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가 국내외 경기 침체를 딛고 뛰어난 실적을 낸 ‘2013 대한민국 100대 기업 CEO’를 선정했다. 매출 1조원 이상인 204개 상장 사를 대상으로 매출·영업이익·주가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다.
실적 발표 때마다 새로운 기록을 쓰는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했다. 종합 순위 1~10위 기업과 업종별 주요 기업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들 기업의 전성기를 이끈 CEO의 경영 전략도 짚었다.
각 항목 1위에게는 204점, 최하위에게는 1점을 주는 방식으로 계산해 총점을 매겼다. 지난해 상장한 기업은 제외했다. 각 분야 상승률은 2011년과 비교했다. 항목별로 가중치를 똑같이 뒀다. 사회공헌이나 전문가 의견 등 주관적 지수는 제외하고, 객관적 숫자만으로 분석했다. CEO는 숫자로 말한다는 통념에 충실했다.
평가 결과 종합 1위는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매출 200조원을 돌파한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5.7% 늘었다. 주가 상승률도 다른 기업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영업이익 상승률이 가장 높은 서울도시가스는 종합 2위에 올랐다. 스마트폰 부품 실적을 바탕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삼성전기가 3위를 기록했다. 한국가스공사·LG디스플레이·동원산업·오리온·지역난방공사·CJ제일제당 등이 종합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코오롱·삼양사는 매출이 크게 늘었다. 동양·한진해운은 영업이익 상승률이 높았다. 주가는 한세실업(133.43%)이 가장 많이 올랐다. 아모레G(83.33%)·매일유업(70.77%)·대상(62.73%)의 주가 상승률도 10위권에 들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삼성중공업 등 12개 계열사가 종합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려 재계 1위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현대모비스·현대위아 등 현대자동차그룹 6개 계열사도 100위 이내에 들었다. CJ(5개)·GS(4개)·LS(4개)가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국내외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이 뚜렷이 반영됐다. 자동차·운송 관련 기업이 100개 중 13곳으로 가장 많았지만 현대·기아차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다.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수출 증가에 따라 전자·통신기기 기업이 선전했고, 에너지 관련 기업도 8개나 이름을 올렸다.
음식료(12개)와 도·소매(11개) 같은 내수 관련 기업이 좋은 실적을 기록한 데 비해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조선(1개)과 기계장비(1개)는 부진했다. 건설업종에선 7개 기업이 100대 기업에 포함됐지만 주로 하위권에 몰렸다. 금융권은 일부 지주회사가 이름을 올렸지만 증권사와 보험사는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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