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굴비.
쌀뜨물에 한나절을 담궈둡니다.
꼬리지느러미를 잘랐는데도
워낙 커서 6리터 통에 대각선으로 누어버립니다.
찜기에 채반을 깔고 김이 오르면
쌀뜨물에 담궜던 보리굴비를 넣고 20분 정도 쪄냅니다.
직접 만들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정말 입에서 살살 녹습니다.
요즘 같은 입맛에 보리굴비 만으로 밥 한 공기 뚝딱입니다.
오이지도 보리굴비에 뒤지지 않는 여름 반찬입니다.
서울식 오이지.
요즘은 썰어서 물에 띄우거나 양념무침으로 즐기지만
원래는 이렇게 손으로 쭉쭉 찢어 적당량의 물을 부어 즐겼습니다.
콩국수에 소금간을 좀 덜 하고
오이지로 그 부족함을 채워줍니다.
짠 맛 만이기에 콩국수의 구수함이 달아나지 않습니다.
오이지 담그기.
오이지용 오이 세 접.(300개)
오이지용 오이는
정품보다
상태가 좀 덜한 놈들(비품)로 담궈야 제맛입니다.
오이지는 서울(경기)음식이기에
남부지방에서는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
보리굴비를 재웠던 항아리에 신문지를 넣고 불을 붙여 소독을 합니다.
100년은 족히 넘은 항아리인데 못된 주인을 만나 쉴 날이 없습니다.
10월에는 고추지를 담그고
2월이면 보리굴비를 재우고
6월에는 또 오이지 항아리로~~
부피 기준
물 3에 소금 1을 넣고 팔팔 끓여서 바로
오이를 차곡차곡 넣고 오이가 뜨지 못하도록 대나무발과
묵직한 돌을 올린 항아리에 부어줍니다.
그리고 20일이 지나 개봉했는데
신문지가 타면서 항아리 내부가 그을렀는지 오이지국물이 약간 잿빛을 띕니다.
반찬용으로 좀 덜고
나눔도 하고
나머지는 다시 차곡차곡 넣고
대나무발과 돌로 누른 후 남은 국물을 돌이 잠길 정도까지 채워놨다가
너무 오래 두지 않고 냉장고로 옮겨 두고두고 즐겨줍니다.
오이지처럼 단순하면서 힘을 필요로 하는 것은
남자들이 힘을 보태는 것도 권장할 만합니다.
출처: 맛의 또다른 시선 원문보기 글쓴이: 지미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