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가 또다시 시끄럽다. 지난 4월부터 택시요금이 1천300원에서 1천500원으로 20% 정도 인상된뒤 노사 양측이 임금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이견을 보이면서 파업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요금인상-임단협 대립-파업 이라는 빈곤의 악순환이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이 지난 13일 전국 150여개 사업체에 대한 쟁의조정 신청을 제출했다. 민택노련은 오는 24일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전국적으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혀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전국 민택노련 쟁의조정 신청
광주지역 택시업계도 민택노련의 파업에 앞서 22일 출정식을 갖고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노사는 지난 3월 사업조합측과 민택노련 간부들의 상견례로 임금협상을 시작했다. 이후 3월 22일 1차 교섭에서 5월 3일 10차까지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서로의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평행선을 달려왔다. 급기야 지난 4월 25일 노조측이 임단투 승리결의대회를 시청앞에서 가진데 이어 5월 8일 사납금 인상 저지 결의대회를 개최, 파업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노사의 핵심 쟁점사항은 여러가지다. 노조측은 완전월급제를 도입하자고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측은 현 제도인 업적금제(사납금제)를 주장하고 있다. 월 근로일수는 노조측은 25일 만근을, 회사측은 현재대로 26일 만근을 내세우고 있으며 상여금은 노조측은 20일 이상 근무자에 대해 400%의 수당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측은 현 제도인 20∼26일 근무자 300∼400% 지급에서 23∼26일 근무자에 한해 100∼400% 차등지급을 요구하고 있으며 장려 및 가족수당을 삭제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협상의 최대 걸림돌은 사납금 인상 폭이다. 회사측은 4월부터 택시요금이 19.5%가 인상됐으나 국제유가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과 광주지역 택시 운전자의 임금이 전국 6대 광역시 택시근로자 평균 임금 보다 높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월임금 77만6천67원에서 74만6천67원으로 3만원 감소를 주장하고 있다. 사납금도 현재 6만7천원에서 1만3천원이 오른 8만원으로, 초과 수익금에 대해서는 사업체 대표와 운전자가 절반씩 배분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반해 노조측은 월 수익금을 190만원으로 기준선을 정해 이중 50%인 95만원을 임금으로 지급해 달라는 것이다.
광주지역 22일 출정식 파업 돌입
이것을 현행 사납금으로 풀이하면 7만6천원으로 올리자는 것이며 초과금에 대해서는 회사측과 마찬가지로 절반씩 배분하자는 것이다. 노사는 지난 10일부터 화순 도곡온천 모텔에서 막후 협상을 계속하고 있으나 서로의 입장을 견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노사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만 협상 타결 전망도 나오고 있다. 회사측이 최근 핵심쟁점 사항인 사납금과 관련 당초 8만원으로 1만3천원 인상에서 1만원까지 양보하는 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양측 입장차로 광주시 뒤늦게 중재
이에따라 노조측도 현실적인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업전에 극적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노조측은 이번 임금협상과 관련 광주시의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하고 있다. 노조는 광주시가 파업예방을 위해 사측을 상대로 설득작업에 나서기를 바라고 있지만 사측은 오히려 시의 중재를 기피하고 있다. 회사측은 매년 그랬듯이 시의 중재가 들어오면 손해보는 협상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임금협상을 노사양측에 맡겨달라는 요구다. 광주시는 노조의 중재요청에 대해 난감해 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11일 심재민 행정부시장이 노사 양측을 만나 원만한 협상타결을 바라고 있다는 뜻을 전달한 상태다. 광주시는 중재에 나설 경우 개인택시 추가증차 등의 요구를 해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임금협상과 택시행정은 분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나서길 주저하고 있다. 광주시는 5·18기념행사와 월드컵 등 국제행사를 앞두고 있어 택시파업에 따른 지역이미지 실추와 교통혼란을 피하기 위해 16일 뒤늦게 중재에 나서기로 결정,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