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면서 한동안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살아있는 캐릭터를 필름에 새겨넣은 마치 한편의 고급 양장본으로 된
한 가족의 중편소설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두명만 등장해도 스타급 배우들을 만나는 장면들과 함께 우디 알렌의
영화를 보는듯한 대사와 장면들이 영화보는 내내 즐거웠다
단 유난히 가족간의 끈끈함을 강조하는 우리로선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얘기인지는 모르지만...
이영화의 특징은 뒤로 넘어갈 만큼의 폭소를 터뜨릴 장면은 없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킬킬 거리며 웃게 만든다는 점이다 ^^
마지막 부분 로열(아버지 진해크만분)의 장례식에서 조차 결국 푸하하
웃게 만드니 정말 신기한 노릇이 아닐수 없을 만큼 말이다 ^^
이영화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또 하나의 장치는 배우들의 의상일것이다.
365 일 내내 빨간색 아디다스 츄리닝만 입는 장남네 채스 3 부자.
항상 이상한 아이 라인과 라코스테 줄무늬 원피스에 모피코트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기네스 펠트로의 모습.
테니스 선수 비욘 보리가 입던 테니스용 셔츠와 머리 밴드..
그냥 바라만 보아도 웃음이 나올수 밖에 없는 설정이 재미있다.
총 열개의 챕터로 구성된 양장본 같은 스타일의 스토리는 다소 산만할
수도 있겠지만 재치있게 풀어낸 감독의 재량이 물씬 엿보이는 작품이다.
단 음.. 우리나라 사람들의 감수성과는 다소 멀지 않나..하는 우려 또한
든다. 가족이라도(특히 집안의 대장)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어선
안된다는..식의 이야기는 우리 정서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과정이야 어찌되었던 어려울 때 서로 돕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심지어
는 자신을 희생하고, 그래서 눈물겹고, 생각만해도 가슴이 뭉클 해지는
가족이란.. 하고 이 영화는 우리들에게 묻는다.
가족이란....
오랜만에 기발하고 유쾌한 영화 한편 추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