨가된 기능성 수록지였다.
일반 기계지로 뽑아낸 벽지는 있었어도 직접 수작업으로 한 장 한 장 떠낸 기능성 한지벽지는 처음이라고 한다. 사각형의 한지를 격자무늬로 시공을 하는데 4,5층 특실과 산후조리병동 등 모두 30개 병동에 작업중이다.
오랜 연구 끝에 지난 7월 시제품을 출시한 천양제지 대표 최영재씨는 “편백의 경우 살균,항균효과가 뛰어나 곰팡이 서식이 불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흑석골 집에 먼저 시험삼아 편백과 쑥이 들어간 한지로 직접 발랐는데 올해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의 아토피와 여드름이 없어지고 방안분위기도 차분해져 안정감이 최고다”고 자랑한다.
병원측 관계자는 “병원병동을 이렇게 한지벽지로 꾸미는 것은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며 “각병실마다 시공을 마친 후에는 적극 홍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지가 좋다는 말은 들었지만 왜 좋은지 몰랐었는데 이 기회에 자세히 알게 돼 좋다”며 환자들 반응도 뜨거웠다.
이런 입소문에 대전의 한방병원에서도 견적의뢰가 들어온 상태.
이 한지벽지는 또 산학협력기관인 공예공방촌 지담의 소개로 지난 8월초 전북도지사 관사 1,2층에도 시공됐으며 천연재료로 만들어 새집증후군이 없어 일반 가정집 어린이방이나 어린이집 등에서도 인기가 높다.
기능성 수록지이기 때문에 가격이 비쌀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상 일반 고급벽지와 큰 차이가 없다. 종류에 따라 평당 1만2,500원에서 3만원선으로 30평 아파트기준으로 100만~150만원이면 시공이 가능하다. 일반 지업사로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천양제지 측에서 직접 시공까지 맡아서 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을 맞출 수 있었다고 한다.
최영재 대표는 “한지하면 옛날 것이라는 인상이 강했지만 요즘엔 어떤 인테리어 소재 못지 않게 세련되고 우아한 제품들이 많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한약재를 접목시킨 한지벽지 등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