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안 화백 화투 민화그림 해학적 미학 돋보여...벽사와 길상 의미 담긴 작품 높이 평가
화투의 민화적 작품 승화
멀쑥한 동물한테 골탕 먹는 바보 같은 호랑이 표현한 익살스러운 작품
20호 12장 해학적 묘사
호랑이와 동물들의 대립, 사회적 세태 고발
"12작품으로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되고 좋은 일이 생겼으면 한다."
유성안 화백이 놀이 문화로 사용된 화투 그림을 해학이 담긴 민화적으로 풀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유 화백은 지난 12월 22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3층)’ 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이번 전시는 ‘아리랑’ 주제로 민화그림 12점(20호)의 작품을 선보였다. 그림의 소재는 화투에서 영감을 얻었다. 48장의 화투 그림에서 '정월의 솔(송학), 2월의 매화(매조), 3월의 벚꽃, 4월의 등나무, 5월의 난초, 6월의 모란, 7월의 홍싸리, 8월의 공산명월, 9월의 국화(국준), 10월의 단풍, 11월의 오동, 12월의 비(雨)' 따위의 열두 가지 그림을 소재로 다루었다.
열두 달의 화초를 중심으로 한 화투를 익살스럽고 풍자적인 해학(諧謔)적 요소가 담긴 그림으로 작품을 승화시켰다. 벽사와 길상의 의미가 담긴 작품들이다.
유 화백이 그린 화투그림은 민화투, 삼봉(육백), 삼봉, 도리짓고땡, 섰다, 고스톱, 가보잡기, 예시, 나이롱뽕, 맞고, 월남뽕, 코이코이, 불붙이기 등 이런 놀이의 의미를 벗어난 벽사와 길상의 역할을 띤 그림으로 부패한 양반과 고발한 서민 간의 관계는 물론 ‘건강, 장수, 다산, 복, 평화, 안정, 번영, 번창, 재물, 부귀영화, 군자, 순결, 절개, 지조, 사랑, 희소식’ 등의 의미를 전하는 작품이다.
기존의 화투 그림에 호랑이를 등장시켰다. 민화에서 호랑이는 까치와 함께 등장시켜 까치와 호랑이(虎鵲圖)는 멀쑥한 까치한테 골탕 먹는 바보 같은 호랑이를 표현한 익살스러운 작품이다. 호랑이는 양반이나 권력을 가진 관리를 상징하고 까치는 서민을 대표한다. 까치가 호랑이에게 대드는 구성을 통해 서민들은 신분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카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악귀를 쫓는 벽사의 호랑이, 새롭고 기쁜 소식을 전하는 길상의 까치로 등장한다. 하지만 민화 속 까치와 호랑이는 또 다른 더 큰 무언가가 있기에 가치가 크다는 사실이다.
유성안 화백은 벽사의 호랑이에 까치 대신 '장수의 학, 희소식의 새, 불로장생의 사슴, 복과 다산의 돼지, 부활.소생.불멸의 공작 또는 길상.절개의 꿩, 복과 재물의 두꺼비, 부부간의 화합과 금술.자유로움과 지혜와 길상의 나비나 동서화합의 단풍, 순결과 지조와 절개와 축복.장수의 매화, 군자.고귀함과 충삼심과 절개와 은군자와 귀녀.벽사와 자손번창의 난초, 길상.영초.장수와 은일자.맑은 아취와 높은 절개의 국화, 부귀영화.공명.아름다움의 모란' 등으로 호랑이와 함께 등장시켜 그 가치를 더했다.
민화는 우리 삶을 이야기하고 질퍽한 서민의 삶의 표현이다.
무시무시한 맹수에 대한 존경심을 뒤집어 우스운 호랑이로 한국미술사의 한 장점을 이루는 것이다. 그래서 유성안 화백도 이런 민화의 특성과 매력을 알기에 그는 우리 국민들이 심심풀이로 주로 갖고 놀았던 화투를 그림소재로 다뤄 12장의 화투에 호랑이를 등장, 또 다른 민화적인 작품으로 진가를 돋보이게 했다.
나라마다 귀히 여기는 동물이 있다. 중국이 용, 인도의 코끼리, 이집트의 사자, 로마의 이리처럼 한국의 신성한 동물은 호랑이다. 민화에서 다루어진 까치호랑이(호작도)는 벽사와 길 상 이상의 또 다른 상징성이 갖는다. 호작도인 까치호랑이 민화를 보면 야생적이고 생생하 게 표현하며 압도적으로 많은 공간을 호랑이로 채운다.
반면 까치는 귀퉁이에 있는 소나무에 간신히 깃들어져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다 보면 위용이나 공간 안배의 관계없이 까치에게 약함이나 기가 죽어 떨고 있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렇듯 유 화백의 작품에서도 등장한 동물들은 호랑이 전혀 놀라지 않는 표정이다. 오히려 당당하게 호랑이와 맞서고 있는 형태다.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연상시키는 것처럼 거인, 전쟁의 영웅 골리앗은 조그마한 전쟁의 전자도 모르는 예술이 다윗의 돌팔매로 무릎을 꿇는다.
지혜의 기지로 힘센 호랑이를 골탕 먹임으로써 신분의 차이에서 빚어지는 억울함과 푸대접 을 항변하는 것이다. 유성안 화백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풍자의 가치성이 아닐까한다.
민초를 대변하는 까치와 부패한 관리를 상징하는 호랑이, 이 그림에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흐른다. 노랗게 불 켠 눈, 그게 벌린 붉은 입, 화면을 꽉 채운 거대 호랑이의 그 기세에 놀라기는커녕 눈을 부릅뜨고 부리를 한껏 내밀며 꼬리를 높이 세운 채 온몸으로 대항하는 조그마한 동물들, 양반과 서민 간의 신분 갈등 문제를 우회적으로 더 풍부하게 풍자하고 있다.
당당하게 표현되던 호랑이는 점차 우스꽝스럽게 변해가고 동물들은 거꾸로 점점 더 당당하고 대범해진다. 덩치만 큰 호랑이 당찬 새나 학이나, 공작이나, 사슴이나, 돼지나, 두꺼비나, 나비들의 대립, 유성안 회백은 재치 있게 표현해냈다.
유 화백은 벽사와 길상을 염두에 두고 독자들에게도 좋은 기를 나누고자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의 세계, 즉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민화의 세계, 그 속에 흠뻑 빠져보는 순간, 독자들의 삶의 한 순간 지금 호랑이와 다른 동물을 바라보며 환하고 맑은 비소를 짓게 한다.
유 화백의 작품의 호랑이 등 짐승들은 못생겼지만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호랑이 기족은 가슴 속에 파고드는 멋진 캐릭터 인듯하다. 어린아이 그림과 같이 천진난만하게 표현되어 더욱 재미있고 친근한 12장의 화투를 연상케 한 해학(諧謔)이 풍긴 민화 작품이다.
유성안 화백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올해가 호랑이 해여서 호랑이를 등장시킨 작품들” 이라며 “12점의 작품들은 화투에서 영감을 얻어 해학이 담긴 민화적인 요소로 풀어낸 작품으로 양반과 서민 간의 대립적인 관계는 물론 등장한 동물마다 상징성을 부여해 벽사와 길상의 의미가 담긴 작품들” 이라고 설명했다.
유 화백은 "요즘처럼 세상이 어지럽고 힘들고 또 삶이 불안하고 여유로운 편안한 삶이 되지 못하고 있는데 저의 12작품으로 인하여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되고 좋은 일이 생겼으면 한다" 며 "이 작품에서 희망을 찾길 바란다" 고 의미를 뒀다.
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