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살아가는 지혜를 알텐데...
15일 오후 내 휴대폰에
발신번호 표시제한 글씨가 눈에 띈다.
누굴까?
전화를 세 번이나 한것으로 나타나 있다.
16일 월요일에 또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
내게 전화를 한것이다.
때마침 그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 젊은 아가씨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저씨 택시에서 안경을 분실한 것 같은데요
혹시 안경을 보셨냐는 전화였다.
잠시 기다리라면서
한 손에 휴대전화기를 들고
문밖을 나가 택시 뒷좌석을 확인해 보니
주인 잃은
안경이 택시 안에서 혼자 울고? 있었다.
안경이 있는것을 확인하고서
손님 안경이 뒤좌석에 있네요
지금 있는 곳이 충남 서산이니 금요일 늦게 상경하오니
토요일 오전에 논현동 택시 승차했던 곳으로 가
안경을 돌려드릴게요.
손님께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기에
택시기사에게 지금 건 전화는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
떠있으니 제가 손님께 전화를 할 수 없습니다.
안경을 건내 드리려면 전화를 해야 하니
전화번호를 택시기사가 알 수 있게
"택시에서 안경을 분실한 사람입니다."라는 문자를 부탁
손님이 보낸 문자를 확인했습니다
오늘 토요일 오전 양재동 가시는 손님을
오전 8시 반 지나서 양재역에 내려주고
곧바로 안경을 주인에게 돌려주려고
논현동 방향으로 택시를 돌렸다.
안경 주인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하니
지금 직장에 있으니 오후에 집에 들어간다며
오후에 안경을 전해주시면 고맙겠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 하겠다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논현동 가나돈가스집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안경주인에게 전화를 해 택시기사인데
집에 있는지 물으니 집에 있다는 대답을 듣고
잠시 후 다시 전화를 하면
안경을 전해 줄 테니 집밖으로 나오라며
통화종료
그 집 앞 다 가기전 다시 전화해
택시 탔던 분을 만나 안경을 전해주었더니
고맙다는 인사만 하기에
아가씨에게
혹여 물건을 택시에서 분실했을 때는
택시기사에게 전화번호가 뜰 수 있게 전화 해 주시고
저는 괜찮은데
다른 택시기사로 부터
잃은 물건을 찾아 되돌려 받았을 때는
감사함의 표시로 기사님 커피라도 한 잔 사 드세요
하며 지폐 한 장 건너시길 바랍니다.
라는 말을 남기고 그 장소를 떠났습니다. 아가씨가 이 글을 읽어보고 삶의 지혜를 짚어갔으면...
2024년 12월 21일(동짓날) 서울택시기사 김승현
첫댓글 잘~~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