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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양로원을 찾아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했습니다"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 추석을 일주일 여 앞둔 풍경은 분주했습니다. 거리에는 귀향을 재촉하듯 고향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시장에는 제수용품이 손님을 기다립니다. 부모님들은 객지에서 돌아올 자녀를 위해 집안 대청소를 합니다. 자식들은 사랑하는 부모님 곁으로 갈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수원영통구청(구청장 최희순) 소속 공익근무요원 16명도 이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준비한 롤 케이크에 사랑을 싣고 어르신들을 찾아갔습니다.
서양에서는 불길한 날로 인식하고 있는 13일의 금요일 오전 경기지방은 내내 천둥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폭우가 내렸습니다. 어르신들을 찾아가는 길이 힘들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오후 1시 출발시간이 되자 햇살이 비춰주었습니다. 이곳은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스완슨 기념관 유지재단으로 양로원, 요양원, 재가노인복지센터가 있는 복합 복지시설이었습니다. 사방이 초원으로 둘러싸인 데다 포옹하는 모습의 건물 형상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수원영통구 공익근무요원들은 추석을 일주일 여 앞두고 이웃사랑체험 활동을 했다>
시설에 도착하자 중앙요양원 이영호(64) 원장이 일행들을 반갑게 맞으며 강당으로 안내했습니다. 이 원장은 “군복무를 수행하고 계신 여러분들이 이곳을 찾아주어 정말 고맙습니다. 어르신들은 처음에는 마음을 잘 열지 않습니다. 그러나 손을 잡아드리고 가까이 가면 점차 마음을 열게 됩니다. 오늘 함께 한 기억은 평생 간직할 것입니다.”라며 “직원들이 행복한 집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섬김의 마음이 우러나와 어르신들이 편안해집니다. 여러분들도 행복한 마음으로 임했으면 합니다.”라고 환영했습니다.
이어 영통구 종합민원과 민방위팀 홍기표 팀장은 “땀 흘려 일하는 것만이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말벗이 되어주고, 산책을 하는 것도 큰 봉사일 것입니다. 손자 같은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며 흐뭇해 할 것입니다.”라고 격려했습니다.
<중앙요양원 이영호 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다음은 원빈 사회복지사로부터 교육을 들었습니다. 양로원, 요양원, 재가노인복지센터 등으로 팀을 나누어 움직였습니다. 연로한 250여명의 어르신이 생활하고 있어 도움의 손길이 간절했습니다. 일행은 발마사지와 화장실, 식당 청소 등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활동했습니다. 이곳에 배치되어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도 있었습니다.
이형규(22) 요원은 “군 생활을 어르신들과 함께 하니 매우 차분해집니다. 낮은 목소리로 조심조심 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예의바르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산책을 하고 식사를 돕는 일을 하면서 효를 배울 수 있어 좋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발 마사지, 휠체어 고정 , 세탁실, 주방 청소 등의 활동을 했다>
신우진(22)요원이 장갑을 끼고 발 마사지를 하러 들어가자 한 어르신은 “멋진 총각들이 발을 닦아주니 기운이 난다. 발 마사지는 생전 처음이다. 복 많이 받아라.” 며 고마워했습니다.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한 박정춘(25)요원은 “어르신들이 안쓰럽고 언젠가 우리도 이런 모습일 걸라는 생각이 들어 숙연해집니다. 오늘 이웃사랑 봉사체험이 제 창작활동의 모티브가 될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많은 동기를 부여해준 봉사활동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세탁실 청소를 했다는 이 글(23)요원은 “5천여 평의 대지 위에 지어진 복지시설에 탁구대, 헬스기구 등 여러 시설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용할 만큼 건강한 어르신이 안 계신다는 말씀에 가슴이 아픕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영통구 종합민원과 홍기표 민방위팀장(왼쪽)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구매한 롤케이크를 전달하고 있다.
2시간여 봉사활동을 마치고 헤어지는 시간이 되자 어르신들은 사탕을 건네고 손을 흔들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습니다. 공익요원들은 다시오겠다며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한편 수원 영통구청은 작년 인천 경기지방 병무청 소속 1,776개 기관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수원 영통지역은 높은 교육률을 자랑합니다. 교육열만큼이나 공익 근무요원들의 수준도 높습니다. 공익들을 위한 분기별 소양교육과 간담회는 물론 이웃사랑 봉사활동도 5년째 해오고 있습니다.
공익들의 업무개선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는 홍기표 팀장은 "공익근무요원들도 군대 내무반처럼 근무복을 갈아입고 점심을 먹으며 휴식도 취할 수 있는 쉼터(Locker Room)가 생겼으면 합니다.공익요원 관리업무를 하면서 이 점이 늘 아쉬웠습니다. 사기진작과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서 꼭 정책에 반영되기를 바랍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취재 :청춘예찬 최정애 어머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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