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관鷄冠 김유석
새장에 갇힌 새는 얼마쯤 시간이 흘러야 나는 법을 잊게 될까
새장의 새는 한동안 파닥거린다. 갇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중이다.
창공과 새장은 공간의 차이 공간의 차이를 안과 밖의 문제로 바꾸는 것은 먹이
새의 깃과 새의 높이와 날아가는 방향이 깃든 먹이가 새장을 길들인다.
갇혔음을 알고도 새는 이따금 파닥거린다. 먹이를 찾는 습관이다.
가장 빠르게 창공을 버리고 귀화한 조류는 날지도 못하면서 푸드득거리는 종들
봉황의 볏을 달고도 날지 못하는 닭은 몸이 무거워서가 아니라 기억을 잊어버린 까닭이다.
밖으로 날아간 새는 또 얼마큼 지나야 갇혔던 기억을 지울 수 있을까
-프로필 1960년 전북 김제 출생 전북대 문리대 졸업 198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9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201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사사>공동주간 <리토피아>편집위원 시집 「상처에 대하여」「놀이의 방식」
|
첫댓글 봉황의 볏을 달고도 날지 못하는 닭은
몸이 무거워서가 아니라 기억을 잊어버린 까닭이다.
이 글 귀가 저에게 가장 감명을 줍니다.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마음을 다잡습니다.
대청마루에 서서 푸른하늘을 보던 그날처럼..
남겨주신 말씀 고맙습니다, 박하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