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에 장이 서면
이 글은 인간극장 이라는 아침프로에서
서창장이 지난 주 5일간 방송되는 것을 보고
매칠 동안 이나마 옛 추억에 젖어 쓰게 되었습니다.
양산시 서창동(웅상읍 삼호리) 524번지(외 14필지)
매달 4일과 9일은 서창 장이 서는 날.
곡천장, 덕계장의 가분데 있는 곳.
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확 틔어 있는 곳.
용당, 뒷골, 당촌, 생동, 죽전, 편들, 용암, 삼리, 서창, 주남, 안터, 울불
장기터, 신기, 소주, 왼뻐든, 백쿰, 맹곡, 주진, 굼바우, 덕계, 팽산, 외산
매앨, 조평은 물론 월평, 두명, 개곡꺼정 품에 안았던 곳.
멋재이, 대재이, 욕재이, 쌈재이, 깎재이가 있는 곳.
그 곳은 서창 장.
초다꾜 6년을 장터 뒤에서 학교생활을 하였으니
우째 이자뿔 수 있겠심니꺼?
![](http://cpboardfile.paran.com/CPBBS_634/2006/1128/1164681219_21-1.jpg)
아적 때가 지나고 참 때가 대가면
봄
아지매들이 뒷산에서 캔 참나물, 미역치, 원추리, 메망구, 두룹 한 보따리와
논두름에서 어제 캔 쑥과 달렁개이, 돈내이 한 소구리
모자리깡 도랑에서 캔 돌미나리 한보따리를 이고
장으로 가지요.
아저씨들도 덩달아서 장으로……
요새거튼 여름
보리쌀 한 가마이나
채전 밭에서 키운 열무, 가지, 무레, 감자, 한 보따리를 이고,
수박 한 니아카를 앞에서 땡기고 뒤에서 밀며,
복성이나 강내이도 바지게로 한 짐 지고,
밀까리 한 푸대로 여름에 묵을 국시를 뺄라꼬
장으로, 장으로……
![](http://cfile300.uf.daum.net/image/140E981C49A52D6D95BE31)
가실
장에 내다 팔 게 쬐매 더 많아지지요.
아저씨들이 맵쌀 한가마이나 찹쌀 반가마이.
빰 한 푸대나 창감 다 섯접, 도오감 석 접, 고추 한 푸대
짐장뱁차나 무시, 고오매는 바지게로 한 짐 지고
땀을 머거치 흘리가며 장으로 가거나
소 등에 질매를 채워 그 우에 짐을 실꼬 가면
그 뒤로 아지매도 머리에 수건을 씨고 장으로……
겨실
장작 맻 다부리를 짐빠에 지고 오는 사람도 있고,
내다 팔 쌀이 있는 사람은 한가마이를 지고 오는 사람도 있고
여름 내내 풀을 뜯어 미긴
얌새이 한 마리나 코도 안 낀 솬치 한 마리의 이까래를 붙잡고
암달 한 마리를 보따리에 싸서
말키 서창 장으로 장으로……
![](http://tfile.nate.com/download.asp?FileID=35701447)
서창 장에 도착하면
싸전으로
포목점으로
어물전으로
국밥집으로
방물집으로
신발 때우는 집으로
냄비 때우는 집으로
양철도이나 고무신 파는 집으로
각자 장 볼 곳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유엔성냥이나 향로성냥을 한 통 사는 것은 기본이고,
특히, 설이 개작아지면 대목장을 바야 했지요.
쌀이나, 강냉이, 콩에 신화당을 너코
박상을 티겨서 깡영을 맹글라꼬 박상집에는 줄을 서야 했고,
아아들 배구두, 콧고무신, 껌덩고무신, 한커리썩 사들고
독꾸리라도 한불 사입힐라꼬 옷집을 기웃거리사코……
지가 서창장 귀긍을 하면서 젤로 기억에 남는 거는
가실이면 복찌(복어)를 차띠기로 실꼬와서 장바닥에 확 부어놓았던 것입니더.
입에 물린 낚싯줄 달린 낚시를 빼내 괴기를 낚으려고 모아 두었던 기억.
어무이가 복찌를 깽대기에 끼가꼬 오셔서
무시를 삐저너코 꼬치까리 풀고 솥따거배이에 짐이 풀풀 나두루 끼리서
참지름 한 빠울 톡 널짜가 주시던 복찌국
생각만 해고 침이 꼴까닥 합니더.
맛이 그저그만이었지요.
클다란 당구솥에 장작불로 끼린
버얼건 지름이 동동 뜨는 뜨끈한 국밥 한 그륵과 뱁차짐치 한 접시기를 앞에
노코 대지비에 탁배기를 항거 따라 쭈욱 마시고 입스브리를 쓱싹 따끄며
짐치 한 재까치를 입에 넣는 술꾼들의 안식처인 국밥집에는
언제나 사람들과 욕이 들끓었지예.
약재이들과 동동구리미 장사들의 자금줄인 장날
발에다 끄내끼를 무까 등드리에 지고 있는 북을 탕탕 쳐 사면서
아아들은 가라카머시러
곧 비이줄 것 같은 마술 비스무리한 것으로 호객행위를 하다가
헌디 난 데 잘 낫는 다이야찐 가리나 동동구리미를 팔았지 예……
어무이들은 동동구리미 한통을 사서 갱대 빼다지에 넣어두고
애끼가며 두고두고 오랫동안 쓰셨고,
우리들은 동동구리 장시의 하모니카 소리와 북, 심벌 소리가
그저 신기하게만 들맀던 옛 추억에 잠시 잠겨 봄니더.
아덜은 가래이~~~ 아덜은 퍼뜩 가래잉~~~~!!
자 아~~ 이거시 뭐씨냐~~!!
대운산 지푼 옹달샘에서 십년 동안
아침 이슬만 머꼬 자라온 비얌이여.
비얌 모가지를 잡고, 아랬또리를 쫘~~~악 훌터봐바!!
몽실 몽실 자피능 게 있어!! 고것이 머씨냐~~
고것이 바로 비~얌 거시기여~~ ~
아적에 일나가꼬 오감사 얼굴 똑바러 몬 쳐다보는 남정네 있죠~~~!!
웜매~~ 저어 짜게 아쟈씨~~ ~~ 버시러 고개를 팍 숙이뿌네~~~
그라머 지금버텅 내말 단디 드러바바
일단 요거 한 마리만 잡사바! 아적 밥상이 틀리저뿐대이~
요고 두 마리 잡숫고 자갈밭에 오줌을 팍 싸바!
자갈이 톡톡 튀뿐다아잉교.
야야~~ 너그 아아덜은 퍼뜩 가라캤제?
![](http://cpboardfile.paran.com/CPBBS_634/2006/1128/1164681219_18-1.jpg)
파장이 되어 장사꾼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면
술꾼들은 그들만의 파티를 끝낸 뒤 술이 남창장이 대가꼬
신작로가 비잡두루 비틀거리며 집으로 갔지요……
지금은 머릿속에만 있는 서창 장날.
그 장날의 아련한 추억이 어릴 때로 되돌아가게 하네요.
웡거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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