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이라는 간단한 풀이가 되어 있는 이 말,
‘가게’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들어 아는데
내가 갖고 있는 사전에는 ‘가게’라는 낱말이 없습니다.
어렸을 때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고
그저 나 사는 곳 가까운 데 있던 가게를 ‘송방(松房)’이라고 불렀던 기억이 남아있는데
나중에서야 그게 ‘송도 상인들이 운영하는 가게’라는 걸 알았고
왜 그랬는지는 헤아려보지 않았지만
그만큼 송도 상인들이 철저하게
상도(商道)와 상례(商禮)를 알고 지켰다는 것과
그래서 ‘송도 상인들이 운영하는 가게’라는 뜻으로
‘송방(松房)’이라는 말을 썼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잠시 쓰이던 송방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일제 시대,
그 때 상회(商會)라는 말이 널리 쓰이게 되었고
이후 ‘슈퍼’니 ‘마트’니 하는 말들이 난잡하게 들어서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상례나 상도는 오간 데가 없고
그저 천박한 장사꾼들의 놀이만 무성하게 된 마당,
사는 사람도 흐뭇하고 파는 이 또한 팔아서 즐겁던 시절이
언제 또 다시 돌아올지는 내 알 수 없지만
경제라는 말이 우리 언저리에서 마구 춤을 추는 이 마당에서
아름다운 상도나 상례를 어찌하면 피워올릴 수 있는지
아득하긴 하지만
꿈을 꾸는 것까지야 누구도 뭐랄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느냐고 중얽리며
오늘 아침 이야기를 여기서 접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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