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소개할 영화는 라빠르망(L'appartement)입니다. 제가 비디오 대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할때 친한 손님께서 추천해주신 영화입니다.
저는 영화가 너무 좋으면 4∼5번 정도 보곤 합니다. 이영화 역시 비디오로 3번보고, 이글을 쓰기 위해 며칠전에 한번 더 보았습니다.
이영화는 질 미무니 감독이 연출하였고 뱅상 카셀, 모니카 벨루치 등의 배우가 출연하였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거창하게 어떻다고 말할 필요조차 정도로 이야기의 기본 설정은 간단합니다. 사랑하는 남자를 얻기위해 오랜 세월을 집착하고 그것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 한 여자, 그리고 옛사랑을 찾아 끊임없이 헤메는 한 남자.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모든 정성을 바치는 지고지순한 남자, 그리고 또 현재 유부남을 사귀면서 예전 애인을 그리워하고 있는 한 여자 이렇게 4명이 물고 물리는 가운데 진행되는 사랑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대개의 스토리입니다.
줄거리만 본다면 사실 기존의 사랑영화나 별다를바 없는것처럼 느끼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의 몇 각 관계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하디 흔한 소재이고 오히려 지금에 와서는 진부한 느낌마저 줄 정도이니까요.(비천무를 봐도 알수 있을 것 같은데...)
'좋아하는 사람을 쫓아 다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사람이 좋아서 쫓아 다니는 사람도 있다'는 따위의 설정은 사실 굳이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얘기이고 그렇기에 그런 내용의 영화는 그다지 영화적인 감흥-즉 다시말해 분명히 허구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곳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그런 느낌-을 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아파트'는 그것을 절묘하게 이용한 작품입니다. 알게 모르게 서로 상관성을 갖고 있는 영화의 줄거리, 시간의 흐름에 따라가면서도 어떤 의식의 흐름에 따라 때때로 역진행 방식으로 배열한 영화의 진행, 그리고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지만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프랑스 한 구석진 아파트와 주변의 풍경하며, 이 영화에서는 어느 한 장면을 놓치기가 아쉽다. 분명히 기본설정은 뻔하디 뻔한 얘기를 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많은 부분에서 눈에 띄는 특별한 점들 가운데 내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화면을 지켜보는 사람의 감정의 변화를 상당히 자주 일어나게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보는 사람의 긴장을 풀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장면 장면들이 많았다고나 할까? 초기에는 과거를 회상하며, 잔잔하게 진행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급박하게 벌어지는 사건진행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영화에서 눈을 땔 수 없게 만들었을꺼라 생각이 듭니다. 한때 사랑했던 두 연인이 간발의 차로 못 만나고 지나치는 장면이 사람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드는가 하면, 모든 것을 조작하려고 노력한 한 여인의 실체가 들통나려는 찰나에는 통쾌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또, 자기에게 마음이 없는 여자를 향해 모든 정성을 바치는 남자에게는 애절함이 느껴졌고, 마지막까지 우유부단하게 행동하는 주인공 남자에게는 웬지 모를 화가 치밀어 올라오기도 했었습니다.
아마 영화를 보면, 마지막 장면에서 에매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막스는 알리스를 만났을까? 아니면 약혼녀에게 돌아갔을까? 영화는 이 궁금증의 해답을 관객에게 맡긴 것 같습니다.
사실 마지막 장면에서 많은 허전함이 느껴집니다. 리자와 막스의 사랑을 기대했던 사람들이 많았으리라는 생각에... 저도 그 사랑을 기대했었습니다...
숱한 우연과 오해로 비비 꼬인 주인공을 보면, 사랑이란 개인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