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티 성지
60 한티 성지
한티 순교성지는 순교자들이 살고, 죽고, 묻힌 곳입니다. 을해박해(1815)와 정해박해(1827)를 전후하여 박해를 피한 교우들이 팔공산 중턱으로 숨어들어 1850년 말경에 한티는 큰 교우촌을 이루게 됩니다.
병인박해(1866)가 진행 중이던 1868년 봄, 한티에 들이닥친 포졸들은 배교하지 않는 많은 교우들을 그 자리에서 처형하고 마을을 불태웠습니다. 박해 소식을 듣고 인근에 살던 교우들이 한티에 들어왔을 때에는 이미 마을은 불타 없어지고 버려진 순교자들의 시신이 산야 곳곳에서 썩어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시신의 훼손이 너무 심하여 옮길 수가 없었기에 순교한 그 자리에 시신을 안장하였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한티 순교자들의 묘는 모두 37기로 박해 당시의 교우촌과 그 주위에 넓게 흩어져 있습니다. 그중에는 당시 공소 회장이던 조대비의 친척 조 가롤로와 부인 최 바르바라, 동생 조아기 그리고 서태순 베드로의 신원만 밝혀졌고, 그 외에는 신원을 알 수가 없습니다.
한티는 큰 고개, 큰 재라는 의미입니다. 이곳은 경상도 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공소 중의 하나이며, 대구대교구의 초석이 된 공소입니다. 대구 초대 주임신부인 김보록 로베르 신부는 1882년에 한티 공소에서 19명이 고해성사를 받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거룩한 순교지를 지키려고 공소 신자들이 노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성지에는 박해 후 재건된 공소터가 보존되어 있으며, 개인 또는 단체로 숙식이 가능한 피정의 집이 있어 순례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미사는 토요일만 오후 4시이고, 매일 오전 11시에 봉헌됩니다. 주소는 경북 칠곡군 동명면 한티로1길 69이고, 전화는 054-975-5151입니다.
대구 대교구 한티 성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