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답글에 댓글로 다시 아래와 같은 질문을 올리셨습니다.
그런데 말씀을 듣다가 다시 한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영적인 세계인 극락정토는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가?” 입니다. 아미타 부처님이 법장 비구로 있을 때 닦은 것이 무위행이라면, 무위행인데 어떻게 선업종자로 이루어진 영적인 세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이고, (그런 이치가 있는지요?) 그렇지 않고 유위행이라면, 업을 지어 과를 받는 것을 면치 못하니, 선업종자가 도리어 윤회의 씨앗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답변입니다.
"영적인 세계인 극락정토는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가?"라고 물으셨는데, 정토교학에서는 '아미타불의 본원력(本願力)'에 의해서 이루어졌다고 설명합니다. 즉, 아미타불의 전신인 법장 비구로서 보살도를 닦을 때, 48가지 원(願)을 발하는데, 이를 아미타불의 본원이라고 부릅니다. 경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지옥ㆍ아귀ㆍ축생이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設我得佛,國有地獄、餓鬼、畜生者,不取正覺。
2.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목숨이 다한 뒤에 다시 3악도(惡道)에 떨어지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設我得佛,國中人天壽終之後復更三惡道者,不取正覺。
3.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진정한 금빛이 나지 않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設我得佛,國中人天不悉眞金色者,不取正覺。
...(생략)
48.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국토에 있는 보살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음향인(音響忍)ㆍ유순인(柔順忍)ㆍ무생법인(無生法忍)에 이르지 못하고, 모든 불법에 대해 불퇴전에 이르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設我得佛,他方國土諸菩薩衆聞我名字,不卽得至第一、第二、第三法忍,於諸佛法不能卽得不退轉者,不取正覺。’”
이상의 48 본원의 요점만 추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내 불국토에는 지옥 아귀 축생 등 삼악도의 불행이 없을 것.
2.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다시는 삼악도에 떨어질 염려가 없을 것.
3.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다 몸에서 황금빛 광채가 날 것.
4.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한결같이 훌륭한 몸을 가져 잘나고 못난이가 따로 없을 것.
5.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모두 숙명통을 얻어 백천억 나유타 겁 이전의 과거사를 다 알게 될 것.
6.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모두 천안통을 얻어 적어도 백천억 나유타 세계를 볼 수 있을 것.
7.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모두 천이통을 얻어 적어도 백천억 나유타 부처님들의 설법을 들을 수 있을 것.
8.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모두 타심통을 얻어 적어도 백천억 나유타 세계에 있는 중생들의 마음을 알게 될 것.
9.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신족통을 얻어 적어도 백천억 나유타 세계를 순식간에 통과할 수 있을 것.
10.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번뇌의 근본되는 아집이 뿌리채 없어질 것.
11.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이 생에서 바로 열반이 결정된 부류에 들어가 필경에 성불할 것.
12. 내 광명은 끝이 없어 적어도 백천억 나유타 불국토를 비추게 될 것.
13. 내 목숨은 한량이 없어 백천억 나유타 겁으로도 셀 수 없을 것.
14. 내 불국토에는 수없는 성문 수행자들이 헤아릴 수 없이 나올 것.
15. 내 불국토에 와서 태어나는 중생들은 목숨이 한량없을 것. 다만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는 목숨의 길고 짧음을 마음대로 할 것.
16.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나쁜 일이라고는 이름도 들을 수 없을 것.
17. 내 이름과 공덕을 시방세계 부처님들이 칭찬하지 않는 이가 없을 것.
18. 어떤 중생이든지 지극한 마음으로 내 불국토를 믿고 좋아하여 와서 태어나려는 이는 내 이름을 열번만 불러도 반드시 왕생하게 될 것.
19. 보리심을 내어 여러가지 공덕을 닦고 지극한 마음으로 원을 세워 내 불국토에 태어나려는 중생들은 그들이 임종할 때에 내가 대중과 함께 가서 그를 맞이하게 될 것.
20. 시방세계 중생들이 내 이름을 듣고 내 불국토를 사랑하여 여러가지 공덕을 짓고 지극한 마음으로 내 국토에 태어나고자 하는 중생들은 반드시 왕생하게 될 것.
21.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반드시 32상의 빛나는 몸매를 갖추게 될 것.
22. 다른 세계의 보살로서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이는 마침내 `일생 보처'라는 보살의 가장 높은 지위에 이르게 될 것. 그의 본래 소원이 여러 부처님 세계로 다니면서 보살행을 닦고 시방 여래께 공양하며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하여 위없는 도에 이르게 하려는 이는 더 말할 필요도 없으며, 그것은 보살의 보통 일을 넘어 보현보살의 덕을 닦고 있기 때문이다.
23.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밥 한 그릇 먹는 동안에 수없는 불국토로 다니면서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게 될 것.
24.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이 부처님께 공양하려 할 때에는 어떠한 공양거리든지 마음대로 얻게 될 것.
25.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보살들은 누구든지 부처님의 온갖 지혜를 얻어 법을 말하게 될 것.
26.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보살들은 모두 용이나 코끼리와 같은 굳센 몸을 얻게 될 것.
27.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이 쓰는 온갖 물건은 모두 아름답고 화려하여 비교할 수 없는 것들 뿐이어서 비록 천안통을 얻은 이라도 그 수효를 알 수 없을 것.
28.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아무리 공덕이 적은 이라도 높이가 4백만리 되는 보리수의 한량없는 빛을 보게 될 것.
29.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스스로 경을 읽고 외우며 남에게 말하여 듣게 하는 재주와 지혜를 얻을 것.
30.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모두 걸림없는 지혜와 말솜씨를 얻을 것.
31. 내 불국토는 한없이 밝고 깨끗하여 수없는 부처님 세계를 비추어서 마치 거울로 얼굴을 비추어 보듯 할 것.
32. 내 불국토는 지상이나 허공에 있는 궁전이나 누각, 시냇물, 연못, 화초나 나무 등 온갖 것들이 모두 여러가지 보석과 향으로 되어 비길 데 없이 훌륭하며, 거기에서 풍기는 향기는 시방세계에 두루 번져 그것을 맡는 이는 모두 거룩한 부처님의 행을 닦게 될 것.
33. 시방세계 한량없는 중생들이 내 광명에 비치기만 해도 그 몸과 마음이 부드럽고 깨끗하여 천인보다도 더 뛰어날 것.
34. 시방세계의 어떤 중생이 내 이름을 듣기만 하여도 보살의 무생법인과 깊은 지혜를 얻게 될 것.
35. 시방세계의 어떤 여인이든지 내 이름을 듣고 기뻐하여 보리심을 내는 이가 만약 여인의 몸을 싫어하면 죽은 후에는 다시는 여인이 몸을 받지 않을 것.
36.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보살들이 내 이름을 듣기만 하여도 죽은 뒤 항상 청정한 행을 닦아 반드시 성불하게 될 것.
37.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천인이나 인간이 내 이름을 듣고 예배하고 귀의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보살행을 닦으면 모든 천인과 인간의 공경을 받게 될 것.
38.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옷 입을 생각만 해도 아름다운 옷이 저절로 입혀지고, 바느질한 자국이나 물들인 흔적이나 빨래한 흔적이 없을 것.
39.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생각하는 대로 받는 즐거움이 번뇌가 없어진 비구니와 같아 집착이 일어나지 아니할 것.
40.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이 시방세계에 있는 부처님들의 참 모습을 보려고 하면 소원대로 보석의 나무에 나타나 비치기를 거울에 얼굴이 비치듯 할 것.
41. 다른 세계의 어떤 중생이나 내 이름을 들은 이는 성불할 때까지 육근이 원만하여 불구자가 되지 않을 것.
42. 다른 세계의 어떤 중생이나 내 이름을 들은 이는 모두 깨끗한 해탈삼매를 얻게 되고, 이 삼매를 얻은 이는 잠깐 사이에 한량없는 부처님께 공양하면서도 삼매를 잃지 않을 것.
43. 다른 세계의 어떤 중생이나 내 이름을 들은 이는 죽은 뒤에 부귀한 가정에 태어날 것.
44. 다른 세계의 보살로서 내 이름을 들은 이는 즐거운 마음으로 보살행을 닦아 선근 공덕을 갖추게 될 것.
45. 다른 세계의 보살로서 내 이름을 들은 이는 한량없는 부처님을 한꺼번에 뵈올 수 있는 평등한 삼매를 얻어 성불할 때까지 항상 수없는 부처님을 만나게 될 것.
46.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보살들은 소원대로 듣고 싶은 법문을 저절로 듣게 될 것.
47. 다른 세계의 보살로서 내 이름을 들은 이는 곧 물러나지 않는 자리에 들어갈 것 .
48. 다른 세계의 보살로서 내 이름을 들은 이는 첫째로 설법을 듣고 깨달을 것, 둘째로 진리에 수순하여 깨달을 것, 셋째로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도리를 깨달아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
아미타불이 법장 비구로서 보살행을 닦을 때, 이상과 같은 48가지 원을 발했는데, 결국 부처가 되었고 그와 동시에 이런 48가지 원이 실현된 불국정토가 건립되었다는 겁니다. 즉, "영적인 세계인 극락정토"는 아미타불의 본원력에 의해 건립되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에서 "아미타 부처님이 법장 비구로 있을 때 닦은 것이 무위행이라면, 무위행인데 어떻게 선업종자로 이루어진 영적인 세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이고, (그런 이치가 있는지요?) 그렇지 않고 유위행이라면, 업을 지어 과를 받는 것을 면치 못하니, 선업종자가 도리어 윤회의 씨앗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라고 물으셨는데, <무량수경> 등의 정토계 경전에서 '무위행'이란 단어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청정'님께서 말씀하신 '무위행'은 <금강경>에서 가르치는 '무주상(無住相)의 행'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무량수경>의 아래와 같은 경문을 보면, 법장 비구는 48원을 성취하기 위해서 ' 유위행'을 하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난아, 그때 법장 비구는 그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있는 여러 천신과 악마, 범천, 용신 등의 8부 대중 가운데서 이러한 큰 서원을 세우고자 오직 한결같이 뜻을 전념하여 미묘한 불국토를 세우고자 굳은 결심을 하였느니라. 그가 세우고자 하는 불국토는 한량없이 넓고 커서 다른 모든 국토보다 가장 수승하여 비할 데가 없고, 건립된 국토는 영원히 머물러 쇠퇴하거나 변함도 없느니라. 이것은 보살이 불가사의한 영겁을 지나면서 한량없는 공덕을 쌓았기 때문이니라. 그는 탐욕[欲覺], 성냄[瞋覺], 남을 해치려는 짓[害覺]을 하지 않았으며, 애욕의 마음[欲想], 진에의 마음[瞋想], 해치려는 생각[害想]을 일으키지도 않았고, 또한 색(色), 소리[聲], 냄새[香], 맛[味], 감촉[觸], 대상[法]에 집착하지도 않았고, 어려움을 참아내는 인욕의 행을 닦아서 어떠한 고통에도 흔들리지 않았으며, 또한 욕심이 적어 스스로 만족하여 욕심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3독(毒) 번뇌에 물들지 않고 항상 적정한 삼매에 잠겨 있어 밝은 지혜는 어디에도 걸림이 없었느니라.阿難!法藏比丘於彼佛所諸天、魔、梵龍神八部大衆之中發斯弘誓,建此願已,一向專志莊嚴妙土。所修佛國開廓廣大,超勝獨妙,建立常然,無衰、無變。於不可思議兆載永劫積殖菩薩無量德行,不生欲覺、瞋覺、害覺,不起欲想、瞋想、害想,不著色、聲、香、味、觸之法。忍力成就,不計衆苦。少欲知足,無染恚癡,三昧常寂,智慧無㝵。
그리고 남을 대할 때 거짓으로 속이거나 아첨하는 마음이 없어 언제나 온화한 얼굴에 부드러운 말로 미리 중생의 뜻을 헤아려 법을 말씀하셨으며, 또한 용맹 정진하여 서원을 굽히지 않았고, 청정하고 결백한 진리를 구하여 모든 중생들에게 은혜를 베풀었느니라.
그는 또 3보를 공경하고 스승과 어른을 받들어 섬겼으며, 온갖 수행을 닦고 복과 지혜의 큰 장엄을 갖추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공덕을 성취하게 하였느니라. 그리고는 공삼매(空三昧)ㆍ무상삼매(無相三昧)ㆍ무원삼매(無願三昧)의 법에 머물러, 모든 현상은 본래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일어난 것도 아니며 단지 인연 화합일 뿐이라고 관조(觀照)하였느니라. 자신을 해치고 남을 해쳐 자신과 타인에게 해로운 말을 멀리하고, 자기도 이롭고 타인도 이로워 자신도 타인도 모두에게 이익되는 말을 닦고 익혔느니라. 그래서 그는 나라와 왕위를 버리고 재물과 색을 끊어 버리고, 몸소 6바라밀(波羅蜜)을 행하였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르쳐 이것을 행하도록하였다.無有虛僞諂曲之心,和顏軟語先意承問,勇猛精進志願無惓,專求淸白之法。以慧利群生,恭敬三寶,奉事師長;以大莊嚴具足衆行,令諸衆生功德成就。住空、無相、無願之法,無作、無起,觀法如化。遠離麤言、自害、害彼、彼此俱害,修習善語,自利、利人、彼我兼利。棄國、捐王,絕去財色。自行六波羅蜜,教人令行。
이와 같이 그는 헤아릴 수 없는 오랜 세월 동안 무수한 공덕을 쌓고 복덕을 구족하여 태어나고자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나투었으며, 헤아릴 수 없는 보배의 법문[寶藏]이 저절로 우러나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을 교화하여 안온하게 하고 무상의 바른 진리를 깨닫게 하였느니라. 그는 때로는 장자(長者) 혹은 거사(居士), 부유한 자 혹은 존귀한 가문의 사람이 되기도 하고, 찰제리의 국왕 혹은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기도 하였으며, 6욕천(欲天)의 주인 또는 범천왕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대로 태어나서 항상 4물[四事]로써 일체 제불께 공양하고 공경하였으니, 그 공덕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느니라. 그의 입에서 나오는 향기는 정결하여 우발라화(優鉢羅華)와 같고, 몸의 모든 털구멍에서는 전단향의 향기가 풍기었으니, 그 향기는 무량세계에 두루 퍼졌느니라. 또 그 용모[容色]가 단정하고 상호(相好)가 수승하고 미묘하였으며, 손에서는 항상 무량한 보배와 의복과 음식 및 진기하고, 미묘한 꽃과 향이며, 갖가지 일산[蓋]과 깃발 등 장엄하는 도구들이 나왔느니라. 이와 같은 물건들은 모든 천인들의 것보다 뛰어나고 훌륭하였으며, 그는 이처럼 모든 법에 있어서 자유자재함을 얻었느니라.”
無央數劫積功累德,隨其生處在意所欲,無量寶藏自然發應,教化安立無數衆生。住於無上正眞之道,或爲長者、居士、豪姓、尊貴,或爲剎利國君、轉輪聖帝,或爲六欲天主乃至梵王。常以四事供養恭敬一切諸佛,如是功德不可稱說。口氣香潔如優鉢羅華,身諸毛孔出栴檀香,其香普熏無量世界;容色端正,相好殊妙,其手常出無盡之寶,衣服、飮食珍妙華香,諸蓋幢幡莊嚴之具。如是等事超諸人天,於一切法而得自在。”
여기서 법장 비구가 "남을 대할 때 거짓으로 속이거나 아첨하는 마음이 없어 언제나 온화한 얼굴에 부드러운 말로 미리 중생의 뜻을 헤아려 법을 말씀하셨"고, "나라와 왕위를 버리고 재물과 색을 끊어 버리고, 몸소 6바라밀(波羅蜜)을 행하였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르쳐 이것을 행하도록하였다."다고 하는데, 이런 행동이 '무위행'이었다는 설명은 없습니다. 물론, 법장 비구가 본원을 성취하기 위해서 '유위행 '과 함께 '무위행'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마음가짐으로 행동을 하든, 자신이 세운 '본원'을 성취하기 위해서 보살행을 하였고, 그 결과 성불과 함께 48가지 본원이 성취된 극락정토가 건립되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요컨대 "영적인 세계인 극락정토"를 건립한 원동력은 '본원력'입니다.
그리고 "아미타 부처님이 법장 비구로 있을 때 닦은 것이 무위행이라면, 무위행인데 어떻게 선업종자로 이루어진 영적인 세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가"라고 물으셨는데, 무위행이라고 해도 그것이 행위인 이상, 물리 세계에서든 영적인 세계에서든 그 과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선업종자로 이루어진 영적인 세계"는 예를 들면 '3D 가상현실'과 같다고 보아도 되겠습니다. '3D 가상현실'이 물리세계가 아니라 허구의 세계이고, 나에게만 보이는 정신적 세계이지만, 나에게 실제로 체험이 되는데, 이런 '3D 가상현실' 체험관을 만들어내려면, 여러 가지 가시적 행위를 해야 하듯이, '육체적으로 선업을 쌓는 공덕'을 지음으로써 '영적인 세계'인 아미타불 극락정토'를 완성할 수 있을 겁니다. 내가 "머무르는 바 없이 보시를 행할(無所住行於布施)" 경우, 이것이 무위행의 보시이지만, 그 보시의 과보로 '보시물을 받는 자'도 있고, '보시하는 물건'도 있고, '보시의 결과로서 나에게 나타날 복락의 과보'도 있을 수 있는 데, 그 과보 가운데 '보시의 결과로 누군가가 정신적으로만 체험하는 과보'와 같은 것이 극락정토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또, "그렇지 않고 유위행이라면, 업을 지어 과를 받는 것을 면치 못하니, 선업종자가 도리어 윤회의 씨앗이 아닌가"라고 물으셨는데, '업을 지어 과를 받는 것'이 반드시 '윤회의 씨앗'이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임종시에 '나무 아미타불'을 십념(十念)하여, 극락정토에 태어난다고 할 경우, '나무 아미타불 십념 (十念)하는 '기도의 업', '염불의 업'이 윤회를 벗어난 정토왕생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극락정토의 완성은 아미타불의 전신이셨던 법장 스님의 본원에 의한 것이고, 그 본원을 성취하기 위해서 유위의 업을 지었을 수도 있고, 무위의 업을 지었을 수도 있습니다. 위에서 '3D 가상현실'과 '나무 아니타불 염불 업'의 예를 들어서 간략히 설명했듯이 불교 교리적으로 두 가지 모두 가능합니다.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은 이 정도로 마치겠습니다. 그런데 <무량수경> 등 정토계 경전은 초기 삼장에는 포함되지 않는 대승불전이며, 현대 불교학의 관점에서 평하면 <무량수경>을 포함하여 <화엄경>, <금강경>, <유마경>, <법화경> 등과 같은 대승불전의 경우, 부처님의 가르침을 신화(Myth)로 재구성한 일종의 '소설책'과 같은 것입니다. 허구의 소설책이라고 해도, 이를 사실로 신봉할 경우, 신비한 종교적 효력을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대승불전'의 경우, 그 '진위(眞僞)'나 '교리적 정합성'이 아니라 '종교적 효력'을 얻기 위해서 봉독하시는 게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이상 답변을 마칩니다.
첫댓글 매번 답변주시는 것에 감탄을 느낌니다.
본원력에 의한 정토장엄은 말씀대로 진위나 교리적 정합성을 떠나, 법장 보살의 대자대비의 위대한 정신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정신의 아주 작은 조각만큼이라도 따를 수 있다면, 이곳도 정토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3D 가상현실의 비유로 말씀해주신 영적세계인 정토!
저에게는 쉽지 않지만 깊이 깊이 숙고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매일 매일이 즐겁고 보람된 나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심우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