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바로티는 이탈리아 레조 에밀리아의 아킬레 피레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1961년 레지오 에밀리아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의 로돌포 역으로 오페라 무대에 공식 데뷔했다.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불리며 다양한 레퍼토리와 높은 음역에서 멀리 뻗어나가는 맑고 깨끗한 음색을 자랑했다.
지난 65년 2월 그는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로 미국에서의 첫 데뷔 무대를 가졌다.
'라 스칼라(La Scala)'와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뉴욕에서의 '라 보엠' 데뷔 공연은 세계적으로 팬들의 가슴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그 명성은 1972년 이후의 명성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1972년 2월 17일,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의 프로덕션에서 완성도가 어려운 고음의 C를 내는 아리아를 소화하자 청중들은 크게 놀라며 갈채를 보냈고, 테너로서의 그의 명성은 치솟았다.
보스니아 어린이들을 위한 콘서트 등 자선공연을 많이 해 왔지만 상업성 짙은 활동으로 135억여원 탈세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고음과 미성 그리고 독특한 캐릭터로 20세기 후반 음악사를 화려하게 장식한 파바로티는 다양한 표현력을 필요로 하는 테너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 후천적인 노력이라면, 파바로티야말로 이런 노력을 몸소 실천한 인물로 성악인의 귀감이었다.
45년을 이어온 음악인생 속에서도 스스로 노래가 끝나는 날이 바로 생을 마감하는 날이라는 믿음을 갖고 살아온 그였다. 최선을 다해 노래 부르기를 고집한다는 그는 모름지기 위대한 노력가가 아닐 수 없다.
'네쑨 도~르마, 네쑨 도~르마' 하는 푸치니의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의 첫 부분은 ‘투란도트’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아리아이자 파바로티를 떠올리게 하는 대표적인 오페라다.
남자 주인공 칼라프가 3막에서 부르는 ‘승리의 아리아’다.
칼라프는 모험심이 많은 데다 권력을 향한 욕망도 큰 인물. 그는 투란도트 공주가 낸 세 개의 수수께끼에 도전한다. 세 개를 모두 맞히면 공주를 아내로 맞아들이고 왕국을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하나라도 틀리면 죽음. 칼라프는 3막이 열리자마자 ‘나는 공주를 차지할 것이다. 아침이 되면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에 차서 노래한다.
지난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로마에서 열렸던 ‘3테너의 콘서트’.
주빈 메타가 지휘한 콘서트에서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파바로티가 부른 ‘네쑨 도르마’야말로 압권이었다.
이후 2006년 2월 토리노 동계올리픽 개막식 전야제에서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부른 것이 파바로티의 마지막 무대였다.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더불어 가장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클래식 음악가로서 오페라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는 파바로티는 우리나라에도 수차례 방한했다.
77년 이화여대에서의 독창회를 시작으로 93년, 2000년, 2001년에도 공연을 가졌다.
한편 61년 아두아 베로니와 결혼한 파바로니는 2000년 이혼, 2003년 개인비서인 35세 연하의 니콜레타 만토바니와 재혼했다. 아두아 베로니와의 사이에 딸 셋과 만토바니 사이의 앨리스라는 딸을 두고 있다.
뛰어난 개성과 풍미로움이 가미된 파바로티의 천상의 목소리는 오페라 하우스의 벽을 넘어 모든 인간의 마음과 가슴에 영원히 와 닿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