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인들이 격국론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진 것에 비하여 그것을 어떤 통일적 방법론을 사용한 분석은 좀체 시도하기 어려운 것을 발견하곤 합니다. 조금의 도움이 될른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올렸던 글을 올리고자 합니다.
자평진전(子平眞詮)의 분석(分析)
명리학의 탄생된 이래 수많은 사람들이 추구한 것 중에 하나는, 소위 용신이라고 부르는 ‘사주체의 길흉을 주관하는 핵심요소’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그것은 지하에 깊게 숨겨진 보물 같아서, 좀체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를 거부하는 듯 보입니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그것을 찾기 위하여 피땀 어린 노력과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위 대가(大家)들이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시대에 가장 위대한 명리학의 인물로 회자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비록 현재는 사라지고 없지만, 그들의 행적은 전설로 이어져 지금도 수많은 명리가들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바로 자강(自彊) 이석영(李錫暎), 도계(陶溪) 박재완(朴在琓), 제산(霽山) 박재현(朴宰顯) 이 세분 입니다.
그러나 현재적 시각으로 볼 때 과연 그분들이 명리학의 대가로 마땅히 칭송받아야 할 대상인지는 의문입니다. 무릇 학자의 업적은 현실상에서의 활약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학자라면 마땅히 자신이 이룩한 모든 성과와 업적의 배경적 이론과 근거를 ‘著書’의 형태로 남겨야 합니다. 그것이야 말로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한 후학들과 이 사회에 남기는 최소한의 예의이자 의무인 것입니다.
물론 이석영 선생은 [사주첩경]이라는 위대한 저서를 남겼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조용헌 교수가 비유한 것처럼 허준의 ‘동의보감’ 같은 것입니다. 동의보감을 가리켜 동무(東武) 이제마(李濟馬)는 이렇게 評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구비전지(具備傳之)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전지(傳之)의 의미는 독창적이 아닌 기존의 것들을 모아서 정리한다는 의미입니다. 구비득지(具備得之)의 독창성은 없습니다. 즉 허준은 문헌정리자일 뿐이므로 이제마는 허준의 독창성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주첩경]도 여러 흩어진 고전의 문헌들을 모으고 정리한 것임을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그 러나 독창성을 논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도계 박재완 선생의 저서인 명리요강(命理要綱)은, 다 아시다시피 중국 위천리 선생의 저서인 명학강의(命學講義)의 번역서이고, 또 하나의 저서인 명리사전(命理辭典)은 역시 위천리의 팔자제요(八字提要)에 일지론을 첨가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실관한 내용인 도계실관(陶溪實觀)이 있으나, 이름 그대로 실관한 내용이지 주요한 이론적 접근은 포함되지 않은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산 박재현 선생은 공식적 著書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설에 그가 남긴 노우트가 있다고 하지만, 비록 있다고 하여도 노우트와 공식적으로 사회에 남긴 著書와는 개념이 다릅니다. 정말로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시대의 명인(名人)들은 마치 고려시대의 청기와처럼 혼자만의 비밀을 간직한 채 흔적만 남기고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세 분의 전설적 업적에 대하여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그 분들이 ‘명리학’만으로 그렇게 위대한 행적을 창출하였는가에 대하여 근원적인 문제제기를 해 보아야 합니다. 특히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는 도계(陶溪) 선생과 제산(霽山) 선생의 행적은, 조용헌교수의 저서에도 나타나듯이 명리학 外的인 부분이 여러 군데에서 드러납니다. 도계 선생의 여러 행적에서 우리는 육효(六爻)를 감지할 수 있으며, 제산 선생에게서는 영감(靈感)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 분들의 저서나 흔적에서, 어떤 통일성과 논리 정합적 구조를 갖춘 이론적 틀을 발견할 수 없으며, 그 분들에게서 사사 받거나 학통을 이어받은 후학들에게서도 그러한 내용들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 분들의 위대한 업적을 결코 폄하하거나 깎아내리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그 분들은 ‘예측의 大家’일 순 있으나 ‘명리학의 大家’라는 호칭은 수정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명리학은 명리학만으로 완성을 지향해야 합니다. 우리시대의 많은 젊은이들이 그것을 향한 열정과 열망을 지닌 채 지금 이 시간에도 피땀어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주를 정복하고 용신을 찾기 위하여 수많은 연구와 시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장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방법은 역시 사주체의 힘의 조절을 통한 균형과 중화를 충족시키는 요소를 찾는 소위 ‘억부’의 방법론일 것입니다. 억부에는 전통적으로 크게 두 가지의 방법론이 존재합니다. 바로 자평진전의 핵심적 내용인 격국을 억부하는 방법과, 사주의 주체인 일간을 억부하는 방법입니다.
어떤 사람은 사주체의 구조적인 접근과 그에 따른 중화와 조절로서 찾고자 시도하였고(억부론), 어떤 이는 자연의 계절적 변화와 흐름 속에 내재된 법칙성으로 그것을 찾고자 했으며(조후론. 자연법론), 또 어떤 이는 體와 用의 구분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등 수많은 노력과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특별한 몇몇 사람들은 중화와 조절이라는 소위 ‘억부’적 방법론과 더불어 자연의 질서 속에 내재된 흐름과 변화를, 동시에 용해시켜서 통합적으로 운용하는 등의 보다 발전된 방법으로 찾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가장 합리성과 논리적 명료성을 나타내는 체계는, 자평진전이 표방하는 격국론과 그에 따른 억부론의 체계입니다. 우선 우리는 자평진전과 그 저자인 심효첨이 말하고자 했던 내용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자평진전]의 등장은 명리학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역사적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최초로 명리학에 구조성을 부여한 시도임과 동시에, 8글자 내부에 존재하는 어떤 논리 정합적인 ‘규칙성’을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자평진전의 등장은 마침내 명리학을 느낌과 직관의 세계에서 탈피시키고, 논리와 법칙의 세계로 진입시켰고, 따라서 느낌과 직관이 아닌 소위 ‘학습’에 의하여 그 궁극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신념과 확신을 주게 만든 위대한 사건이었던 것입니다.
심효첨은 인간과 계절과의 관계에 주목하였습니다. 계절적 요소라는 것은 물론 모든 생명체가 생존하기위한 일차적 요소인 ‘온도와 습도’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만, 그는 이런 범주를 넘어선 그 무엇을 설정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생존과 우주자연의 질서가 절대적으로 떨어질 수 없는 연관성을 지녔다면, 그리고 그 우주의 구성요소가 5행이라면, 우주자연의 운행질서도 당연히 5행으로 구성될 것이고, 그 운행질서의 구체적 모습인 계절도 당연히 5개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그것이 곧 월령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깊은 思惟와 수많은 임상 결과를 토대로, 일간과 월령과의 관계가 그 사주체의 어떤 특성을 만든다는 결론도 함께 도출했을 것입니다.
일간에게 있어서 월령은 그 사주체에 있어서 거의 선천적으로 부여받은 특성이라는 점을 깨닫게 됨으로써, 그는 그것이 사주체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것을 用神(격국)이라고 명명한 것입니다. 따라서 그것을 조절하고 중화시키는 작용이야 말로 사주체의 길흉을 관장하는 요체라는 점에 착안하는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됩니다. 바로 그러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한 것이, 그 위대하고 찬란한 명리학의 3대 보전으로 추앙받는 자평진전[子平手錄三十九篇]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그러나 천재성을 발휘한 심효첨도 일부 한계성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하고 후학들에게 그 짐을 물려주게 됩니다. 즉 격국에만 초점을 완전히 맡길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주체인 일간의 신중신경(身重身輕)문제와 격국의 조절작용(억부)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어떤 관련성을 그는 직감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몇몇 군데의 격국의 조절작용과 관련한 언급 중에, 일간의 강약에 따른 차별적 선택을 말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상관격에 일간이 약하면 인수로 상관을 극제하면서 일간을 도와야 하고, 일간이 약하지 않으면 재성으로 설하여 좋아진다는 등의 언급처럼 일간의 강약을 전제로 한 격국의 조절작용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로 아쉬운 것은 일간의 강약에 대한 구체적 판정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말았다는 점입니다. 심효첨의 천재성도 역시 이러한 부분에서는 한계에 부딪혔던 것 같습니다. 여러 곳에서 그는 막연히 일간이 약하지 않으면...,이라든가 혹은일간도 강하면...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심효첨의 이러한 한계성이 그의 知的인 결함이나 학문적 실력의 모자람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한 학문적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역시 수많은 명조의 실관과, 그것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시간적 축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이러한 부분을 연구하던 중에, 500여년의 역사를 지닌 투파에서 어떤 단초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학파가 500년을 이어왔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검증의 반복이라는 명리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엄청나게 축적할 수 있으며, 그러한 축적은 다시 새로운 법칙과 이론을 창출하는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명리학에 내재된 결정론(determinism)적 요소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그 중에서 심효첨과 마찬가지로, 격국이라는 명칭을 지닌 일간과 계절(월령)과의 특수 관계성을 주목하되, 그 월령이 천간에 투간된 형태에 특별한 의미를 더 부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합니다. 인간은 각기 다양한 특성과 재능을 보유하지만, 특히 후천적 학습이나 노력으로는 얻기 어려운, 즉 선천적인 특성과 재능을 타고나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필자의 판단은 월령이 투간된 사람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특성을 타인보다 더 강하게 보유한 존재로 판단하며, 사주에 있어서 바로 體의 특성을 보유한다는 생각에 도달하였습니다. 따라서 모든 사주체의 길흉 변화는 투간된 격국의 향방에 맞추게 되는바, 심효첨의 격국론에 충실하게 따르는 결과가 됩니다. 심효첨은 투간 여부에 관계없이, 격국에 대한 조절작용에 초점을 맞추었고 그와 관련하여, 일간의 강약의 문제는 일정한 규칙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막연히 신강약에 따라 상신의 취용이 달라질 수 있음을 논합니다만, 그러한 모호성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심효첨의 한계성입니다.
이러한 두가지 한계성으로 인하여, 후일 그의 이론은 크게 왜곡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됩니다. 즉 월령이 투간되지 못하면 월지의 지장간에서 투간된 것으로 격국을 정한다는 내용이 통째로 자평진전에 삽입되고, 격국의 억부를 무시하고 오로지 일간의 억부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소위 억부론자들의 저항에 직면하게 되는 것입니다 곧 뒤이어서 서술될 내용이지만, 월령이 투간되지 않으면 월지에서 투간된 것으로 격국을 삼는 위천리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방법론은, 결국 심효첨 선생이 이룩한 명리학의 발전을 한참 뒤로 후퇴시킨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필자의 방법론은 앞서 밝힌 대로, 월령이 투간되면 거의 體의 성격을 보유하므로, 격국 자체를 조절(억부)하고, 월령이 투간되지 못하면 그때서야 일간을 조절(억부)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아무리 월령이 중요해도 천간에 투간되지 못하면 體로서의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생각했으며, 또한 天干은 사주체가 외부적 환경에 직접적으로 적응하고 반응하는 요소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천간에 투간되지 못하면, 기껏 월령에서 얻은 특성을 외부적 행동으로 실천하는 힘이 현저히 감소되기 때문에 體로서의 자격을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일간을 억부하는 기준의 확고한 제시는, 결국 심효첨이 제시한 격국의 조절작용 중에서, 일간의 강약과 관련한 무언가 미심쩍어 하면서도 막상 집어내지 못한 부분을 보충하여, 격국론을 완성시킬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필자는 이러한 결론을 아무런 검토나 연구없이 내린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자평진전을 완전히 파헤치고 분석하여 내린 결론임을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선 필자가 자평진전을 분석한 방법론과, 그 분석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 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현재의 [자평진전]은 원제는 [자평수록삼십구편]입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원래는 39편으로 저술된 것인데, 지금은 서락오가 공식적으로 삽입한 3편(2.4.5章)을 제외하고서도 많은 부분이 첨가되고 편집되어 현재의 52章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또한 제목에서 밝혔듯이 원래는 수록(手錄)의 형태, 즉 인쇄가 아닌 손으로 직접 쓴 형태의 著書입니다. 손으로 직접 썼다는 것은 바로 원본(原本)은 오로지 1개 뿐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출판이 극히 어려운 시절에는, 한 著書가 여러 사람에게 알려지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사본(筆寫本)의 형태로 퍼지게 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입니다. 또한 출판(목판이나 금속활자)을 한다고 해도, 경제적 비용이 지금과 다르게 엄청난 부담일 수 밖에 없으므로, 극히 제한된 부수만 제작하는 것이 통례였습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필사본의 형태로 책을 소유했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오류와 변형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은 서양에서도 매우 골치 아픈 문제에 속합니다. 특히 성경의 필사본 형태에서도 많이 발견되어, 그것을 가려내고 오류와 변형을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하여 많은 학문적 노력과 수고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 목적을 위하여 사용하는 기법이 소위 문헌비평(text criticism)입니다. 문헌비평에는 판본학. 서지학. 古語의 용법과 용례 등 많은 방법이 동원되며 특히 의미맥락적 동일성의 훼손 여부도 중요하게 다루는 분야입니다. 예를 들어서 1600년대에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는 책에서, 철학(哲學)이라는 단어가 나왔다면 그것은 가짜라고 판단하는 등의 것에서부터 (哲學이라는 단어는 일본에 의하여 근세에 만들어진 조어임) 여러 가지 기법과 지식이 동원되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의미 맥락적(meaning context) 同一性의 여부입니다. 동일한 著書인데도 앞에서는 A라고 하고, 뒤에서는 B라는 내용이 나온다면, 그 중 그 책에서 핵심적 내용에 해당하는 것이 만약 B라고 한다면, A라고 한 내용은 거의 가짜라고 판단합니다. 그것은 책을 쓰는 사람의 心理狀態를 분석하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필자는 현재 아쉽게도 현재의 [자평진전 평주]를 쓴 장본인인 서락오(徐樂吾)가 사용한 판본을 알 길이 없습니다. 따라서 현존하는 자평진전의 내용 중에서 의미맥락적 동일성을 현저하게 훼손하는 부분만을 발췌하기로 하였습니다. [자평진전]을 한마디로 압축하라면 바로, 팔자용신 전구월령(八字用神, 專求月令)에 초점이 모아짐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역시 격국론(格局論)에 모아지고 있다는 점도 역시 부인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우선 그 핵심적 내용에 위반되는 것들을 먼저 조명하게 되었습니다.
1.제14장:용신의 변화를 논함:
-월령이 투간되지 않으면, 월지에서 투간한 것으로 격국을 삼는다는 내용
2.제15장:용신의 순잡을 논함
-14장과 연관된, 두개 이상 투간된 지장간끼리의 관계를 상생상극의 관점에서 본 내용
3.제20장:잡기 취용을 논함 :
-소위 土가 월령인데 土가 투간되지 못하였을 경우 월지 지장간에서 투간된 것으로 격국을 삼는 내용
4.제30장:행운의 성격과 변격을 논함: 이 역시 본문에 해당하는 격국론에 들어가면 전혀 지켜지지 않는 내용이다.
필자는 우선 8개의 팔정격에 등장하는 80개의 명조를 모두 한곳에 모았습니다. 그리고 심효첨이 슬로건으로 내건 팔자용신 전구월령의 법칙을 과연 충실하게 적용했는지의 여부를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는 명조의 집결을 먼저 끝내고 밝히겠습니다.
1.정관격(正官格) :총 6명
1)설상공(薛相公) 2)무명씨(七品) 3)김장원(金狀元) 4)선참국(宣參國)
戊 乙 壬 甲 乙 戊 丁 壬 庚 丁 丁 乙 辛 壬 辛 己
寅 巳 申 申 卯 申 未 戌 戌 未 亥 卯 亥 寅 未 卯
*월령 미투 *월령 무시 *월령 미투 *월령 투간
*申중 壬水 무시 *잡기재관격 구분 *亥卯未도 무시 *卯未 무시
5)이참정(李參政) 6)범태부(范太傅)
戊 甲 乙 庚 丙 己 壬 丁
辰 子 酉 寅 寅 巳 寅 丑
*월령 투간 *월령 미투
*칠살격 부정 *寅중 丙火 무시
2.재격(財格) :총 13명
1)갈참정(葛參政) 2)양시랑(楊侍郞) 3)증참정(曾參政) 4)미상(작은부자)
乙 戊 壬 壬 辛 庚 壬 壬 庚 丙 甲 乙 辛 庚 己 乙
卯 午 子 申 巳 辰 寅 寅 寅 申 申 未 巳 寅 卯 未
*월령 투간 *월령 미투 *월령 투간 *월령 투간
5)오방안(吳榜眼) 6)평강백(平江伯) 7)왕학사(汪學士) 8)모장원(毛狀元)
丙 戊 戊 庚 辛 癸 乙 壬 壬 辛 辛 甲 戊 甲 庚 乙
辰 子 子 戌 酉 巳 巳 辰 辰 酉 未 子 辰 午 辰 酉
*월령 미투 *월령 미투 *월령 무시(잡기취용) *월령 투간
9)이어사(李御使) 10)조시랑(趙侍郞) 11)임상서(林尙書) 12)왕태복(王太僕)
甲 戊 戊 庚 乙 己 丁 乙 壬 癸 癸 丙 壬 壬 癸 丙
寅 寅 子 辰 亥 亥 亥 丑 戌 未 巳 寅 寅 戌 巳 辰
*월령 미투 *월령 미투 *월령 투간 *월령 투간
13)미상(尙書)
壬 丙 丙 丙
辰 午 申 辰
*월령 미투
*申중 壬水 무시 (申辰 水局도 전혀 고려하지 않음)
3.인수격(印綬格) :총 14명
1)장참정(張參政) 2)주상서(朱尙書) 3)임회후(臨淮侯) 4)이장원(李狀元)
戊 辛 戊 丙 壬 辛 戊 丙 壬 丁 己 乙 己 丙 乙 戊
子 酉 戌 寅 辰 未 戌 戌 寅 酉 卯 亥 亥 午 卯 戌
*월령 투간 *월령 투간 *월령 투간 *월령 투간
5)모장원(茅狀元) 6)마참정(馬參政) 7)손포정(孫布政) 8)왕시랑(汪侍郞)
庚 癸 癸 己 壬 壬 戊 壬 庚 己 辛 乙 辛 壬 丙 辛
申 未 酉 巳 寅 辰 申 寅 午 巳 巳 丑 亥 申 申 酉
*월령 투간 *월령 미투 *월령 미투 *월령 투간
*申중 壬水 무시 *巳중 庚金 무시
9)우감부(牛監簿) 10)무명씨 11)무명씨 12)무명씨
丙 癸 乙 庚 癸 辛 甲 己 乙 甲 庚 辛 己 丙 癸 壬
辰 亥 酉 寅 巳 未 戌 未 亥 辰 子 亥 亥 子 卯 子
*월령 투간 *월령 투간 *월령 미투 *월령 미투
*원거리 合 거론
13)조지부(趙知府) 14)무명씨
癸 丙 庚 丙 乙 甲 戊 庚
巳 午 寅 午 亥 戌 子 戌
*월령 미투 *월령 미투
*천간 오행의 힘 균등
4.식신격(食神格) :총 10명
1)양승상(梁丞相) 2)사각로(謝閣老) 3)심로분(沈路分) 4)공지현(孔知縣)
癸 癸 癸 丁 庚 戊 壬 己 甲 癸 癸 丁 丙 癸 丁 甲
丑 亥 卯 未 申 子 申 未 寅 卯 卯 亥 辰 丑 卯 午
*월령 미투 *월령 투간 *월령 투간 *월령 투간
*상관격 부정 *상관격 부정
5)황도독(黃都督) 6)상국공(常國公) 7)호회원(胡會元) 8)서상서(舒尙書)
丙 甲 己 己 己 癸 辛 辛 戊 丙 壬 戊 丁 辛 壬 丁
寅 寅 巳 未 未 酉 卯 卯 戌 子 戌 戌 酉 巳 子 亥
*월령 투간 *월령 미투 *월령 투간 *월령 투간
*상관격 부정
9)전참정(錢參政) 10)유제태(劉提台)
丙 甲 癸 丙 乙 己 辛 癸
寅 子 巳 午 亥 卯 酉 酉
*월령 투간 *월령 투간
5.칠살격(七煞格) :총 8명
1)무명씨(극귀) 2)탈승상(脫丞相) 3)하참정(何參政) 4)주승상(周丞相)
丁 乙 乙 乙 戊 丙 甲 壬 辛 壬 戊 丙 庚 丁 甲 戊
丑 卯 酉 亥 戌 戌 辰 辰 丑 戌 戌 寅 戌 未 子 戌
*월령 미투 *월령 무시 *월령 투간 *월령 미투
*원칙위배 *煞印 유정
5)유운사(劉運使) 6)악통제(岳統制) 7)심낭중(沈郎中) 8)조원외(趙員外)
庚 丙 乙 甲 庚 庚 丁 癸 辛 辛 甲 丙 戊 戊 甲 戊
寅 戌 亥 甲 辰 寅 巳 卯 卯 亥 午 子 午 寅 寅 辰
*월령 미투 *월령 투간 *월령 투간 *월령 투간
*정관격 부정 *정관격 부정
6.상관격(傷官格) :총 11명 (職責에서 格의 특성을 주목)
1)사춘방(史春芳) 2)나장원(羅狀元) 3)진룡도(秦龍圖) 4)나평장(羅平章)
庚 戊 己 壬 戊 辛 乙 甲 庚 丙 丁 己 壬 甲 丙 壬
申 午 酉 午 子 未 亥 子 寅 寅 丑 卯 申 午 午 申
*월령 투간 *월령 미투 *월령 투간 *월령 투간
*식신격 부정 *甲乙 무시 *궁중 화가? *식신격 부정
*예능 직책? *직책?
5)무명씨(丞相) 6)도통제(都統制) 7)채귀비(蔡貴妃) 8)하각로(夏閣老)
丁 戊 己 壬 壬 戊 己 丁 丙 庚 丙 己 壬 丙 丁 壬
巳 午 酉 戌 子 子 酉 酉 子 子 子 未 辰 寅 未 寅
*월령 미투 *월령 미투 *월령 미투 *월령 미투
*유일한 여성 *잡기격 否定?
*비겁 투간 고려
9)무명씨(丞相) 10)정승상(鄭丞相) 11)장승상(章丞相)
丁 庚 甲 戊 己 辛 己 丙 辛 己 壬 甲
丑 午 子 申 亥 未 亥 申 未 亥 申 子
*월령 미투 *월령 미투 *월령 투간
*식신격 부정
*申子합 무시
7.양인격(陽刃格) : 총 5명 (과연 戊-->午를 양인으로 판단했는가?)
1)무명씨(丞相) 2)무명씨(승상) 3)목동지(穆同知) 4)가평장(賈平章)
丙 壬 丙 己 壬 丙 甲 辛 戊 庚 癸 甲 甲 戊 庚 甲
午 寅 子 酉 辰 申 午 丑 寅 寅 酉 午 寅 申 午 寅
*일간 부조 *일간 억제 *일간 설기 *원칙 무시
5)무명씨(청수한 명조)
壬 庚 丁 丙
午 申 酉 戌
*원거리 合을 논함(壬-丁)
*일간 억제
8.건록(建祿). 월겁격(月劫格): 총 13명
1)김승상(金丞相) 2)이지부(李知府) 3)왕소사(王少師) 4)장도통(張都統)
癸 癸 戊 庚 壬 丁 丙 丁 丁 癸 戊 庚 壬 癸 丙 甲
亥 酉 子 戌 寅 巳 午 酉 巳 卯 子 午 辰 丑 子 子
*일간 극제 *일간 극제 *일간 부조 *일간 설기
*대운 참조? *일간합 壬水 강화 *왕자의 스승? *爭財 통관
5)무명씨(귀격) 6)고상서(高尙書) 7)누참정(婁參政) 8)원내각(袁內閣)
辛 丁 己 己 甲 庚 甲 庚 己 癸 壬 丁 丙 壬 癸 戊
丑 未 巳 未 申 子 申 子 未 卯 子 巳 午 午 亥 辰
*丑未충 부정 *申子 반합 인정 *일간 극제 *일간 억제
*巳丑반합 인정 *종왕격? *칠살 합거
일간 설기구조 *재성 존속
9)장장원(張狀元) 10)무명씨 11)무명씨(平章) 12)무명씨
丙 甲 丙 甲 庚 庚 庚 癸 乙 甲 庚 辛 丙 甲 庚 辛
寅 子 寅 子 辰 子 申 卯 亥 辰 寅 丑 寅 申 寅 亥
*일간 설기 *일간 설기 *乙庚合 인정 *제살류관 거론
*목화통명 *금수상함 *합살류관 거론 *寅申충, 寅亥합
*일간 극제 판단 *식신제살?
13)왕총병(王總兵)
庚 壬 乙 己
子 戌 亥 酉
*乙庚합 인정
*상관합거로 거론
*합거가 아님.
9.잡격(雜格): 총 12명
이곳에 등장하는 각종 잡격은 일단 선별해서 보아야 합니다. 심효첨은 여러 면에서 선비의 기질이 강한 사람입니다. 그러한 점을 감안하고, 또한 그가 앞서 언급한 제33장 “격국(잡격)에 얽매임을 논함”에서 자신이 부정한 내용을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否定한 내용이 버젓이 올라있는 것도 보이기 때문인데, 이러한 것은 후대에 삽입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심효첨이 否定한 내용
1.전식합록격 5.형합격
2.귀록격 6.공귀격
3.조양격 7.육을서귀격
4.시상편관격(時上一位 偏官格)
따라서 일단 이 51章과 52章은 후대에 삽입된 것으로 판단합니다.
1.오상공(吳相公): 곡직격으로 보인다.
壬 乙 乙 癸
午 未 卯 亥
2.무명씨(一品벼슬): 화격(化格)
甲 壬 丁 甲
辰 寅 卯 戌
3.도충격 2명 4.조양격 5.합록격 2명 7.종재격 8.종살격
9.정란차격 10.형합격 11.요합격
이상 8정격에 등장하는 명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등장 인물의 숫자와 월령의 투간
격국의 구분
등장 명조
월령 투간
월령 미투간
잡기 투간
기 타
정 관 격
6명
2
3
1
재 격
13명
6
6
1
인 수 격
14명
8
6
식 신 격
10명
8
2
칠 살 격
8명
4
3
1(월령 무시)
상 관 격
11명
4
6
1(비겁 투간)
小 計
62명
32명
26명
3명
1명
양 인 격
5명
(1)戊-->午
건록월겁격
13명
잡 격
(12명)
총 등장 명조
80명
위 내용들을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자평진전에는 서락오의 주석 내용을 제외하면, 격국론 이외의 章에서는 거의 실제 명조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1.실명으로 등장하는 명조 1명->제 9장 고태위(高太尉): 합살류관 설명 편
2.실명은 나오지 않는 명조 2명 -->제 34장
3.기타 다른 곳에서는 년.월간이 빠져있거나, 일,시지가 빠져있거나 함
#결국 이러한 분석과 검토를 통하여 필자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심효첨이 철저하게 준수한 법칙
1.반드시 월령으로 격국을 정해야 한다. (八字用神, 專求月令)
2.월령이 투간되지 않아도 월령으로 격국으로 정한다.
3.월령이 투간되지 않았다면, 지장간(여기.중기 등)이 투간되었다고 해도
그것으로 격국을 삼지 못한다.
4.월령이 투간되지 못하고, 지장간이 투간되었는바 그것이 비록 합국을 이룬 상태 로 투간되었다고 해도, 격국으로 삼지 못한다.
자평진전에 등장한 명조 중에서, 이러한 형태를 보이는 것은 총 9명으로 모두 일정한 원칙을 조금도 타협함이 없이 정확하게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의 고수는 심효첨 선생의 선비다운 고집과 기개를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6.월령이 투간되지 못한 명조 26명을 분석한 결과, 투간된 지장간을 채택하여 격국으로 삼은 것은 단 한개도 없습니다.
戊 乙 壬 甲 (정관격:설상공 명조)
寅 巳 申 申 申중 壬水 투간되었지만-->인수격으로 분류하지 않았음.
庚 丁 丁 乙 (정관격: 김장원 명조)
戌 未 亥 卯 亥卯未 완전 삼합을 이루고 乙木이 투간되었어도
丁--亥月 이므로 -->인수격으로 분류하지 않고 정관격 분류
7.양인.건록.월겁격에서도 월지의 지장간으로 격국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곳에서도 심효첨은 절대로 월지의 지장간에서 투간된 것으로 격국을 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丙 甲 丙 甲 (건록격에 등장하는 장장원 명조)
寅 子 寅 子 寅중 丙火가 투간되었어도, 건록격으로 분류하였음.
丙 甲 庚 辛 (건록격에 등장하는 무명씨 명조)
寅 申 寅 亥 寅증 丙火가 투간되었어도, 건록격으로 분류하였음.
丙 壬 癸 戊 (건록격에 등장하는 원내각의 명조)
午 午 亥 辰 亥중 戊土가 투간되었어도, 건록격으로 분류함
이러한 심효첨의 확고한 원칙의 고수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습니다. 아울러 건록.월겁격 본문과 제 12장 論用神편에서의 건록.월겁격에 대한 용신취용의 구절에 대하여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도 말끔하게 해소됩니다. 자평진전에서 가장 핵심중의 핵심을 차지하는 [격국론(格局論)]에서의 실제 명조의 내용은 매우 의미심장한 것입니다. 따라서 본기가 투간되지 않을 경우에, 지장간에서 투간된 것으로 격국을 정하는 방법은, 그 맞고 안 맞고를 떠나서 최소한 심효첨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임을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필자의 판단
1. 제 14장 [용신의 변화를 논함]의 내용은, 後代에 통째로 추가된 것이다.
이 章은 소위 월령이 투간되지 않고, 지장간이 투간되면 그것으로 격국을 삼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핵심적 내용인 격국론과 완전히 상반되는 내용입니다.
격국론에 등장하는 실제 80명의 명조가 이를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그는 단 한 곳에서도 월령을 무시하고 투간된 지장간을 사용한 적이 없으며, 동일 오행이 투간되었어도, 월령만을 기준으로 격국을 삼고 있습니다. 동일한 저자의 글 내용이 어느 한 곳에서의 내용과 다른 곳에서의 내용이 현저하게 다르다는 것은 그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자평진전의 핵심은 ‘격국론’입니다. 따라서 격국론이야말로, 저자인 심효첨의 지식체계가 농축된 핵심중의 요체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원칙을 깨뜨린 제 14장은 결코 심효첨의 저작물일 수 없습니다.
2. 제 15장 [용신의 순잡을 논함]의 내용도, 後代에 통째로 추가된 것이다.
이 章은 앞의 14장과 연관되어, 지장간이 모두 투간되었을 경우 그 지장간 끼리의 상생상극의 관계를 논한 것이며, 서락오의 해설을 빼면 4문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내용입니다.
#.결국 투간된 지장간으로 격국을 삼는 현재의 방법론은, 그 원인의 단초를 심효첨 선생이 제공한 측면도 있음을 부인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실제로는 월령이 투간된 사주보다는, 월령이 투간되지 못한 명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확률적으로도 약 20% 정도입니다..--> 2개/10 천간중) 따라서 심효첨의 방식대로 무조건 격국을 조절하는 것으로만 판단한다면, 나머지 월령이 투간되지 못한 명조는 현저하게 정확도가 떨어지는 추명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맞지 않으니 자연히 다른 방법을 찾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위천리와 서락오가 그러하듯이 말입니다.
3.잡기격의 취용과 관련된 내용
월령이 辰戌丑未의 소위 잡기(雜氣)일 경우에는, 월령을 고수하지 않고 투간된 지장간으로 격국을 삼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물론 저서 제 20장 [雜氣의 취용] 편에서 그 이론적 배경을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과연 이러한 내용이 심효첨의 본래의 생각인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독자들도 대개의 경우 土를 왜 하필 잡기(雜氣)라고 하는지 물어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대답합니다.“토(土)에는 복잡한 지장간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일견 그럴듯해 보이는 답변입니다. 그러나 필자는 묻습니다. “寅申巳亥도 지장간이 土와 똑같이 3개씩 아닙니까?” 그것은 辰戌丑未는 바로 월령(月令:계절)이 겹쳐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답입니다. 필자는 이 부분은 조심스럽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로 판단합니다.
첫째, 아직 심효첨이 월령에 대한 확고한 지식체계가 정립되지 못한 경우이거나
둘째, 이 부분도 통째로 다른 사람이 삽입했을 경우입니다.
실제 명조에서는 총 4건의 사례가 등장합니다.
1년 12개월 중에서 辰戌丑未월이 4개 이므로, 1/3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총 등장한 80개의 명조 중에서, 확률적으로 27개는 土월 生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12명으로서 채 절반이 안되며, 그 중에서 8명은 본기가 투간되어 실질적으로 판단할 만한 내용이 부족합니다.
1)정관격 무명씨의 명조
乙 戊 丁 壬
卯 申 未 戌 -->未중 乙과 丁이 투간됨. 丁은 丁壬합 되어 제외시키고, 乙 선택
2)재격 왕학사의 명조
壬 辛 辛 甲
辰 酉 未 子 --> 未중 乙도 없고 甲이 통근한 것 뿐인데, 財格으로 논한 것은
도저히 심효첨의 생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후대에 삽입된 것으로 판단합니다.
혹은 출판사의 편집 실수거나 판본의 오류일 수 있습니다.
3)칠살격 탈승상의 명조
戊 丙 甲 壬
戌 戌 辰 辰--> 이것이 어떻게 칠살격으로 되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멀쩡히 時干에 있는 戊土를 제치고, 壬水를 선택했습니다.
역시 후대에 삽입되었거나, 판본 자체의 오류로 생각됩니다.
4)상관격 하각로의 명조
壬 丙 丁 壬
辰 寅 未 寅--> 이 명조를 상관격으로 분류했다는 것은 두 가지로 판단됩니다.
1)심효첨은 土월령에서도, 투간된 지장간으로 격국을 삼지 않는다.
2)未에서 오직 丁만 투간되었는데, 그것은 일간과 같은 오행이므로
겁재에 해당되니, 格으로 삼을 수 없다는 제 12장 용신론에서의
언급에 따른 결과이다.
어느 것이 맞는지는 좀 더 숙고해 보아야할 문제입니다. 만약 1)번이 맞다면 위의 첫 번째의 명조도 후대의 삽입이 되고 맙니다. 아울러 제 20장 잡기취용편은 통째로 후대의 삽입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문이 계속 생기는 이유 중에 하나는 제 20장에서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실제 명조의 사례가 이름이 없거나 다른 원칙까지도 함부로 위배되었거나 하는 등의 부실함 때문입니다.
필자가 표방하는 억부용신과 격국용신의 통합은 이러한 치열한 작업을 거치면서 태어난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용신을 찾는 지긋지긋함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방법론은 나중에 별도로 밝히겠지만, 통변의 내용을 엄청나게 확장시키게 됨을 우선 언급하고 넘어갑니다. 한 가지 아직도 아쉬운 점이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필자의 한계력 때문입니다. 철저한 아카데미즘을 기반으로 한 텍스트 크리틱(text critic :문헌비평)을 기다려 보아야할 것 같습니다만,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명학계에 그러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 드믈 뿐더러, 소위 제도권을 벗어난 학문이기 때문에 대학을 비롯한 관련 기관에서의 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또한 협력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세계사적으로 가장 광범위하고 집중적으로 행하여진 문헌비평은 모두 중국에서 일어났습니다.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1.漢代 훈고학(訓詁學) 운동(AD 1~2세기 경)
진시황의 분서갱유 이후로 많은 문헌이 소실된 후, 한자의 내용이 크게 변화되고,많은 정제되지 못한 필사본들도 유행하여 그것을 재정비 할 필요성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유명한 정현(鄭玄) 마융(馬融) 등이 주도하였으며, 주역. 시경 .서경. 춘추. 논어. 효경. 주례. 노장계열의 문헌. 제자백가의 문헌 등을 총 망라한 엄청난 문헌들을 연구 분석 정리한, 인류사에 보기드믄 엄청난 사건이었습니다. 그 시기에 등장한 인류 문명사 최초의 백과사전이랄 수 있는 위대한 문헌이 있습니다. 바로 허신(許愼:AD 1세기 경)의 [설문해자(說文解字)]입니다. 9353字에 대하여 그 어원(語源)과 자의(字意)와 독음(讀音)을 식별하고 古文字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쌓아놓은 인류사 최초의 위대한 문헌이 탄생되어 훈고학의 발전과 그 맥을 같이하게 됩니다.
2.淸代 고증학(考證學)
명나라 말기에 진제(陳第), 방이지(方以智) 등에 의해서 시작되어 淸나라로 이어져고염무(高炎武), 황종희(黃宗羲) 등에 의하여 이루어진 학풍입니다. 실사구시를 추구하면서 문헌학적 실증과 귀납에 역점을 두고 행하여 졌습니다. 經學. 史學. 천문학. 지리학. 음운학. 문자학. 금석학등을 망라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많은 문헌들이 또한 연구되고 정리되는 계기를 맞게 됩니다.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크게 미쳐서 역사. 지리. 금석학 등에서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의 업적으로 이어지기도 하였습니다.
3.근세 의고풍(疑古風) 운동 (20세기 초)
모든 古典의 성립시기와 著者에 대한 의심을 품고 수많은 학자들이 연구와 논쟁을 하면서 고전을 재해석하고 연구한 학풍입니다. 물론 정치사적 배경은 있지만, 학문적인 측면만 본다면 이 역시 유례가 드믄 엄청난 작업이었습니다. 여기에 참여한 인물들은 호적(胡適). 양계초(粱啓超). 전목(錢穆). 전현동(錢玄同). 고힐강(高詰剛)
풍우란(馮友蘭 :그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수학하였고, 하버드에서도 강의를 하였으며 이때 도올 김용옥 선생도 사사한 적이 있었음) 등 기라성같은 학자들이 총 집결하여 연구하는 과정에서 고전해석의 수많은 틀과 다양한 방법론을 개척하여 엄청난 고전 해석의 레훠런스(reference)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소위 명리학의 문헌들은 조명을 받을 처지가 못 되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자평진전 하나도 제대로 된 내용을 접하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만약 상황이 허락한다면, 중국이나 대만의 고서점이나 국회도서관을 뒤져서라도 지금처럼 후학들에 의하여 분칠로 범벅이 되지 않고, 심효첨의 숨결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원본 [자평수록삼십구편]을 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이제 독자들은 필자의 이러한 시도를 통하여 [자평진전]의 새로운 면모를 조금이나마 접하고 그것으로 자평진전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면 , 이번 필자의 이러한 분석과 노력이 헛되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위안을 해 봅니다. 아울러 위천리나 서락오가 과연 이러한 분석과 검토의 과정을 이행했는지 의문이 들고, 만약 그런 과정이 없이 월지장간에서 투간된 것으로 격국을 결정하는 방법론을 임의로 선택했다면, 그것은 심효첨의 본래의 의미를 완전히 퇴색시켰을 뿐만 아니라 명리학의 발전을 적어도 수십년은 후퇴시킨 죄악을 저지른 셈이 됩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많은 학파들이 [자평진전]의 한 글자 한 문장을 기반으로 지금껏 형성해온 이론적 바탕들이, 모두 뜬구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우 아쉽고 한편 안타깝습니다. (역학동 게시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