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년 1 월 15 일 목요일 맑음
갈마루님이 엿기름 만드는 법을 물어오신 김에
어제 일기에 이어 나머지 사진과 설명을 덧붙여 본다.
잘 기른 엿기름을 바구니에 넣고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 후 ( 열을 식히기 위해서 )
뭉친 부분들을 일일이 손으로 떼어 편다.
겨울 햇볕에 말려 놓으면 얼었다 녹았다 하며 단맛이 더해가며 완전히 마르게 된다.
완전히 마른 엿기름을 손으로 비벼 타닌성분인 싹과 뿌리를 털어내어 떫은 맛을 제거하고
키로 잘 까불리면 깨끗한 알맹이만 남게 된다.
맷돌로 갈거나 양이 많으면 방앗간에 부탁하여 거칠게 빻으면 완성이 된다.
엿기름의 삭히는 효능은 암환자에게도 특효이다.
밀싹도 최고의 식품이고 밀짚으로 만드는 효소도 온갖 병에 뛰어난 효능을 낸다 한다.
밀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훌륭한 식품인 셈이다.
다음달 쯤에는 완성된 엿기름을 판매할 예정이니
필요하신 분들은 꼭 기억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오늘도 어쩔수 없는 일이 생기는 바람에
저녁은 자연식을 못하게 되었다...^^
10 년 세월을 함께 유기농을 헤쳐 온 산속농부 친구가
청국장 만드는 약콩을 부탁해 오는데 그보다
며칠전 집 지을려고 산에서 아름드리 나무를 하다
그만 부주의로 기계톱에 다리를 베이는 사고를 당한 모양이다.
불행중 다행히 다섯바늘 정도 꿰매는 경미한 사고로 그치게 되었지만
이 추운 겨울날 일정에 쫓기어 무리하게 강행을 했을 터인데
오히려 다치기까지 하였으니 설상가상 안타까운 일이 되었다.
기계톱질 같은 위험한 일을 할때는
모든 기운이 잘 맞도록 조심을 하지 않으면
언제든 불의의 사고를 당할수 있다는 것을 또 한번 보여준 셈이다.
바쁜 마음들이 앞을 서다보니 날짜 걱정을 하게 되었을 테고
하루라도 빨리 준비를 하기 위해 다급한 마음이었겠지만
웬지 그날 아침엔 날씨도 춥고 하여 일을 하고싶지 않았다 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옛 말을 생각해 본다.
부탁도 있고 하여 병문안겸 찾아갔더니
오늘이 생일이라며 미역국을 내놓는다...^^
가지고 간 복분자주로 축하주를 나누며
집 짓는 얘기들을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우고 돌아왔다.
그 친구는 10 년 귀농 경력의 경험과
직접 자신의 손으로 집을 한채 지어보았던 경험까지 더하여
집 한채 짓는데 아주 저렴한 비용을 생각하고 있었다.
지인들의 도움을 많이 고려하여
그 친구의 능력이면 가능할듯도 싶은데
요즘 자재값이 워낙 비싼 탓에
현실성이 의문이기도 하다.
풀천지도 아들들의 집 지을 준비와 걱정을
하기 시작한 셈이니 많은 기대를 가져 본다.
그나저나 이제 그만 날씨가 풀렸으면 좋겠다.
잘 얼지 않는 소주가 얼어간다.
옛날에는 최저 기온에 맞추어 소주의 도수가 25 도 였는데
온난화의 영향인지 자꾸만 사람들이 약해지는걸 맞추려고 해서인지
요즘 소주의 도수가 20 도 아래로 자꾸 내려가기 때문일 것이다.
너무 추워도 안되고 너무 따뜻해도 안되고
너무 급해도 안되고 너무 걱정해도 안되는게
세상 순리일 것이다.
첫댓글 봉화가추운것은 알았는데 그리추운것은 몰랐어요 일기예보에도 봉화 온도는 안나오는데 그래서 그러는가보군요
지금은 아무리 추워도 끄떡없지만 9 년전 서울에서 처음 내려왔을때 이곳 봉화의 추위는 정말 엄청나더군요. 초등학교 5 학년이었던 건강한 둘째의 얼굴이 주근깨처럼 터져버리더군요. 적응기를 거치고 뽀얀 피부를 찾기까지 2 년남짓 걸리더군요. 지금은 봉화의 강추위가 오히려 정겨울 뿐입니다...^^
그만하기 다행입니다...기계톱 그거이 저도 사용해 봤지만 워낙 위험해서리....여기는 날이 많이 풀렸고 눈이 오고 있습니다...봉화도 곧 풀리겠지요...건강한 나날..........,
재작년인가 풀천지도 기계톱으로 엄청 큰 나무를 베어넘기다 순간적으로 미끄러지며 갈비뼈를 크게 다쳤던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론 세심한 주의를 아끼지 않는답니다...^^ 이곳도 날씨가 풀렸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눈발은 날리더군요. 겨울은 추워야 제맛이라는데 병해충도 얼어죽을테고 농사에 도움이 될것이니 즐거이 견디어 나아가야 되겠지요...^^
작년까진 풀천지엿기름으로 식혜를 만들어 먹곤 했는데, 아주 깔끔한 맛이 일품인 건 두말하면 잔소리인데, 올해는 우리가 심었던 밀과 보리를 엄마가 싹틔워 주셔서리 그것으로......저도 오늘은 미역국을 먹었네요. 하필이면 가장 추운 시기에, 가장 춥고 어두운 시간에 태어나서리 엄마가 더욱 고생을......그래도 첫국밥 끓여먹고나니 훤하게 날이 밝아오더라고 그러십니다.
엄청시리 축하합니다.....애들 생일이 되어,"엄마에게 감사해야 되지않냐",하면...아직도 뜨악한 얼굴로 쳐다보지요^*^
맞아 맞아 하며 아내가 잎새님의 생일을 뒤늦게사 알아차리고 축하 인사를 전해 달라는군요. 맨입으로 하게 되었지만 올해는 잎새님의 건강도 많이 호전되고 좋은일이 많으실것 같아 건강하고 행복한 축하를 마음껏 받으시길 바랍니다...^^ 뱃속에 열달 웅크렸던 생명이 아기가 되고 어른이 되어 자식을 낳고 흙으로 돌아가는 길고도 짧은 인생길에서 일년마다 돌아오는 생일날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낌없는 축복이 되어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