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은 기자회견에서 유초중등교원자격증과 사서자격증으로 근무하신 사서선생님의 발언문입니다.
이 선생님들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기에 공유합니다. 꼭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남양주시 사서교사로 근무를 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2019년 학교도서관 사서교사 인력배치를 확대해서 3차 공고에 ‘타교과 + 사서’ 자격증 소지자도 지원할 수 있는 공고를 보고 저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50이 넘은 나이였지만 학교도서관 사서교사가 되기 위해 사서자격증을 목표로 20대 젊은이들과 경쟁하여 문헌정보학과 입학시험을 치르고 당당히 합격하여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피로감과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병원을 찾았는데, 갑상선암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생각보다 심각한 상태라 빨리 수술을 해야만 한다는 의사의 책망을 듣게 되었습니다. 50이 넘어 공부하는 저에게 학기 중 수술을 하고 회복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큰 사치였습니다. 이제야 내 꿈에 다가서는 데 갑상선암이라니! 고단한 학업을 맞이할 때마다 곧 교단에 서서 아이들에게 독서교육을 할 생각으로 나 자신을 위로하며 달려온 시간이기 때문에 그 절망감은 형언할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고민을 거듭하고 가족들은 건강을 생각하여 학업을 중단하도록 저를 설득하려 했지만 사서교사가 되고픈 열망과 꿈을 담보로 의사의 권유를 뒤로 하고 수술은 5개월 뒤인 학기가 끝나는 12월에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갑상선암으로 인한 고단함과 외로움은 생각보다 서럽고 잔인했습니다.
그 후 어렵게 사서자격을 취득한 저는 교원자격과 사서자격을 갖춘 기간제사서교사로 출퇴근이 3시간 이상 걸리는 수도권에서 벗어난 벽지에 있는 초등학교를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28차 공고까지 사서교사가 지원하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에 학교도 학생들도 저를 너무 반겨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사서교사로서 충실하고 성실히 학교도서관 관리운영와 독서지도를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2023년 6월 경기도 교육청에서 내년부터는 ‘타과목 교원+사서’ 자격 기간제교사의 임용을 금지한다는 일방적인 공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협의도 공청회도 없었으며 2023년 2월에 약속한 ‘4년 유예’라는 약속마저 저버린 공문이었습니다. 악몽을 꾸는 것 같았습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라는 한시적 채용이라는 기간 안내가 있었다면 투자되어야 하는 노력, 경제적, 시간적인 것은 물론 제 교과를 버리고 사서교사로서의 가르침을 위한 무모한 도전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너무나 허무하게 학교도서관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교사자격증이 있는 제게! 사서교사로서 독서수업을 했던 제게! ‘무자격자 채용’이라며 경력을 50%만 인정하고 이미 지급된 급여의 환수를 요하는 감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에 묻습니다. 지난 시간 사서교사로서 독서수업은 물론 학교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애쓰며 사서교사의 역할을 다한 우리의 지난 수고는 어떻게 보상할 것이며! 심혈을 기울여 지도한 우리의 제자를 앞에 ‘무자격’이라는 프레임을 씌운 불명예는 어떻게 보상할 것입니까! 경기도교육청은 기간제사서교사들의 교육적 열정과 사기를 짓밟고 선도해야 하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신뢰를 저버리고 필요할 때는 요긴하게 사용하고 무참히 내동댕이치는 ‘토사구팽’의 행태를 그만두고 이제라도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해야 할 것입니다. ------------------------------------------------------------------------------------------------------------------------------------- 저는, 2019년부터 2023년 2월까지 기간제사서교사로 근무하고, 지난 5월 2일 호봉 환수 조치를 받았습니다. 전교육감이 경기도 내 모든 학교에 기간제사서교사를 배치하겠다는 공약 후에도, 타교원자격+사서자격증 사서교사를 3차 공고부터 뽑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5차 6차 7차 심지어는 2년 동안 지원자가 없는 열악한 학교도서관에서 근무했습니다.
첫 번째 학교는, 신설 4년차 학교로 한 번도 사서선생님이 계시지 않은 고등학교였습니다. “우리 학교에 와주셔서 감사하다. 역시 전문가가 있으니 학교도서관이 달라졌다. 선생님이 오시고 많은 것을 배웠다.”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두 번째 학교는, 편도 44km 거리의 학교였습니다. 새벽 6시 전에 출발하고 퇴근은 2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개교 30년 동안 한 번도 사서선생님이 계시지 않은, 교과교사들이 도서관 업무를 담당하면서 힘들었던, 학생들은 사서선생님의 독서교육, 행사 등을 받아보지 못한 학교였습니다. 1980년대 출판 책과 복본들이 폐기되지 않은 채로 쌓여 있고, 학생들이 책 읽는 즐거움은 도저히 가질 수 없는 학교였습니다. 하지만 교과 선생님들이 독서교육을 중요시여기면서도 책은 잘 모르는지라, 책 전문가인 사서선생님이 오신 것에 반가움을 표시하며 함께 독서교육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세 번째 학교는 1950년대 개교 이래 사서선생님을 뽑지 않은 사립학교였습니다. 그나마 경기도교육청의 모든 학교 사서교사 배치라는 독서교육의 적극성으로 사서교사 모집공고를 수십 차례 냈으나 지원자가 없어 2022년 처음으로 제가 초대 사서가 된 것입니다.
두 학급의 부담임 업무를 했고, 독서토론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타교과 선생님과 융합수업도 진행했습니다.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한 모든 학생들의 생활기록부를 기록하여 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도왔습니다. 제가 무자격자라면 학생들의 생활기록부는 무자격자의 기록으로 취소되어야 할 내용일까요?
“선생님, 저는 졸업하면서 ㅇㅇ중학교 도서관과 ㅇㅇㅇ 사서선생님을 절대 잊지 못할거에요. 저에게 도서관은 학교를 오는 이유였습니다.” “선생님, 저희 학교에서 함께 일하시면 정말 좋을거에요. 저희도 좋은 선생님 모시기가 정말 힘들어요.” 이런 말들이 경기도교육청의 무자격이라는 말도 안 되는 처사에도 저를 지탱하게 하는 교사로서의 힘입니다.
이런 저의 사서교사 경력이 교사 경력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입니까? 경기도교육청은 저의 교원경력을 인정해야 합니다.
5월 14일 기간제 사서선생님들이 하신 기자회견에 대한 언론보도입니다.
선생님들~ 기사 읽으시고 응원, 공감의 댓글을 부탁드립니다.
해당 선생님들이 용기내어 당차게 싸우고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5월 20일까지 진행하려던 감사를 연장해서 한다고 합니다.
또 환수는 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환수만 안하는 것이 아니라 교원경력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생님들의 공감 댓글이 싸울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댓글 꼭 달아주시고
첫댓글
서명했습니다
서명했습니다! 선생님들의 투쟁을 응원합니다!