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평 남짓한 낡은 집에서 두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한영(가명·41·여) 씨의 겨울은 여전히 춥습니다. 한영 씨는 2005년 남편을 만나 따뜻한 가정을 꾸리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기대도 잠시 첫 아이 출산 후 남편의 폭력과 외도, 가출로 외롭고 힘든 날은 시작되었고 둘째 출산 이후 남편의 가출은 장기화하였습니다.
한영 씨는 돼지 저금통이 사라진 날이면 그것으로 가출한 남편의 생사 정도를 확인하곤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남편은 몇 차례 다녀간 흔적을 보이곤 했습니다.
폭력·외도 일삼던 남편 장기 가출
자신도 고혈압에 다리 부상 수술
이렇듯 심리적 어려움과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한영 씨는 스스로 벌어서 살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길에서 넘어져 다리 골절 수술을 하고 수술 후 얼마 뒤 또 다리를 다치는 사고가 생겨 같은 다리에 두 번의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양성 고혈압과 다리 수술로 직장생활이 어려워진 한영 씨는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일 정도밖에는 할 수 없었습니다. 어려운 형편에도 한영 씨는 예의 바르고 밝게 자라주는 아이들을 보며 더욱 힘을 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에게 웃으며 달려오는 딸을 보고 한영 씨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눈의 초점이 심하게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삶의 무게로 아이의 눈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자책이 들었고 이제 곧 학교를 들어가야 할 때임을 생각하니 엄마로서 너무 미안한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 무렵 눈 수술 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희망을 가지고 부랴부랴 개인병원을 찾아갔고 그곳에서는 검사 후 소견서를 써 주며 종합병원을 찾아가라고 했습니다.'수술만 하면 되겠지. 눈 수술은 지원해준다고 하니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한 그녀는 종합병원에서 또 한 번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아이의 눈 쏠림은 간헐성 외사시인데 정도가 심하여 수술 치료 이전에 뇌의 이상을 알아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날 검사비만 해도 한영 씨의 한 달 생활비 정도가 들어가 힘든 상황이었는데 의사 선생님은 100만 원 정도를 예상하고 다음번에 또 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물론 그 돈이라도 들여서 검사를 받고 이상이 없이 사시 수술만 하는 정도라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일인데…. 현재의 상황으로는 검사비만으로도 높은 벽이었기 때문에 앞이 캄캄했습니다.
본인의 다리에 박힌 핀을 뽑아야 하는 상황에도 병원비를 미루고 미루었는데 그것보다 소중히 여기는 딸아이의 눈이라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딸아이는 아직 글자와 숫자를 잘 모릅니다. 그것 또한 눈의 이상과 관련 있다고 하니 미안함이 더 커지기만 합니다.
남들은 입학 준비에 부모도 아이도 설레는 마음으로 날을 기다리는데, 한영 씨는 딸의 뇌 검사와 눈 수술 두 가지 문제로 다른 것은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가진 건 없지만 두 아이만 봐도 행복하다는 소박한 마음의 한영 씨에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얼마나 따뜻한 곳인지 여러분의 손길을 통해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부산서구청 가족행복과 서해원(051-240-3574)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441-9423∼4.
△지난 6일자 경수 씨의 후원자 73명 551만 4천180원.
※'사랑의 징검다리'는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 30분에 방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