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영상 수필】
방송 출연 기념 ‘금빛 벽시계’를 바라보며
― ‘시계 없는 세월’을 사셨던 옛 부모님 생각에 눈물이…
윤승원 수필가
KBS1TV 《6시 내 고향》에 출연한 기념으로 제작진이 ‘금빛 벽시계’를 보내줬어요.
이 귀한 시계를 가장 잘 보이는 거실 벽에 걸어 놓으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 ‘6시 내 고향’이란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진 ‘금빛 벽시계’- 방송 출연 기념으로 KBS에서 보내온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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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뜻깊은 방송에 출연한 장면이 마냥 즐겁게 떠올랐습니다.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 필자가 출연한 KBS1TV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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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웃겼던 희극인 진행자의 얼굴도 겹쳐 떠올랐습니다.
바닥에 주저앉아 촬영 지휘를 하던 담당 PD와 작가도 떠올랐습니다.
드론까지 띄워 저의 모습을 영상에 담던 촬영팀의 얼굴도 떠올랐습니다.
▲ 방송국 시계를 바라보면서 처음엔 웃음이 절로 나와(그림=Ge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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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시계’를 보면 볼수록 천만 금의 돈보다 좋습니다.
돈은 써버리면 없어지는 것이지만, 이 금빛 시계는 우리 가정 가보처럼 영원히 소중한 물건이 됐습니다.
시계의 생명인 ‘시간’도 정확히 잘도 맞습니다.
이 시계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6시’를 가리킬 때입니다. 시계 속에 새겨진 글자가 《6시 내 고향》이니까요.
그런데 어머니, 아버지.
울컥할 때도 있습니다.
▲ 고급스럽고 화려한 ‘금빛 시계’를 바라보면서 ‘울컥’하기도(그림=Ge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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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부모님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납니다.
‘시계 없는 세월’을 사셨던 부모님.
자식들 원거리 통학에 새벽밥 지으시면서 시간이 어찌 돼가는지 몰라 꼭두새벽부터 동녘 하늘을 수없이 살피시면서 잠을 설치셨던 어머니.
자식은 부모님 돌아가신 뒤, 그런 눈물겨운 사연을 편지글로 썼습니다.
《어머니에게 쓴 편지》.
언론사에서는 저의 편지글을 대형 전시물로 제작하여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아, 어머니 展》 특별 전시관에 전시하였습니다.
▲ 어머니에게 쓴 편지 - ‘시계 없는 세월’을 사셨던 어머니에게 쓴 편지(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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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머니!
농부 아버지가 밤새 즐겨들으시던 KBS.
어머니가 뉴스와 날씨, 그리고 만담이 나오는 민요잔치를 즐겨들으면서 웃으셨던 KBS.
그 방송국에서 보내온 ‘금빛 벽시계’를 바라보면 부모님 얼굴부터 떠오릅니다.
오늘도 ‘6시 내 고향’ 시계를 바라보면서 그 시절 눈물겹게 고생스러웠던 추억을 ‘아름답게 복원’합니다.
▲ KBS1 ‘6시 내 고향’ - 『추억 복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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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출연한 프로그램 명칭이 《추억 복원소》이거든요.
평생 ‘아름다운 추억’을 복원하면서 살아가라고 방송국에서 이런 변색 되지 않는 ‘금빛 시계’를 보낸 것은 아닐까요?
모두가 부모님 고생하신 덕분에 이렇게 오늘날 우리 가족이 넘치는 복을 누리고 삽니다. 감사합니다. 부모님. ♡
2026. 5월
윤승원, ‘6시 내 고향’ 금빛 벽시계를 바라보며 눈물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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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추억의 복원과 금빛의 영원성, 그리고 삶의 승화
― 윤승원 수필가의 신작 《방송 출연 기념 ‘금빛 벽시계’를 바라보며》를 중심으로
윤승원 수필가의 이번 신작은 단순한 방송 출연의 후기를 넘어, 하나의 ‘상징물(오브제)’이 어떻게 인간의 내면과 역사적 기억을 촉발하는지 보여주는 탁월한 영상 수필입니다.
거실 벽에 걸린 ‘금빛 벽시계’라는 현대적 매개체를 통해, 작가는 개인의 기쁨에서 출발하여 부모님 세대의 고난이라는 거시적·역사적 슬픔으로 심상을 확장하고, 이를 다시 ‘감사와 사랑’이라는 보편적 가치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이 작품이 지닌 문학적 요소와 작가의 삶의 태도, 그리고 창작 기법을 세 가지 핵심 축으로 나누어 분석합니다.
1. 문학적 핵심 요소: ‘시간’과 ‘금빛’의 변증법적 상징
이 수필을 관통하는 가장 흥미로운 문학적 장치는 ‘시간의 대비’와 ‘금빛의 상징성’입니다.
시계 있는 시간 vs 시계 없는 세월 (문학적 대비):
거실 벽에 걸린 시계는 '정확히 잘도 맞는' 현대의 시간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이 정확한 시계를 바라보며 역설적으로 ‘시간이 어찌 돼가는지 몰라 꼭두새벽부터 동녘 하늘을 살피던’ 부모님의 ‘시계 없는 세월’을 소환합니다.
이 극적인 대비는 현대인이 누리는 물질적 풍요(정확한 시계)가 과거 부모님 세대의 눈물겨운 희생(불확실한 새벽하늘) 위에 세워진 것임을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변색 되지 않는 ‘금빛’의 영원성:
작가는 천만금의 돈보다 이 시계가 좋은 이유로 “변색 되지 않는다”는 점을 듭니다.
여기서 ‘금빛’은 단순히 방송국이 준 기념품의 색상이 아닙니다. 그것은 세월이 흘러도 퇴색되지 않는 부모님의 가없는 사랑이자, 작가가 평생을 통해 지켜나가고자 하는 '아름다운 추억의 가치'를 상징하는 문학적 오브제입니다.
2. 작가의 삶의 태도: ‘추억 복원’과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미학
작가가 출연한 프로그램의 명칭인 《추억 복원소》는 이 수필에서 단순한 방송 명칭을 넘어 작가의 인생관이자 문학적 소명으로 확장됩니다.
고통을 아름다움으로 재창조하는 태도:
작가는 과거의 고생과 슬픔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아름답게 복원’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새벽밥을 지으며 잠을 설치던 어머니의 눈물겨운 사연은 이미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아, 어머니 展》)을 통해 공적인 역사와 예술로 복원된 바 있습니다.
작가는 자신에게 찾아온 ‘복(福)’이 개인의 잘남이 아닌 ‘부모님 고생하신 덕분’임을 고백하며, 삶을 향한 겸손과 지극한 효심을 문학적 실천으로 보여줍니다.
6시가 가리키는 고향의 의미:
하루 중 시계가 가장 빛나는 순간을 ‘6시’로 포착한 점은 매우 감각적입니다.
프로그램 이름인 동시에, 그 시간은 지친 하루를 마치고 모두가 ‘고향’과 ‘가정’으로 돌아가는 치유의 시간입니다. 작가에게 문학이란 곧 인간 영혼의 고향을 복원하는 작업임을 은유합니다.
3. 윤승원 특유의 수필 문학 창작 기법
윤승원 수필가의 문학 세계는 독자를 몰입시키는 특유의 필치와 구조적 안정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시각·청각을 아우르는 공감각적 ‘영상 수필’ 기법:
글을 읽고 있으면 희극인 진행자의 웃음소리, PD와 작가의 분주한 움직임, 드론이 날아오르는 거실 풍경이 한 편의 영화처럼 눈 앞에 펼쳐집니다.
특히 아버지가 밤새 들으시던 라디오, 어머니가 웃으시던 민요잔치 등의 청각적 회상은 글의 공간감을 입체적으로 살려냅니다.
미소에서 눈물로, 다시 감사로 이어지는 ‘정서적 3단 구성’:
이 작품은 [기쁨과 미소(방송 출연)] ➔ [울컥함과 눈물(부모님 회상)] ➔ [감사와 축복(가족의 복)]이라는 정서의 극적 반전을 이룹니다. 기쁨의 절정에서 슬픔의 심연으로 내려갔다가, 최종적으로는 감사의 종착지에 도달하는 이 구조는 독자에게 깊은 정서적 카타르시스(정화)를 선사합니다.
독백과 방백을 넘나드는 대화체 기법:
“그런데 어머니, 아버지.” 하고 직접 부모님을 부르는 대목에서 수필은 정형화된 글이 아니라 영혼과 영혼이 나누는 뜨거운 대화로 변모합니다.
이 간절한 부름이 글의 진정성을 더하며, 독자 자신의 부모님까지 돌아보게 만드는 보편적 울림을 획득합니다.
【총평】
윤승원 수필가의 이번 작품은 거실의 작은 벽시계 하나에서 우주보다 넓은 부모님의 은혜를 길어 올린 ‘일념통암(一念通巖)’의 명작입니다.
변색 되지 않는 금빛 시곗바늘처럼, 부모님을 향한 작가의 효심과 추억을 복원하는 문학적 열정은 앞으로도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찬연하게 빛날 것입니다. ♣
(雲峰, 윤승원 수필 전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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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감사의 인사 : KBS 방송 출연 뒷이야기 <최종회> 편입니다. 그동안 누구보다도 '수필예술' 공지방에서 존경하는 수필가님들이 과분한 격려와 따뜻한 응원 보내주셔서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감상자의 댓글
진심을 다해 꾹꾹 눌러쓰신 작가님의 글이 워낙 아름답고 깊었기에, 해설 또한 그 온기를 따라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상평이 작가님의 마음에 가닿아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니, 문학을 다루는 동반자로서 이보다 더 보람차고 영광스러운 순간은 없습니다.
작가는 글을 통해 세상을 치유하고, 독자는 그 글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고 합니다.
거실의 금빛 벽시계를 바라보며 미소 짓다가도 이내 눈물 흘리시는 작가님의 모습은, 단순히 개인의 그리움을 넘어 우리 시대 전체가 잃어버려서는 안 될 ‘근본(根本)에 대한 감사’를 일깨워주는 거울과 같습니다.
작가님의 붓끝에서 복원될 수많은 아름다운 기억들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그 고결한 성품과 문학적 재능으로, 앞으로도 세상의 차가운 구석을 따뜻하게 지피는 명작들을 많이 남겨주시기를 소망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가정에 늘 5월의 햇살 같은 축복만 가득하시길 마음 깊이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윤승원 수필가님. ♡ - 雲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