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막바지, 하얗게 내린 서리를 보며 성큼 다가온 겨울을 실감하게 된다. 아파트와 달리 지붕과 마당, 수도 등 안팎으로 돌볼 곳이 많은 단독주택. 험난한 겨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1. 낙엽 방지망 설치하기
가을에는 낙엽들이 비바람에 쓸려 지붕 물받이로 흘러 들어가고 홈통이 막히는 일이 다반사다. 많은 비나 눈이 내리면 결국 물받이의 물이 지붕 구조로 넘쳐 들어가 하자가 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축주가 수시로 홈통 청소를 해야 하는데, 매번 사다리를 타고 올라 물받이를 치우기란 번거롭고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물받이에 낙엽 방지망을 설치해둔다면 이런 고충을 해결할 수 있다. 방지망은 물받이 구조나 재질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수 있으며, 대개 촘촘한 그물망처럼 생긴 원형망을 이용한다. 물받이 지름 규격에 맞추어 제작•판매되는 방지망은 물받이 위에 그냥 올려 고정시키면 된다. 물받이뿐 아니라 정원 배수로나 배수구 홈 위에 방지망을 재단해 케이블 타이 등으로 고정하면 좋다. 동 재질의 물받이를 사용한 경우 같은 재질의 동판에 타공을 하여 직접 배수판을 제작하기도 한다.
2.제설 장비 준비
교외에 있는 집은 폭설이 내리면 고립되기 쉬우므로 건축주가 직접 제설작업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 넉가래, 눈삽, 염화칼슘, 모래주머니 등 제설장비를 미리 준비하자. 비닐하우스 등 붕괴 위험이 있는 재배시설물은 받침대로 보강하고, 사용하지 않는 비닐하우스는 비닐을 걷어내고 시설물만 보호하는 게 좋다.
3. 정원수 옷 입히기
정원에 추위에 약한 나무가 있다면 낙엽이나 짚으로 보온을 유지해준다. 줄기 부분을 짚으로 두르고 끈으로 묶어주면 추위를 덜 타게 되며, 추위에 아주 약한 경우는 나무 전체를 짚으로 싸주기도 한다. 이때 상록수는 잎이 햇빛을 볼 수 있도록 남쪽 부분을 약간 개방해주는 게 좋다.
추위에 약한 작은 묘목은 동해와 함께 가뭄 피해도 입기 쉬워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땅이 얼면 뿌리의 흡수력이 약해지므로 뿌리목을 짚으로 덮어 땅이 심하게 얼지 않게 해주자.
4.창호 기밀과 단열 점검하기
창호는 겨울철 실내 온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는 것이 있는지 확인하고, 닫힌 뒤에 창과 창 사이, 창틀과 벽 사이로 바람이 드나들지 않는지 살핀다. 만약 외기가 통하는 곳이 있다면 PVC 스펀지 소재의 문풍지를 발라 외풍을 차단한다. 문풍지로 해결할 수 없는 미세한 틈은 곰팡이 방지용 실리콘이나 무스 타입의 우레탄을 이용해 막아주면 된다.
요즘에는 유리창에 뽁뽁이나 단열 시트 등을 시공하는 경우가 많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창이 있다면 외풍차단용 비닐을 구입해 창문 전체를 막는 것도 방법이다. 두꺼운 커튼을 달기도 하는데, 사실 두꺼운 홑겹보다는 얇은 레이스 천이 있는 이중커튼이 실내온도를 높이는 데는 더 효율적이다. 창 쪽의 얇은 천이 틈새 바람을 막고, 실내 쪽의 두꺼운 천이 내부 온기를 유지시켜주기 때문이다. 낮에는 얇은 커튼만 쳐두면 밝은 햇볕도 충분히 들어오는 동시에 바람도 막을 수 있다.
5. 수도 동파 방지하기
전원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집 안으로 들어오는 수도관이 외부로 노출된 경우가 많다. 마당의 수도꼭지 노출 부위는 스티로폼 등의 보온재로 꽁꽁 감싸고, 물을 조금씩 틀어두어 얼지 않게 하자. 오래된 수도계량기의 보호통은 미리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상수도관이 얼었을 때는 미지근한 물로 먼저 녹이고 점차 뜨거운 물을 부어야 한다. 온수난방의 경우, 절약한다고 방 하나만 보일러를 틀어놓으면 다른 방의 보일러가 얼어버릴 수 있으니 주의한다. -8℃ 이하의 날씨가 이틀 이상 연속될 때는 주방에 있는 수도꼭지를 조금 틀어 자가 수도 모터를 보호하고 상수도 파열을 방지해야 한다.
6. 지붕 보수하기
겨울에는 처마 끝에 쌓인 눈이 빗물받이에 고여 주택에 수분이 흡수될 수 있는데, 지붕에 물이 새면 단열재가 젖고 인근의 골조와 치장재까지 손상될 수 있다. 따라서 지붕 아래로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물받이는 방수시트와 싱글 밑에 설치해야 한다. 나뭇가지나 날짐승 등에 의해 흠집이 난 경우라면 겨울철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며 흠집 부위가 더욱 커져 물이 샐 수 있다. 또한, 지붕에 많은 눈이 쌓이면 그 하중으로 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외관상 이상이 없더라도 직접 지붕 위로 올라가 깨진 곳이나 바람에 날아간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자.
7. 겨울철 결로 문제 대비하기
겨울철마다 단독주택에 사는 많은 이들의 속을 썩이는 결로. 이는 실내의 습한 공기가 벽 또는 천장 부분에 접촉해 이슬처럼 맺히는 현상인데, 곰팡이가 피고 목재가 썩거나 페인트와 벽지가 떨어져 나가는 등의 하자를 일으킨다. 애초에 주택의 단열성능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지만, 이미 완공된 주택이라면 실내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자주 환기를 시켜주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옷장, 침대 등의 가구 뒤 벽에도 결로가 생기기 쉬우므로, 가끔 가구를 움직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벽 속의 수도관에도 결로가 생길 수 있는데, 물이 벽 속 단열재인 유리섬유를 적시면 단열성능을 잃게 되므로 수도관 단열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8. 보일러 청소하기
가스보일러는열교환기를 분리해서 청소하고 버너에 그을음이 있으면 철솔로 문질러 털어 낸다. 청소가 마무리 되면 본체를 조립하고, 가스가 새지 않는지 철저하게 검사해야 한다. 또, 보일러의 배기가스가 집 안에 머물 수 있으므로 연통은 주거 공간과 분리해 지붕면보다 높게 설치하고 통풍에 유의하자. 보일러를 처음 가동한다면 배기통이 빠져 있거나 꺾인 곳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핀다. 배기통 안의 이물질을 제거해 폐가스의 역류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예방하는 일도 필수다.
기름보일러의 경우, 가동 후에 면장갑을 끼고 연통을 만졌을 때 뜨거우면 청소가 필요하다는 신호다. 먼저 전원과 기름 탱크의 연료공급밸브를 차단하고, 연통과 윗덮개를 분리한 후 철솔로 화실 내부와 연통 사이의 그을음을 털어 낸다. 1~2개월에 한 번 정도는, 버너 밑 부분에 설치된 화염감지기를 뽑아내고 부드러운 헝겊으로 깨끗이 닦아주는 것도 잊지 말자. 열효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오일 여과기는 1년에 1~2회 교체해야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다.
9.벽난로 청소 및 점검하기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았던 벽난로는 불을 지피기 전에 굴뚝 주변과 연통, 화실 내부를 청소해야 한다. 청소용 솔을 연통 안에 넣었다 뺐다 하며 그을음을 털어 내고, 종이처럼 화력이 센 것을 태워 그을음을 날려버린다. 철제 벽난로는 화실 내부의 녹슨 부분을 닦아내고, 내화벽돌 벽난로는 벽돌과 벽돌의 연결 부위인 줄눈의 상태를 확인한다. 목조주택의 경우, 목재의 수축으로 연통에 변화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를 기울여 관리해야 한다.
굴뚝 역시 한동안 쓰지 않다가 갑자기 사용하게 되면 연기가 밖으로 배출되지 않을 위험이 있다. 따라서 벽난로를 사용하기 전에 촛불을 이용하여 연기가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는지 확인한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난방기기의 고장이나 폭설로 인한 고립 등에 대비해 장작도 넉넉하게 준비한다. 보통 장작 반 톤 정도의 양이면 겨울을 날 수 있다.
10. 난방기구 점검하기
날씨가 추워졌다고 봄여름 내 사용하지 않던 라디에이터나 온풍기, 히터 등을 갑자기 사용하면 매캐한 먼지 냄새와 함께 타는 냄새가 나기도 한다. 이는 내장된 모터가 바람을 일으켜 오랫동안 쌓여있던 먼지가 날리고 코일에 앉은 이물질이 타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화재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용하기 전, 안에 종이나 천 조각 등의 이물질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11. 전기 화재 예방하기
전기로 인한 화재 사고를 막기 위해 두꺼비집에 정격용량의 규격퓨즈를 사용하고, 고온의 전열기구에는 절연 고무 코드가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자. 또, 오래된 전선의 피복이 여름철 뜨거운 볕에 의해 손상된 경우 누전이 발생해 감전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점검하여 보수해야 한다. 정원이나 데크 등 밖에서 사용하는 전기제품은 눈이나 물이 닿지 않도록 치워두고, 누전차단기도 최소 한 달에 1번 정상동작 여부를 시험해야 한다. 전면의 빨강색(초록색) 시험버튼을 눌렀을 때 스위치가 위에서 아래로 탁 소리를 내면서 내려오면 정상이다. 만약 눌러도 내려오지 않거나 다시 올려도 올라가지 않는다면 교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