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22. 영성일기
합신 18기 동기들 중에서 선교사적 삶으로 헌신하고 날마다 채플이 끝나면 남아서 더 기도하던 여러 그룹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제가 속했던 그룹이 있었습니다. 문정식, 장홍태, 김현, 윤동현, 김태수입니다. 제가 제일 막내였고, 양띠가 두 명(문정식, 장홍태), 원숭이 띠가 두 명(김현, 윤동현)이었습니다. 홍태 형님은 신학교 입학 전에 결혼을 했고, 저를 제외한 나머지 형님들은 신학교 재학 중에 결혼을 했습니다. 모두 선교사로서 헌신하고자 했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습니다. 날마다의 끼니조차 보장되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로 날마다의 일용할 양식을 공급받던 시기였기에 더욱 간절히 하나님께 매달려 간구하던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에 저는 신학교 2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하고 북경한인교회로 인턴십의 사역을 하러 떠나게 되었습니다.
1996년, 저는 북경한인교회에 인턴십을 하고 있었고, 다른 형님들은 모두 첫 아이가 태어난 상황에서 힘들게 신학교 마지막 학년을 다니고들 있었습니다. 다른 동기들은 이스라엘로 졸업 여행을 떠났지만, 이들은 그럴 수 있는 여유가 없어서 함께 떠나지 못했습니다. 합신 18기는 유례없이 동기가 끈끈한 기수이고, 합신 동문들 중에서 처음으로 졸업 여행을 이스라엘로, 역대 가장 많은 참석자로 갔던 기수입니다. 서로의 부담을 함께 지어주는 동기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경제적인 상황이 어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졸업여행이었고, 수업의 일환이었기에 졸업여행에 가지 못한 경우에도 학교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문정식, 윤동현, 장홍태, 김현, 당시 전도사들이 수원 합신에서 멀지 않은 에버랜드로 놀러갔습니다. 땡땡이를 치고...(수업은 없었으니 딱히 땡땡이도 아니었지만...). 이 과정에서 돈이 없던 전도사들이 인천동부교회에서 제게 후원하던 헌금을 먼저 사용하고, 나중에 채워보냈다고 제게 알려주었습니다. 남자 전도사들이 몰래 놀고 집에 갔다가 아내들에게 이 사실이 알려지고, 그럴 수 있냐는 항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모들과 아이들을 데리고 에버랜드에 가서 유모차에 각자의 아이들 문한솔, 장어진, 윤세혁, 김태은을 태우고 가족 모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어렵고 힘들었던 그 시기를 이기는 힘을 동기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서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그 시간에 북경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그리고 2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문정식 목사님은 열린교회에서 담임 목회를 20년이 넘게 하고 있고, 장홍태 선교사님은 성경번역 선교회의 area director로, 윤동현 목사님은 하늘 비전교회를 개척해서 4년 째 사역을 하고 있고, 김현 선교사님은 한국성경번역 선교회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이러 저러한 사정으로 5명의 사역자가 동시에 한국에 있게 된 것이 거의 25년만에 처음이다시피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모들도 모두 함께 나와서 그윽한 연합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11시 30분에 만나서 5시가 훌쩍 넘게 되도록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흉허물 없이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합신 18기 동기들 모두가 너무나 좋습니다. 거기에 이들과의 만남은 그 때 함께 기도했던 더욱 특별한 만남이기에 더욱 좋습니다. 이렇게 교제할 수 있음이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누리는 좋고 감사한 시간임을 고백합니다. 미얀마로 떠나기 전에 이렇게 귀한 만남을 가질 수 있었음을 인해서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더욱 아버지 하나님을 사랑하며 닮아가며 섬기는 과정에 있어서 이런 동료의 존재가 더욱 큰 힘을 내게 할 것을 믿습니다. 그런 은혜를 기대합니다.
처갓집으로 돌아올 때 안산으로 가시는 김현 선교사님 내외를 모시고 돌아왔습니다. 한국 GBT의 대표로서 어려운 시기에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수종드는 지도자로, 다양한 의견들을 잘 경청하고 의견들을 조정해 가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기를 간구드립니다.
민영이 책상을 주문해서 왔습니다. 집에서 조립해주었습니다. 외할머니 집에 책걸상이 없이 지내던 터라 마련해 주었습니다. 딸을 위해서 책상을 조립하며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아버지 하나님께서 자녀들을 위해서 일하실 때도 기뻐하시리라 믿습니다. 미얀마 양곤에서의 사역의 과정에서 주님께서 이미 일하고 계심을 인해서 감사드립니다. 주님을 의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